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울릉도 하늘길 언제 열릴까

  • 정용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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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5-25   |  발행일 2017-05-25 제30면   |  수정 2017-05-25
[취재수첩] 울릉도 하늘길 언제 열릴까

울릉군은 지난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공항 건설을 위해 현재 기본설계 용역 중에 있으며, 오는 11월 기본설계가 완료되면 실시설계를 거쳐 내년 말이면 착공한다고 밝혔다. 활주로 지반보강을 위한 대형 쇄석인 사석(捨石) 부족 문제도 곧 해결된다고 덧붙였다. 군은 부산지방항공청과 협의해 지난 3~5월 수차례에 걸쳐 가두봉 현장과 울릉군 전역을 대상으로 채석장 개발 가능지역에 대한 사전 답사를 마쳤으며, 후보지를 3개소로 선정했다. 부산항공청이 사실상 채석장 후보지로 최종 선정한 북면 현포리 일부 지역에 대해서는 용역사인 <주>한국종합기술 컨소시엄에서 면밀한 경제성을 분석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석 확보가 그리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울릉공항 건설의 최대 난제인 사석량 확보를 위한 울릉도내 채석장 후보지 개발을 중앙부처가 부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울릉군은 북면 현포리와 서면 태하리 채석장을 지정했지만 환경부와 산림청 등 중앙부서 협의에서 보전산지와 어촌보안림이라는 이유로 지난달 중순 부적격 처분을 받았다.

이에 따라 울릉군은 채석장 후보지를 10여 군데로 확대하고 북면 천부 1·3리를 중심으로 다시 용역에 들어갔지만 천부리 역시 울릉군 일주도로와 주거지역이 복합된 곳으로 난항이 예상된다. 군은 환경보전을 위해 피해야 할 부분과 협의해야 할 부분이 얽히고설켜 최종적으로 채석장 후보지에 적합한 지번을 산출하는 데 홍역을 치르고 있다. 또 용역 중 정확한 지번이 나오는 대로 경북도와 협의해 다시 중앙부처의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통과할지도 미지수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닌 울릉도는 대부분이 보전산지 또는 법적 규제지역이 많아 울릉공항 건설에 필요한 채석장 후보지 선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울릉군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채석장 후보지 서너 군데를 파악해 두고 있는 상황이다. 남은 문제는 인근지역 주민의 민원과 자연환경 훼손이란 우려를 해소시키는 것이다.

울릉공항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것은 1978년. 정부가 독도 수호를 위해 처음 거론되면서부터 울릉도의 ‘하늘길’을 열기 위한 시도는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39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달라진 건 없다. 날씨와 바다가 허락해야만 배로 뭍에 갈 수 있고 그나마도 1년에 100일 정도는 오도가도 못한다. 울릉공항은 관광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켜 울릉도의 미래경제를 이끌어 나가는데 필수적인 사업이다.

5천억원이 넘는 초대형 공사, 그것도 외딴 도서지역에 공항을 건설하려면 부족한 사석의 확보문제 정도는 통과의례로 봐도 된다. 독도의 모섬인 울릉도에 공항을 건설하는 데 있어 사석 확보에 대한 시시비비나 공사비 등은 차치하고 이럴 때일수록 정부와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노력과 국토주권 수호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울릉도에 비행장이 열리면 국민의 독도 왕래도 훨씬 수월해진다. 이는 일본이 시도 때도 없이 독도 영유권을 운위하고 나서고 있는 터에 우리 국민과 일본인 모두에게 ‘독도는 한국령’ 인식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모쪼록 울릉도비행장 건설이 지금 계획대로 순조롭게 추진되기를 기대한다.

정용태 <경북부/울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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