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 기술 필요한 볼밸브 국산화…500여종 생산 국내 압도적 점유율

  • 김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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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5-23 07:50  |  수정 2017-05-23 07:50  |  발행일 2017-05-23 제17면
■ 대구 밸브제조 업체 <주>화성
한우물 파기 30년
0.5인치부터 43인치 크기까지 생산
해외진출 본격화
쿠웨이트 등서 제품 사용 승인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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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화성의 경산2공장에서 직원이 산업용 밸브를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왼쪽 작은 사진은  장원규 <주>화성 대표 <화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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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에 위치한 <주>화성의 경산2공장 전경. <화성 제공>

한 우물만 파기란 쉽지 않다. 기업이 성공가도를 달리다 보면 다른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기도 하지만 <주>화성은 30년 동안 오직 밸브제조 분야에만 몰두했다. LPG용기용 밸브제작 업체로 1987년 설립된 화성은 현재 밸브 500여종을 생산하고 있다. 2002년 생산확대를 위해 경산2공장을, 2011년엔 해외시장을 위해 경산3공장을 설립했다.

대구 서구에 위치한 본사와 대구1공장을 포함해 총 3개의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지역의 강소기업이다. 본사에선 주로 나사형 볼밸브, LPG용기용 밸브를 생산하며 경산2공장에선 플랜지 볼밸브, 글로브, 체크밸브 등을 생산한다. 경산3공장에선 매몰형 밸브, 용접형 밸브 등이 생산된다. 공장 분업화로 다품종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밸브는 0.5인치에서 성인이 들어가도 문제없을 크기인 43인치까지 다양한 크기로 만들어진다.

화성은 국내 밸브시장에서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자랑한다. 이제는 국내시장뿐 아니라 해외시장에 까지 기술력을 선보일 계획이다.

화성이 생산하고 있는 500여종의 밸브 중 가장 주력 제품은 볼밸브다. 볼밸브는 밸브 중에서도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제품이다.

볼밸브는 양쪽 끝을 절단한 후 원통 모양으로 내부를 뚫은 구(球)를 밸브에 설치한 것이다. 구멍 난 볼이 회전하면서 파이프를 막기도 열기도 하는 것이다.

장원규 화성 대표는 “과거 우리나라 기계공업분야의 기술력이 뛰어나지 못해 외국산 밸브가 많이 사용됐다”며 “밸브를 국산화한다면 시장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 화성의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밸브의 국산화를 꿈꾸며 시작된 화성은 이후 오로지 밸브 제조에만 몰두했다. 장 대표는 “사업을 하면서 다양한 사업 분야에 진출해 위기를 겪은 중소기업들을 많이 봤다”며 “사업 영역을 넓히는 것도 좋지만, 잘하는 것을 열심히, 꾸준히 해 탄탄한 기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화성이 높은 시장 점유율을 자랑할 수 있는 이유는 생산현장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19일 찾아간 대구1공장에서는 밸브 하나하나를 꼼꼼히 살피는 직원들을 볼 수 있었다. 크기가 작은 밸브를 주로 생산하는 대구1공장의 특성상 직원들은 핀셋을 이용해 제품의 하자를 확인하며 조립을 이어갔다. 모든 제품을 전수검사 하는 것이다.

밸브는 무엇보다 기밀성이 뛰어나야 한다. 가스, 석유 등이 지나가는 배관 사이에 밸브가 있기 때문이다. 안전과 직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제품 하나하나에 압력을 넣으며 기밀성을 확인하는 작업도 거친다.

장 대표는 “밸브는 무조건 한 개라도 누설된다면 대형 사고로 이어져 인명피해와 재산상의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 안전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했다.

화성은 이제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원유와 가스 산업이 발달한 러시아, 중동 등을 중심으로 10여개 국가에 꾸준히 수출을 해오고 있다.

2015년에는 쿠웨이트 국영석유공사에서 제품 사용승인을 획득했고, 지난해엔 이란경제사절단에 참여해 이란국영가스공사에서 제품 사용 승인을 받았다.

중국산 저가공세와 경기침체 등으로 해외진출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경제사절단에 참여하는 등 해외 시장에 공을 들인 결과 해외에서도 차츰 기술력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장 대표는 “전체 매출에서 해외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그는 또 “해외 진출 확대를 위해 마케팅 및 해외영업 활동을 확대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해외 수출 증가를 통해 실적 성장을 이뤄낼 계획”이라고 전했다.

화성의 다음 목표는 세계적인 수준의 밸브 회사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북미와 중국, 유럽 및 중동지역에 판매거점을 구축하고 지속적인 연구 및 투자를 하는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현재 화성은 매년 매출의 3% 이상을 R&D에 투자해 고압, 고온용 밸브를 개발하고 있다. 1994년부터 부설 밸브기술연구소를 두고 전담연구원을 확보해 국내외에서 각종 특허도 획득했다.

장 대표는 “고부가가치를 생산해 내는 고온 및 고압밸브 개발에 더 많이 투자해 미국, 유럽과 같은 선진 밸브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실력 있는 업체로 성장할 것”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미지기자 miji469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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