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간 전 수확한 농산물…“로컬푸드 매장에 있어요”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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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5-23 07:43  |  수정 2017-05-23 07:43  |  발행일 2017-05-23 제16면
■ 대구농협, 성서·가창 직매장
딸기 등 일부 품목은 당일 납품
하루 방문 300명·매출 450만원
생산자 정보 공개…신뢰 더해
20170523
‘가창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을 찾은 주부가 농산물을 고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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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과 소비자 모두에게 만족을 주는 대구시 달성군 ‘가창농협 로컬푸드 직매장’. 이곳에서 판매되는 농산물에는 재배농의 사진과 휴대전화 번호 등을 공개,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21일 오후 3시쯤 대구시 달성군 ‘가창농협 로컬푸드 직매장’ 주차장.

주차장에는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330㎡(약 100평) 규모의 매장에서 주부들이 반찬거리를 고르느라 북적거렸다. 이들은 익숙하게 부추와 상추, 그리고 후식용 딸기 등을 고른 뒤 계산대로 발걸음을 옮겼다. 딸기는 크기에 따라 1㎏에 2천~5천원까지 다양했다. 주부 김미숙씨(44·대구 수성구 상동)는 “집에서 20분이면 충분히 올 수 있는 거리여서 친구들과 점식식사도 하고 장도 보기 위해 이곳을 자주 찾는다”면서 “바로 오늘 아침에 밭에서 수확한 농산물이기 때문에 값을 떠나 신선한 우리 지역 농산물을 살 수 있다는 점에서 좋다”고 말했다.

대구농협의 로컬푸드 직매장이 소비자와 지역 농민 사이를 가깝게 연결해주고 있다. 소비자에게는 신선한 농산물을, 농민에게는 좀 더 쉽게 팔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대구농협은 지난해 6월 성서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에 이어 지난 3월30일 가창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의 문을 열었다. 이곳에는 6개 작목반, 130여 농가가 참여해 100여 품목을 판매하고 있다. 인근의 농민들이 소량으로 정성을 다해 생산한 농작물이라고 농협 측은 설명했다.

통상 농산물의 유통과정은 농민이 농산물을 수확, 공판장에서 경매한 뒤 도매시장을 거쳐 시장이나 대형마트, 그리고 소매점 등에서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된다. 아무리 빨라도 수확 후 사흘째 되는 날 소비자가 구입할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로컬푸드 직매장의 경우 빠르면 1시간 전에 수확한 농산물을 바로 맛볼 수도 있다.

“직매장에서 농산물을 판매하는 농가들은 이미 관련 교육을 다 마쳤고, 매장에서 바로 판매할 수 있도록 농가에서 포장까지 다 해 납품합니다. 딸기 등 일부 품목은 당일 오전에 납품합니다. 밭에서 바로 따서 먹는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지 않겠습니까.”

가창농협 로컬푸드 직매장 김승범 점장(50)은 농산물 납품과정에 대해 설명하며 이렇게 말했다. 김 점장은 직매장에서 판매하는 농산물의 가장 큰 매력은 신선함이라고 강조했다. 그런 만큼 가격에 대해서는 조금 여유를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김 점장은 “직거래인 덕분에 유통과정에 거품은 없지만, 대부분 영세농이어서 대량으로 짓는 것보다는 가격이 조금 비싸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한번 맛본 고객들은 대부분 단골이 된다”고 말했다. 이곳 농산물의 가격은 농민들이 직접 정한다. 생산농민의 사진과 휴대전화 번호 등도 모두 공개돼 있다. 그 정도로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넘친다.

지난해 11월8월 임시 오픈 이후 150명가량이던 하루 방문객은 현재 300여명으로 2배가량으로 늘었고, 매출도 250만원에서 450만원가량으로 갑절 가까이 증가했다. 농협 측은 성수기인 오는 6~9월에는 하루 매출이 500만원을 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곳에서 부추, 상추 등을 판매하는 농민 이덕수씨(66)는 “기존에는 시장에 나가서 팔았는데 바로 옆에 직매장이 생기니 멀리 안 나가서 좋다. 판로가 다양해지니까 특수작물 등 다양한 농작물 재배도 시도해 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계란 등을 판매하는 서정근씨(61)도 “내 매장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농민하고 도시에 사는 사람이 서로 도와주는 이런 곳이 앞으로 더 잘 될 수 있도록 많이 와달라”고 말했다.

글·사진=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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