대구의 극단 고도가 올해 대한민국 연극제의 첫 경연공연으로 ‘아비규환’을 무대에 올린다. <대한민국연극제 집행위원회 사무국 제공> |
해외 초청 공연인 그리스의 이데아 시어터 그룹의 ‘The Tree of Oedipus’. |
전국 연극인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대규모 연극 축제인 ‘제2회 대한민국연극제’가 2일 대구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은 이날 오후 7시 코오롱 야외음악당에서 펼쳐진다. 낭독 퍼포먼스 ‘베니스의 상인’을 시작으로 공식 홍보대사와 경연 참가작이 소개된다. 공식 홍보대사로는 배우 이희준(대구), 이태원(경북)을 비롯해 최종원(강원), 전무송(인천), 이한위(광주), 박해미(대전), 홍지민(경남) 등이 선정됐다.
축하공연으로는 이태원, 홍지민, 신영숙, 마이클 리, 카이 등이 출연해 뮤지컬 갈라쇼를 선보인다. 마지막으로는 ‘대구의 시대적 흐름과 함께해 온 연극’을 주제로 한 총체극 ‘Memory’가 무대에 오른다. 대구MBC 달구벌 만평 진행자인 원로 연극인 홍문종씨를 비롯한 지역 연극 배우들과 대구시립극단, 극단 한울림, 이수연 무용단이 출연한다.
제2회 대한민국연극제는 오는 20일 봉산문화회관 가온홀에서 열리는 폐막·시상식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대상을 놓고 벌이는 16개 시·도의 경연
지역별 예선을 거친 16개 시·도 대표 극단의 경연은 대한민국연극제의 하이라이트다. 4일부터 19일까지 각 극단이 창작과 연습으로 갈고닦은 작품들을 무대에 올린다. 4개 작품을 제외하고 각 지역에서 처음으로 공연된 창작극이다. 경연은 매일 오후 4시와 오후 7시30분 2차례 공연되며, 공연장은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과 봉산문화회관 가온홀이다.
첫 경연 공연은 제2회 대한민국연극제 주최 도시인 대구의 극단 고도가 무대에 올리는 ‘아비규환’이다. 한 가족의 집이자 우리 사회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아파트를 배경으로,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벌어지는 사회 모순, 권력의 폐해, 계층 간 갈등을 연극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1995년 창단한 극단 고도는 2011년 ‘눈먼 아비에게 길을 묻다’ 이후 6년 만에 대구 대표로 출전해 대상에 도전한다. 4일 봉산문화회관에서 공연된다. 전석 1만5천원.
국내 우수 작품부터 해외 초청공연까지 다양
‘시민과 연극인이 하나 되는 축제’를 표방하는 만큼 경연작 외에 다양한 공연이 마련된다.
해외 초청 공연으로는 오이디푸스의 비극을 거대한 오브제(천)로 표현한 그리스 이데아 시어터 그룹의 ‘The Tree of Oedipus’와 중국 베이징 용재천수진인예술단의 그림자극이 무대에 오른다. ‘The Tree of Oedipus’는 전석 3만원, 그림자극은 전석 2만원.
높은 완성도와 대중성을 갖춘 국내 연극 5편도 선보인다. 무대와 객석을 파괴하는 파격적인 작품인 극단 76의 ‘관객모독’과 옥탑방에 모인 유쾌한 네 남자의 이야기인 망원동브라더스 협동조합의 ‘망원동 브라더스’가 공연된다.
극단 이루는 엄마와 아이가 함께 볼 수 있는 ‘사랑해 엄마’를, 극단 가무는 은밀한 밀애의 장소에서 마주친 세 커플의 이야기인 로맨틱 코미디 ‘프렌즈’를 무대에 올린다. 남편에게 버림받은 여자가 오로라가 보고 싶어 낯선 남자의 집 마당에 텐트를 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인 공연배달서비스간다의 ‘올모스트 메인’도 공연된다. 20~30대 연극팬에게 특히 인기가 많은 작품이다. 전석 3만원. ‘사랑해 엄마’는 2만원.
대한민국연극제와 연계해 지난달부터 대명공연문화거리에서 펼쳐지고 있는 ‘대구 극단 대표작 열전’도 이어진다. 엄마가 우리에게 갖는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는 극단 온누리의 ‘아들은 엄마의 나이를 모른다’와 잃어버린 돼지 때문에 벌어진 소동으로 드러나는 인간의 다양한 욕망을 그린 극단 연인무대의 ‘돼지사냥’이다.
극단 기차는 대구문화예술회관 야외특설무대에서 넌버벌극 ‘구름에 걸린 구두’를 공연한다. 무료 공연으로 관람료 대신 생필품을 기부하면 대구쪽방상담소에 전달한다.
창작극 발굴 프로젝트 ‘프리미어 스테이지’
‘프리미어 스테이지’는 올해 대한민국연극제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우수 창작연극 육성 프로젝트다. 우수 창작 연극을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해 11월 공모를 시작으로 대본 심사, 낭독공연 심사, 쇼케이스 공연 심사를 거친 2개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대구의 극단 에테르의 꿈은 무좀으로 연결되는 위태위태하고 단절된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무좀’을 선보인다. 서울의 극단 소소한 일상의 '각다귀들' 은 유명인들의 사생활을 파헤치기로 악명 높은 PD 겸 진행자인 기문의 집으로 알 권리를 내세우는 동네 사람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전석 3만원.
공연 교류 등 주제 학술대회, 다양한 부대 행사
3일 대구문화예술회관 달구벌홀에서는 ‘연극 공연의 국내외 유통과 교류’를 주제로 한 학술대회도 열린다. 최대원 한국문화예술회관 연합회 문예지원부장과 이희진 프로듀서그룹 도트 공동대표가 발제를 맡는다. 소홍삼 의정부 예술의 전당 본부장, 송형종 서울연극협회장, 조한익 안동 문화예술의 전당 공연기획팀장, 정인석 공연예술프로듀서협회장, 이정남 극단 맥 대표는 토론자로 나선다. 부대행사로는 무료 공연인 창작연희극 돗가비지게, 예술의 전당 우수 공연을 영상으로 만나는 삭 온 스크린(SAC on screen)이 마련된다. 대구문화예술회관 광장, 2·28중앙기념공원, 대구백화점 앞, 봉산문화회관 일대에서는 마임, 저글링, 스트리트댄스 등 국내외 아티스트들의 다양한 퍼포먼스를 만날 수 있다. 프리마켓 ‘놀-장’은 축제 기간 대구문화예술회관 광장에서 마련된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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