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뜨거워지는 삼성…661일 만에‘스윕’달성

  • 명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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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5-22   |  발행일 2017-05-22 제26면   |  수정 2017-05-22
삼성 8 - 7 한화
러프 투런포로 팀 첫 4300홈런 이승엽은 개인통산 450홈런 달성
벤치클리어링서 폭력사태 발생 KBO 최초 양팀 선발투수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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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볼 난투극// 21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7 KBO리그’ 삼성-한화의 경기. 3회말 2사에서 삼성 선수들과 한화 선수들이 몸에 맞는 공 시비로 그라운드로 나와 몸싸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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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7 KBO리그’ 삼성-한화의 경기 7회초 이승엽이 솔로 홈런을 때리고 러닝하고 있다. <삼성라이온즈 제공>

삼성라이온즈가 지난 16~18일 SK시리즈에서 시즌 첫 연승과 위닝시리즈를 기록하며 기세를 올린 데 이어 19~21일 한화시리즈에서는 스윕을 달성했다.

특히 이번 스윕은 2015년 7월28~30일 대구-NC 3연전 이후 무려 661일 만이다.

한화시리즈 스윕의 방점을 찍은 21일 경기는 그 과정도 드라마틱했다.

투타가 보기 좋게 정박자를 이룬 삼성은 이날 한화에 8-7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3회말 2사 3루에 선발 윤성환이 한화 김태균을 상대하다가 6구째 공에 몸에 맞는 공을 내고 말았다.

너무 먼 곳이어서 직접 대화를 주고받지는 못했지만 김태균은 불만 어린 눈빛을 보냈다. 윤성환으로서는 고의적으로 몸에 던질 상황이 아니라는 듯한 표정이었다. 그러자 1루로 걸어가던 김태균이 마운드 쪽으로 걸어갔고,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쏟아져 나왔다.

한화 정현석이 흥분한 김태균을 말리고, 삼성도 박해민이 윤성환을 붙잡고 충돌하지 않도록 도왔다. 경기는 오후 2시50~52분까지 2분간 중단됐지만, 양 팀 선수들은 물리적 충돌 없이 해산했다.

그러나 싸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2사 1·3루서 타석에 5번타자 로사리오가 등장했다. 윤성환의 초구는 로사리오의 왼쪽 팔을 강타했다. 로사리오는 고의가 확실하다는 판단으로 방망이를 놓고 마운드로 걸어가며 흥분했고, 박종철 주심이 로사리오 앞을 막으며 제지했다.

그런데 이때 1루에 있던 김태균이 마운드 쪽으로 달려가기 시작했고, 양 팀 선수들이 모두 그라운드로 뛰어나갔다.

1차 벤치클리어링 때 김태균을 앞장서서 말리던 정현석이 전력질주로 김태균에 앞서 윤성환을 밀쳤다. 그러자 한화 선발투수 비야누에바가 번개처럼 달려와 윤성환을 향해 주먹을 날렸고, 몇몇 흥분한 선수와 코치들까지 뒤엉키면서 주먹질과 발길질이 오가기도 했다.

이때 삼성 벤치에 있던 페트릭은 정현석을 가격하면서 그라운드에 넘어져 싸움을 벌였다. 일부는 싸우고 일부는 말리면서 오후 2시53분에 중단된 경기는 3시4분까지 11분간 다시 중단된 뒤에야 재개됐다.

심판진은 윤성환이 빈볼을 던졌고 페트릭과 비야누에바, 정현석이 폭력을 행사했다고 판단했다. 네 선수를 곧바로 퇴장조치했다.

양팀 선발투수가 한꺼번에 퇴장당한 것은 KBO리그 최초다.

공을 넘겨받은 김승현도 4회말 2사에 한화 차일목을 상대로 몸에 맞는 공을 던져 퇴장당했다.

6회말까지 2-2의 팽팽한 승부를 이어가던 삼성은 7회초 1사에 백상원, 박해민의 연속안타로 2, 3루 찬스를 만들었다. 이어 강한울의 타석 때 한화 2루수 강경학이 실책을 범하면서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아 4-2로 균형을 깨는 데 성공했다.

분위기를 탄 삼성은 공격 흐름을 이어갔다. 계속된 2사 2루 찬스에 4번타자 러프가 한화 송창식을 상대로 우월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삼성은 러프의 이 홈런으로 KBO 최초 팀 4천300홈런을 완성했다.

6-2로 달아난 상황에 5번타자 이승엽이 타석에 들어섰다. 이승엽은 4회와 6회 안타, 볼넷으로 두 차례 출루에 성공하는 등 좋은 컨디션을 보였다.

한화는 러프에게 투런포를 허용한 송창식을 그대로 남겨둔 상황. 이승엽은 송창식이 초구로 던진 시속 126㎞짜리 포크볼을 당겨 우월 120m짜리 솔로아치를 그렸다. 시즌 7호포이자 KBO리그 개인통산 450번째 홈런이다.

이승엽은 KBO리그 홈런부문 기록에서 독보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개인통산 홈런 2위인 양준혁의 기록(351개)을 2013년에 깼다. 현역 선수 중에서 이승엽 다음으로 홈런을 많이 친 이호준(통산 330홈런)과는 무려 120개나 차이가 난다.

이승엽은 지난해 9월14일 대구 한화전에서 한·일통산 600홈런 고지를 밟으며, 세계적인 홈런타자 반열에 올랐다.

이승엽은 일본 프로야구에서 뛴 8시즌(2004~2011년) 동안 159개의 홈런을 쏘아올렸다.

경기가 끝난 후 이승엽은 특유의 겸손함을 보였다. 그는 “이기는 게임에서 홈런을 쳐서 기쁘다. 홈런보다는 팀이 이기는 것이 중요하며, 450호라는 숫자는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KBO가 벤치클리어링 과정에서 몸싸움을 벌여 무더기 퇴장 사태를 부른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 선수단과 관련해 23일 상벌위원회를 연다.

KBO는 이날 “삼성-한화 경기에서 발생한 벤치클리어링 및 퇴장 선수에 대해 23일 오전 10시 KBO 회의실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심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 승리투수 = 이승현(2승)
△ 세이브투수 = 심창민(2승 2패 4세이브)
△ 패전투수 = 박정진(2패)
△ 홈런 = 러프 6호(7회2점) 이승엽 7호(7회1점) 구자욱 9호(8회1점·이상 삼성)
김태균 5호(7회2점) 이성열 3호(9회1점·이상 한화)

◆21일(대전)

   삼  성 000 002 510 8
   한  화 001 001 22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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