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하고도 깊은 ‘안트라퀴논 블루’

  •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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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5-23   |  발행일 2017-05-23 제24면   |  수정 2017-05-23
유주희展 6월6일까지 동원화랑
희망과 암연…중첩된 사유 표현
강렬하고도 깊은 ‘안트라퀴논 블루’
유주희 작
강렬하고도 깊은 ‘안트라퀴논 블루’

유주희 작가<사진>를 대표하는 단어는 ‘안트라퀴논 블루’와 ‘스퀴즈’다. 여성 작가로서의 존재감을 위한 선택이었다. 작가는 “정신력과 의지를 상징하는 재료와 표현기법”이라고 말했다.

존재를 드러내기 위한 노력은 에너지가 됐다. 작품을 대하는 작가의 태도는 진지하면서도 활력이 넘쳤다.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해온 흔적이 작품에 묻어난다.

당초 작가는 블루 대신 블랙과 화이트를 사용했다. 흑백의 대조를 통해 강렬함을 표현했다. 작가는 블루, 특히 안트라퀴논 블루를 만나면서 흑백의 추상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컬러를 입히게 됐다. 블루에 대해 작가는 “복합적인 감정이 들어있는 색깔이다. 밝고 희망적인 요소와 암연의 세계가 섞여 있다”고 설명했다.

작가는 붓 대신 고무로 만든 스퀴즈로 작업한다. 스퀴즈는 안료를 밀어내는 고무날이다. 스퀴즈로 만든 이미지가 화면을 덮으면서 역동성이 두드러진다. 작가는 “브러시는 부드럽고 서정적이다. 강인한 존재감을 나타내기 위해선 스퀴즈가 적절하다고 봤다”고 밝혔다. 고무날로 밀어낸 회화적 행위가 입체파적인 분위기도 자아내고, 사유의 흔적으로도 느껴진다.

유주희 작가의 개인전이 대구 봉산문화거리의 동원화랑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제목은 ‘반복-사유의 흔적(Repetition-Trace of meditation’이다. 반복과 중첩의 개념이 회화 속에서 구현되면서 깊은 울림을 전달한다. 영남대 서양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서울시립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프랑스 파리시청 등에 작가의 작품이 소장돼 있다. 작가는 내년 프랑스 파리에서 개인전을 가질 예정이다.

김승호 미술평론가는 “유주희의 스퀴즈화는 회화의 본질이 행위에 있음을 증명한다”며 “포스트단색화가 유행한 오늘날 청색의 스퀴즈화가 어디까지 수용될 수 있을까라는 즐거운 상상을 하게 된다”고 평가했다. 6월6일까지. (053)423-1300

조진범기자 jj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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