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 남구미대교 전망대 수년째 썰렁

  • 조규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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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5-24 07:27  |  수정 2017-05-24 08:53  |  발행일 2017-05-24 제10면
■ 직접 가 본 남구미대교 전망대
20170524
구미시 공단동에 있는 남구미대교 전망대. 찾는 사람이 없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구미] 23일 오전 11시 구미시 공단동에 있는 남구미대교 전망대. 화창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한산한 모습이었다. 전망대 바로 옆에서 공사를 하는 인부 외에는 사람이 없었고, 전망대 아래 주차된 차량도 3~4대가 전부였다. 건물 내부로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상 2층 전망대로 올라갔다. 구미국가산업단지 1단지와 3단지를 잇는 남구미대교와 빼곡히 들어선 공장, 낙동강 둔치가 보였지만 빼어난 경치라고 말하긴 어려웠다. 기자가 이날 한 시간 머물렀지만 전망대에 오르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밖에서 쉬고 있던 공사장 인부 A씨는 “평소에도 찾는 사람이 거의 없고 가끔 오는 사람도 몇 분만에 돌아간다”면서 “4대강 사업 중 대표적인 예산낭비 사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거지와 먼 산단 다리 옆 건립
버스승강장 없고 차량진입 불편
시민 대다수 전망대 존재도 몰라
관리권 넘겨받은 市 ‘매년 혈세’

문재인 대통령이 4대강 정책감사를 지시한 가운데 이명박정부 시절 거액이 투입된 남구미대교 전망대가 수년째 시민으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낙동강 살리기 사업의 하나로 2012년 1월 완공된 남구미대교 전망대는 시민과 국토종주 자전거 이용객의 휴식공간으로 건립됐다. 높이 29.4m, 건축 면적 122㎡에 이르며 1층은 무인관리센터, 2층에는 전망대가 있다. 당시 낙동강 살리기 25공구 공사를 맡은 삼환기업 컨소시엄이 총 12억원을 들여 전망대를 지었다.

그러나 산단과 산단을 잇는 다리 옆에 건립하는 바람에 주거지와 멀어 주민이 이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또 전망대 진입로가 일방통행 도로에 위치해 있어 차량 진입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인근에 버스승강장도 없어 접근성이 매우 떨어진다. 막상 올라가더라도 볼거리가 많지 않고 일부러 찾아가서 봐야 할 만큼 전망대가 독특한 건축미를 갖춘 것도 아니라는 게 대다수 시민의 의견이다. 지어진 지 6년이나 됐지만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아직까지 전망대 존재 자체를 모르는 시민도 많다.

2012년 하반기 정부로부터 시설물 관리권을 넘겨받은 구미시 역시 전망대 관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용객이 거의 없지만 시설 유지를 위해 매년 수천만원의 혈세를 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구미시에 따르면 지난해 전망대 예산은 1천200만원(승강기 유지보수비 350만원, 전기사용료 850만원)으로 2013년 개방 후 매년 1천만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구미시 관계자는 “전망대를 처음 지을 때부터 쓸모가 별로 없을 거란 의견이 내부적으로 많았다”면서 “이미 정부로부터 넘겨받았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조규덕기자 kdcho@yeongnam.com

- 산업단지 공장·낙동강 둔치 외 볼만한 경치 없어
- 1시간 머물렀는데 전망대 방문객 단 한명도 없어
- “평소에도 찾는 사람 거의 없고 가끔 오는 사람도 몇분 만에 돌아간다, 4대강 사업 중 대표적인 예산낭비 사례” 공사장 인부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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