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 추도사 읋은 임채정, 노 탄핵 소추안 가결 당시 울부짖으며 끌려 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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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5-23 00:00  |  수정 2017-05-23
20170523
사진:MBN 방송 캡처

23일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문재인 정부의 출범은 지난 10년간 민주주의 후퇴에 맞선 우리 국민 모두의 진통과 산고의 결과이자 노무현 정신의 승리”이라고 강조했다. 


임채정 전 의장은 이날 오후 2시 경남 김해 봉하마을 대통령묘역에서 엄수된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8주기 공식 추도식에서 추도사를 통해 “지난 8년의 5월은 항상 어둡고 무거웠다. 그러나 오늘 봉하의 5월은 당신이 부활하셨기 때문에 이토록 밝게 빛난다”며 이같이 밝혔다.


임 전 의장은 “대통령님, 민주주의가 부활하는 모습이 보이십니까. 지역주의의 강고한 벽이 허물어지고 있다”며 “당신께서 그토록 자랑스럽게 생각하던 친구 문재인이 대통령이 됐다. 깨어있는 시민의 단합된 힘으로 정권교체를 이뤄냈다”고 말했다.


한편,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8주기 추도식 추도사를 읋은 임채정 전 열린우리당 의원이 화제가 되고 있다.


14대, 15대, 16대, 17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국회의장을 지낸 바 있는 임채정 전 의원은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 가결 당시 울부짖으며 끌려 나가 큰 관심을 끈 바 있다.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 소속이었던 임채정 전 의원은 한나라당 송광호 의원에게 얻어맞는 장면까지 포착되기도 했다. 그러나 송광호 의원은 당시 “임채정 전 의원에게 나도 복부를 강타 당했다”며 해명하기도 했다.


그는 1988년 재야인사인 문동환, 박영숙과 함께 평화민주당에 입당하면서 정치를 시작했다.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제1당으로 발돋움하면서 2006년 6월부터 2008년 5월까지 국회의장을 역임한 뒤 18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다음은 임채정 전 국회의장의 8주기 공식 추도사 '부활, 그리고 새로운 시작' 전문


8년이 지났습니다.

생각하면 지난 8년의 5월은 항상 어둡고 무거웠습니다.

그러나 오늘 봉하의 5월은 이토록 밝게 빛납니다.

당신이 부활하셨기 때문입니다.

아니, 당신은 지금 이 자리에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대통령님,

민주주의가 부활하는 모습이 보이십니까.

지역주의의 강고한 벽이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당신께서 그토록 자랑스럽게 생각하던 친구 문재인이 대통령이 됐습니다.

깨어있는 시민의 단합된 힘으로 정권교체를 이뤄냈습니다.

정의가 승리하고, 나라가 나라답게 바로 서는 새역사가 열리고 있습니다.


대통령님,

‘사람 사는 세상’이 오는 소리가 들리십니까.

대통령이 국정 역사교과서 폐지를 지시했습니다.

비정규직 공공부문 제로시대를 선언했습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이 다시 5.18묘역에 울려 퍼졌습니다.

굴절되고 왜곡된 역사가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대통령님,

새로운 세상에 대한 희망과 자신감이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잘 될 것 같은 기대와 기운이 용솟음치고 있습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국민 여러분 얼굴이 미소를 되찾았습니다.

당신이 걸어온 길, 결코 헛되지 않았습니다.

구시대 막차가 밀어줘서 새시대 첫차가 출발합니다.

바보 노무현의 부산행이 지역주의 망령을 걷어내는 출발점이었습니다.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당신의 올곧음이

“이게 나라냐”고 외치는 함성이 됐습니다.

그래서 광화문의 천만 촛불 바다에는 항상 당신의 얼굴이 일렁였습니다.

당신이 뿌린 씨앗이 거둔 열매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출범은 지난 10년간 민주주의 후퇴에 맞선 우리 국민 모두의 진통과 산고의 결과이자 노무현 정신의 승리입니다. 

오늘 같은 날 당신이 계셨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임기를 마치고 봉하에 내려온 날, “야, 기분 좋다”고 하시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이제 잊을 법도 한데, 우리는 여전히 당신이 그립습니다.

잊은 줄 알았는데 여전히 보고 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게 마련인데, 어찌하여 날이 갈수록

당신을 이야기 하는 사람이 더 많아집니다. 

당신은 자신에겐 엄격하고, 남에게는 관대한 사람이었습니다.

당신은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유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당신은 세상을 사랑하고 불의에 대해 분노할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당신은 늘 약자 편이었습니다.

당신은 사람 냄새 나는 사람이었습니다.

당신은 사람다운 사람이었습니다.

정의가 승리하고 불의가 패배하는 증거를 보고 싶어 했던 그 사람

착한 사람이 이긴다는 믿음을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었던 바로 그 사람이

우리 마음속에 사무칩니다.

불의 앞에 버럭하던 불같은 성정, 한없이 여린 눈물을 보고 싶습니다.

싱거운 농담도 듣고 싶습니다.

흥얼거리는 콧노래 소리도 다시 듣고 싶습니다.

그립습니다.

슬퍼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그리하겠습니다.

더 이상 슬퍼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제 기쁨으로 웃으려고 합니다.

여사님과 유족 여러분도 이제 슬픔을 거두시기 바랍니다.

활짝 웃으시기 바랍니다.

대통령께서 웃고 계십니다.

“이제 고마 쎄리 웃어라”고 말씀하십니다.

대통령님도 이제 마음 편히 사시기 바랍니다.

거기서는 모난돌 되지 마십시오.

바위에 계란치기 그만하십시오.

거드름도 피우세요.

술도 드십시오.

2017년 5월 23일 임채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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