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인테리어 ‘막창 카페’…체인사업 2년만에 고속성장

  • 노인호 손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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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5-20   |  발행일 2017-05-20 제12면   |  수정 2017-05-20
‘불황은 없다’ 지역본사 프랜차이즈
막창도둑
직영점 등 체인 24곳…3곳 추가 예정
수도권·부산·전북 군산 진출 앞둬
잡냄새 잡고 천연과일소스로 숙성
무한리필 셀프바·‘도둑고기’도 인기
“사업 확장보다 착한 가맹이 더 중요
원재료 공급단가 낮게 유지할 계획”
고급 인테리어 ‘막창 카페’…체인사업 2년만에 고속성장

“그렇게 물으시니까 딱히 뭐가 다른지 생각나는 게 없네요. 막창 잡냄새가 안 나게 깨끗하게 씻고, 천연 과일 소스로 3~4일간 숙성하는데 이런 건 다른 막창집에서도 다 할겁니다. 그런데 손님들이 다른 가게보다 맛있다며 많이들 찾아오십니다.”

‘다른 막창 프랜차이즈와 차이점이 뭐냐’는 질문에 ‘막창도둑’ 브랜드를 가진 <주>MD푸드시스템의 김병철 이사(40)는 머리를 긁적이며 이렇게 말했다. 그의 말처럼 딱히 별다른 것이 없음에도 가게 안은 손님들로 가득차 있었다.

지난 16일 오후 6시10분쯤. 술자리를 시작하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이었지만, 대구시 북구 복현오거리 인근의 막창도둑 복현점은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165㎡(약 50평) 크기의 매장 안에 마련된 19개의 테이블 중 빈 곳은 딱 2곳뿐이었다. 예약석 1곳을 빼면 남아 있는 테이블은 단 1곳뿐. 이마저도 누군가의 가방이 놓여 있었다.

고급 인테리어 ‘막창 카페’…체인사업 2년만에 고속성장

예약석에 앉자 한우갈비집에서 보던 벌겋게 익은 참숯이 들어왔고, 그 위에 피아노줄처럼 생긴 불판이 세팅됐다. 그리고 이내 초벌구이된 막창이 올려졌다. 돼지막창이지만, 소막창처럼 넓게 펼쳐진 채로 나왔다. 초벌구이 된데다 숯불에 구워 그런지 담백했다. 막창 특유의 씹는 맛에 천연 과일소스로 숙성시킨 덕분인지 과일향도 느껴졌다.

생막창을 특수제작한 칼로 배를 완전히 갈라 왕소금, 밀가루, 식초, 레몬 등으로 세척해 특유의 잡내를 잡았고, 키위·파인애플·양파 등 천연 과일과 뿌리채소로 만든 소스에 3~4일간 숙성시킨 뒤 오븐에 초벌구이 한 후 손님상에 내놓는다고 김 이사는 설명했다. 냄새가 나지 않고, 과일향이 나는 이유는 여기 있었다.

또 막창뿐만 아니라 ‘도둑고기’도 빼놓을 수 없는 인기메뉴다. 돼지볼살, 항정살, 턱밑살 등 돼지 뒷고기를 상호에 맞게 ‘도둑고기’로 이름 붙인 것으로, 450g에 1만8천원 정도로 저렴하다. 특히 젓갈 소스에 찍어먹는 맛이 일품이다. 그리고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힘든 오돌뼈주먹밥은 ‘다이어트’를 내일로 미루게 만드는 메뉴다.

메뉴도 메뉴지만, 이곳이 다른 막창집과 차별화된 포인트는 바로 ‘인테리어’다.

막창집 하면 드럼통과 등받이 없는 의자, 그리고 아저씨를 떠올리게 되는데 이곳은 테이블마다 핀조명이 설치돼 있는 것은 물론 쿠션감에 등받이가 있는 의자, 가게 벽면 곳곳에 걸려 있는 그림과 소품 등 숯불과 불판 등만 치우면 커피전문점이나 카페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것은 이곳을 찾은 손님들이 셀프바(Self-bar)와 라면 코너 등 가게 내의 무한 리필 코너를 능숙하게 이용하고 있다는 것.

김 이사는 “각 테이블마다 막창을 구워먹을 수 있는 숯불과 함께 가스레인지가 구비돼 있어 라면을 끓여 먹을 수 있다”며 “라면은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고, 냄비는 물론 셀프바에 어묵, 쌀떡 등 함께 넣어 먹을 수 있는 재료 등이 있다는 것은 막창도둑 단골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님 중 단골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이런 덕분인지 지난해부터 프랜차이즈 사업을 본격화한 이후 직영점 4곳을 포함, 24곳의 체인점을 둘 정도로 성장했다. 개설이 예정돼 있는 곳까지 합치면 체인점은 27곳에 이른다. 더욱이 대구·경북에만 한정돼 있는 것이 아니라 부산·경남은 물론 경기도 용인, 그리고 조만간 전북 군산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막창 사업을 시작한 지는 11년 됐지만, 프랜차이즈 사업을 본격화한 것이 2년에 불과한 것을 고려하면 엄청나게 빠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대구·경북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막창도둑 체인점이 속속 생겨난다는 것은 막창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극복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그동안 막창을 가지고 수도권에 도전장을 내민 경우가 있었지만, 특유의 냄새 탓에 제대로 자리잡지 못했다.

고급 인테리어 ‘막창 카페’…체인사업 2년만에 고속성장

체인점 수가 늘어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김 이사가 이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착한 가맹’ 사업이다. 프랜차이즈 본사라면 누구나 본사와 체인점의 상생, 그리고 체인점주가 잘 돼야 본사가 성장할 수 있는 생각을 말로만 하는데, 여기서 그치는 게 아니라 늘 행동으로 옮기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다른 어떤 체인 본사보다 원재료 공급단가를 낮게 유지할 계획이라고 김 이사는 약속했다.

“그건 누구나 하는 말 아니냐”는 말에 김 이사는 “누나가 2명 있는데 모두 저희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체인점주 중 절반 가량이 가족이나 지인의 추천을 받아 체인점을 연 경우”라며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수천만원 이상이 드는 체인점을 권할 정도라면 믿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누나들의 경우 처음에는 자형보다 수입이 적었지만, 지금은 더 많이 벌고 있다. 누나들에게 하는 것처럼 모든 체인점주를 가족처럼 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바탕으로 김 이사는 올해부터 보다 본격적으로 체인사업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착한 가맹 사업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체인점이 없는 지역의 경우 300만원의 가맹비를 받지 않는 것은 물론, 평당 100만원 가량의 인테리어 비용도 체인점주가 원할 경우 자체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사진=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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