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지역 살리는 현실적 原電 정책 필요”

  • 김중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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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5-30 07:26  |  수정 2017-05-30 07:26  |  발행일 2017-05-30 제12면
文 정부 탈핵기조 에너지정책
전력수급 대책없어 현실성 無
전문가 “태양 등 신재생에너지
15∼20년 지나야 30%대 충당”
울진 “지역 살리는 현실적 原電 정책 필요”
내년 준공을 앞둔 신한울원전 1·2호기가 95%의 공정률을 보이면서 그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한울원자력본부 제공>

[울진] 울진군이 문재인정부의 새로운 에너지 정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새 정부가 환경과 안전에 에너지 정책의 방점을 찍으면서 석탄발전 퇴출과 탈(脫)원전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점진적 폐쇄이긴 하겠지만 국내 최대 원전을 보유한 울진으로서는 비상이 걸렸다. 원자력발전소 감축이 현실화되면 원전과 관련된 군 재정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또 각종 개발사업의 차질은 물론 지역경기마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정부의 현실적인 원전 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국내 최대 원전 단지와 주민 여론

1980년대 급격한 산업화로 전력소비가 급증하자 정부는 화력이나 원자력발전에 의존한 전력 생산에 매달렸다. 하지만 원전은 엄청난 사고위험에, 석탄화력발전소는 미세먼지나 이산화탄소 등의 배출문제로 늘 논란이 돼 왔다. 새 정부 들어 이들을 점진적으로 폐쇄하는 방향으로 에너지 정책이 가닥 잡혔지만 새로운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태양광이나 풍력 등의 신재생에너지만으로는 전력 수급을 충족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신재생에너지 수급률은 1%대에 불과하다. 반면 원전과 화력발전은 전체 전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향후 감소(혹은 제로화)에 따른 대체 전력 생산이 확보돼야 한다. 자연을 활용한 풍력·태양 등의 신재생에너지는 적어도 15~20년이 지나야 전체 전력의 30%대를 충당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원전은 경제성과 위험성이 동전의 양면처럼 존재한다. 때문에 유치과정에서 찬·반 여론이 상존하기 마련이다. 울진 역시 원전건설 지역으로 선정된 당시 강력한 범군민적 반대투쟁에 직면했다. 진통 끝에 결국 북면 일원에 울진원전 1·2호기(950㎿급 가압경수로형)가 먼저 건설됐다. 1호기는 1988년 9월, 2호기는 이듬해 9월 각각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이어 6호기까지 꾸준하게 건설돼 가동 중이다. 더욱이 신한울원전 1~4호기가 추가로 계획되면서 1·2호기는 공정률 95%에 도달해 내년 준공을 앞둔 상태이고, 3·4호기는 현재 한창 건설 중이다.

이처럼 국내 최대인 10기의 원전이 건설될 울진은 이제 한울원전과 공생할 수밖에 없다는 게 대체적인 군민 분위기다. 어차피 원전을 전량 폐기하지 못할 바에야 원전으로 발생하는 각종 재정지원에 힘입어 오히려 울진이 크게 발전하는 계기로 삼는 게 바람직하다는 여론이다.

◆원전 유치에 비해 SOC사업 홀대

1982년 울진원전 1·2호기가 착공됐지만 그후 35년간 울진은 전국에서 가장 교통이 불편한 오지로 남아 있다. 동해안의 국도7호선과 영주~봉화~울진 국도36호선이 교통망의 전부다. 그나마 7호선은 4차로로 이용되고 있으나 36호선은 울진IC에서 봉화까지 40㎞ 구간이 2차로로 개설되면서 군민의 원성을 사고 있다.

울진군은 그동안 정부 관계부서를 찾아다니며 4차로 확장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그러나 통행량이 적다는 이유로 번번이 퇴짜를 맞고 있다. 이에 대해 군민은 “요즘 세월에 국도 2차로 개설이 웬말이냐”며 “원전은 전국 최고인데 SOC사업 혜택은 꼴찌”라고 규탄하고 있다.

현재 국내 교통망은 고속도로, 철길, 비행항로까지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하지만 유독 울진만은 교통 전반에 걸쳐 소외받고 있다. 원전에서 방사능 누출 사고라도 발생하는 날에는 피난길도 어려운 형편이다. 울진의 열악한 교통난은 한수원 직원의 한울원전 근무를 기피하는 현상까지 초래하고 있다. 무엇보다 울진은 36호선의 4차로 개통이 급선무다. 그래야만 경북 북부지역과 1시간 교통시대가 열리고, 관광객도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4차로 개통은 대구나 충청, 경기, 서울 방면으로의 이동을 쉽게 함으로써 울진 생활권에 대변혁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수원은 최근 신한울원전 3·4호기의 시공 관련 설계업무를 중단했다. 원래 3·4호기는 올해 착공해 3호기는 2022년 12월, 4호기는 2023년 12월 각각 준공할 예정이었다. 울진군민은 요즘 원전 폐쇄정책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수의 군민은 3·4호기의 건설이 계획대로 추진되기를 원하는 입장이다. 여기에 중추 교통망 역할을 할 36호선의 4차로 조기 개통이 울진발전의 지름길임을 강조하고 있다.

김중엽기자 kjynk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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