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一帶一路

  • 마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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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5-22   |  발행일 2017-05-22 제31면   |  수정 2017-05-30

중국이 주도하는 신(新) 실크로드 계획의 하나인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이 재조명되고 있다. 일대(One Belt)는 중국에서부터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뻗는 육상실크로드 경제벨트이고, 일로(One Road)는 동남아를 경유해 아프리카와 유럽으로 이어지는 21세기 해양 실크로드를 말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3년 9~10월 중앙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순방에서 처음 제시한 전략이다.

일대일로가 2049년 완성되면 주변의 60여개국 44억 인구가 포함된 거대 경제권이 형성된다. 그리고 이를 통해 금융·물류·건설·에너지 등 금융 일체화를 목표로 하는 네트워크를 중국이 주도적으로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시 주석은 이를 실현하기 위해 지난주 베이징에서 러시아 등 29개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BRF)’을 열었다. 한국은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전 국회부의장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보냈다. 한국은 당초 이 포럼에 배제돼 있었다. 그러나 중국은 문재인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초청장을 보내왔고 우리 정부도 대표단 파견을 전격적으로 수락했다. 일본도 자민당의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을 보내 아베 총리의 친서를 전달하는 등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다. 중국측에서는 역사와 영토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일본이 대표단을 파견한 것은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 이후 미·중 관계가 협력모드로 돌아서 일본이 고립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반면 인도는 중국의 일대일로 계획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고 나섰다. 인도는 베이징에서 열린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 불참하면서 22일부터 26일까지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연례회의를 개최한다. AfDB가 인도에서 처음으로 개최하는 이 연례회의에는 아프리카 54개국 재무장관이나 중앙은행 총재 등이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도는 이번 회의를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무역·투자 확대와 영향력 증대를 위한 계기로 보고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의 일대일로 구상이 중화주의(中華主義) 부활로 보고 중국 패권을 경계하는 일부 국가들의 우려도 있지만 오히려 중국은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일본·중국 등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우리나라로서는 대응 전략이 필요한 듯하다. 마창성 동부지역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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