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풍향교 기로연…어르신 70여명 만수무강 기원

  • 글·사진=이외식 시민
  • |
  • 입력 2017-05-24   |  발행일 2017-05-24 제14면   |  수정 2017-05-24
현풍향교 기로연…어르신 70여명 만수무강 기원
대구 현풍향교가 지난 19일 달성유림교육원에서 평소 유림 활동과 전통문화 창달에 기여해 온 80세 이상 원로 70여명을 초청해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기로연 행사를 하고 있다.

“천세를 누리소서. 만세를 누리소서. 무쇠기둥에 꽃피워 여름(열매) 열어 따드리도록. 그제야 억만세 밖에 또 만세를 누리소서.”

조선 후기 시·서·화의 삼절이라 불리던 신위(申緯) 선생의 장수를 기원하는 시조 가락이 기로시연(耆老侍宴) 장에서 울려퍼지자 참석한 어르신들의 안색이 환해진다. 전통문화의 산실 대구 달성군 현풍향교(전교 김상화)가 지난 19일 달성유림교육원 대강당에서 80세 이상 원로 70여명을 초청해 조촐하지만 전통관례에 따른 기로연 행사를 전통시연으로 재현했다.

이날 기로시연은 문묘향배를 시작으로 실천강령을 낭독하고, 이어 어른을 지극히 섬기는 것을 생활의 기본 규범으로 삼아 실천하는 의미로 원로들에게 작례(酌禮)로 김문오 달성군수와 김상화 전교, 윤석준 유도회장이 단상에서 큰절을 올리고 만수무강을 기원했다. 이어 유림활동에 큰 족적을 남긴 원로어르신 다섯 분을 선정해 장수상으로 청려장(지팡이)을 증정하고, 참석 전원에게 합죽선(부채)을 전달했다.

특히 고령으로 참석을 미룬 최고원로 김병의옹(98·원임 회장)에게 청려장을 전달하기로 한 데 이어, 원로들은 김옹의 만수무강을 기원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김상화 전교는 “기로연은 경로효친 사상의 근원이라 할 수 있으며, 효는 만행의 근본임을 재삼 확인하게 하는 자리”라면서 “오늘 전달한 청려장은 본초강목에 의하면 중풍 예방과 신경통 치료에 도움이 되는 고마운 지팡이로, 어르신들의 만수무강에 큰 도움이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김문오 달성군수는 “경로효친 사상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으며, 전통문화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뜻 깊은 날이 되었다”고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시연에 앞서 식전공연으로 한국판소리협회 달성지부장 지미희(대구무형문화재 제8호) 판소리명창과 단원들이 회심곡, 아름다운 나라 등 다채로운 국악 한마당을 펼쳐 기로연의 의미를 더 보태기도 했다.

기로연은 조선 태조가 한양 천도 후 태조 자신이 60세의 나이로 기로소에 들어가면서 학문과 덕행이 높은 늙은 신하들을 모아 잔치를 베푼 것이 처음으로, 기로연에는 정2품 실직(實職)을 지낸 70세 이상의 문과 출신 관원만 참여할 수 있었다.

글·사진=이외식 시민기자 2whysik@naver.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시민기자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