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분분亂紛紛 꽃잎 지는 봄날
집에서 죽쑤다 말고 강가를 서성거렸다
품속에서 꺼낸 해묵은 시집
북북 찢어 강물에 흘려보내자
내 봄날의 하루도 하염없이 뜯겨 나갔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던*
나의 화양연화花樣年華는 어드메?
하늘 신전처럼 떠받든 왕버들 까치집 아래
비스듬히 누워 바라보는
아, 다시 못 올 이승의 오롯한 한때여!
*가수 백설희 노래 「봄날은 간다」의 한 소절.
장하빈 시인 =김천 출생. 1997년 ‘시와시학’ 신인상으로 등단. 2012년 시와시학상 동인상, 대구시인협회상 수상. 시집으로는 ‘비, 혹은 얼룩말’ ‘까치 낙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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