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노후 산업단지론 대구·경북 제조업 推動 못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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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5-25   |  발행일 2017-05-25 제31면   |  수정 2017-05-25

대구·경북지역 산업클러스터를 리뉴얼해 급변하는 산업구조에 대응해야 한다는 한은의 충고는 귀담아들을 만하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는 23일 ‘대구·경북지역 산업클러스터 문제점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산업단지 노후화와 물류 인프라 미비 등으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데다 연결성 부족으로 집적(集積) 및 시스템 혁신 기능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노후산업단지의 재생과 네트워킹 강화를 통해 집적 기능을 제고하는 한편 전후방 연관 효과가 높은 다양한 산업을 유치해 산업클러스터의 실효성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지자체 및 기업·연구기관·학계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대구·경북의 경우 20년이 넘는 노후산단 비율이 44.3%로 전국 평균 35.9%보다 훨씬 높고, 노후산단의 생산 비중도 전체 산업단지 생산액의 88.1%나 된다. 산업단지 노후화가 지역산업 경쟁력 약화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얘기다. 달리 말하면 노후 산업단지를 현대화하지 않고는 지역산업의 첨단화·고도화는 요원하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지자체들이 노후 산업단지 대책에 손을 놓고 있는 건 아니다. 대구시는 2024년까지 8천27억원을 투입해 제3산단·서대구산단·성서산단·염색산단 등 20년이 넘은 노후 산업단지 4곳을 현대화하기로 했다. 시는 이를 위해 전담부서인 산단재생과를 신설하는 등 재생 관련 사업을 통합·일원화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제3산단과 서대구산단은 2009년 정부의 노후 산업단지 재생사업 시범지구에 선정된 곳이기도 하다. 대구시가 노후 산업단지 현대화 사업을 도시재생 사업과 연계해 추진하는 것도 평가할 만하다. 시는 노후 산업단지 재생지역을 중심으로 안경·섬유 등 대구 주력산업 지원시설을 확충하고 청년 행복주택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대구시의 노후단지 재생사업이 기존 공업지역이나 산업단지를 그대로 둔 상태에서 산업구조를 개선하고 기반시설을 확충하는 방식이라는 점은 다소 아쉽다. 한은의 지적대로 산업클러스터의 집적 기능과 시스템 혁신, 전후방 연관 산업 유치 등 종합적 리뉴얼에 더 무게를 실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대구지역 산업단지와 함께 구미산단·경산산단·포항산단도 대구·경북 제조업 번성과 일자리 창출을 견인해왔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노후 산업단지 재생에 속도를 내 지역산업 고도화를 앞당겨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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