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미의 브랜드스토리] 에트로

  •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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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5-19   |  발행일 2017-05-19 제40면   |  수정 2017-05-19
올챙이 무늬의 클래식한 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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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트로 2017 SS 컬렉션에서 선보인 작품.

대부분의 명품 브랜드는 브랜드를 상징하는 고유의 로고나 패턴과 같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 오랜 시간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역사와 전통을 이어오는 동안 브랜드를 떠올릴 수 있는 그만의 특징으로 사람들에게 각인되어진다.

‘페이즐리 문양’이라고 하면 어떤 브랜드가 떠오르는가. ‘에트로(ETRO)’는 페이즐리 문양이라는 독특한 패턴 자체로 브랜드를 상징하고 있다. 에스닉한 분위기의 페이즐리 문양을 바탕으로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디자인과 변함없는 클래식한 매력으로 그만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내세우고 있다.

‘에트로 백’은 한때 거리에서 7초마다 볼 수 있는 가방이라고 해서 ‘7초 백’이라고 불리기도 했고, ‘청담동 며느리 룩’이 유행할 때는 가방뿐 아니라 헤어밴드와 핀이 큰 인기를 끌기도 하였다.

1968년 원단사업서 시작된 伊 브랜드
여행중 페이즐리 문양에 영감 ‘재해석’
1984년 핸드백 등 생산 사업영역 확장
첫선 뵌 후 시그니처 아이템 자리매김

150여 스타일의 페이즐리 핸드백 라인
핸들은 이탈리아서 수공으로 모두 제작
우리나라엔 1993년 면세점 통해 진출
‘청담동 며느리 룩’‘7초 백’ 불리며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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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자 짐모 에트로

에트로는 페이즐리 문양의 화려한 색상과 천연의 아름다움으로 표현되는 이탈리아 브랜드로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작은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받아 1968년 텍스타일 디자이너로서 밀라노에서 원단 사업을 시작한 창립자 짐모 에트로는 캐시미어, 실크, 리넨, 면 등의 천연섬유로 만든 고급 원단을 ‘발렌티노’ ‘조르지오 아르마니’ 등과 같은 유명 디자이너들에게 공급하였다.

고급스러운 원단으로 유명해진 짐모 에트로는 주로 여행을 통해 디자인의 영감을 얻곤 했는데, 우아한 캐시미어 직물을 찾아 방문하게 된 스코틀랜드의 작은 도시 ‘페이즐리(Paisley)’에서 캐시미어 숄을 수집하게 되면서 페이즐리 문양을 처음 접하게 되었다. 인도 카슈미르 지방의 전통 문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 문양의 독특함에 흥미를 느낀 그는 자신의 고급소재에 이 문양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붉은색, 청록색, 노란색, 황록색, 아이보리색 등이 어우러진 그만의 오묘하면서도 풍부한 색감이 곁들여지면서 새로운 느낌을 주는 제품이 탄생하였고,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그 자체로 ‘에트로’를 상징하면서 유럽 전체로 급속히 퍼져나갔다. 올챙이 모양의 이 페이즐리 무늬는 생동감 있는 미묘한 색의 배합과 섬세하고 정교한 문양으로 이탈리아의 전원적인 분위기를 연상시키며, 특히 고전적인 스타일을 선호하는 우아한 여성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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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즐리 가방

페이즐리 원단이 큰 호응을 얻게 되자 원단만을 생산하였던 짐모 에트로는 1984년부터 페이즐리 문양이 적용된 핸드백, 슈트케이스, 여행가방 등의 아이템을 생산하기 시작하였다. 또한 원단에 대한 연구도 계속 해 나가며, 페이즐리 자카드 직물에 특수한 PVC 수지 코팅 기술을 도입하는 새로운 기법을 개발하였다. 이렇게 개발된 소재는 가죽을 대신할 만한 현대적인 소재로, 아름답고 고급스러우면서도 가볍고 내구성이 뛰어나 또 한 번 큰 히트를 치게 되었다. 이렇게 특수 코팅 처리된 페이즐리 패턴의 자카드 소재를 사용한 다양한 가방과 액세서리는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으며 ‘에트로’를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로 자리 잡게 하였다.

에트로 백의 핸들은 천연 가죽 소재를 사용하여 수공 스티칭 작업으로 완성되며, 이탈리아에서 전 공정 제조된다. 내부 가죽라벨에 고유번호를 부여하여 희소성과 특별함을 느낄 수 있게 하였다. 다양한 변화를 통해 매 시즌 새로운 디자인을 추가하여 150여 가지의 스타일을 자랑하는 에트로의 페이즐리 핸드백 라인은 30여년 전 첫선을 보인 이후 시그니처 아이템으로 지속적으로 사랑받고 있다.

에트로는 백 라인을 주류로 하여 1980년대부터는 이불, 담요, 소파 등의 홈 컬렉션을 시작하였고, 1990년대에는 의류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의류사업의 육성을 위해 고품질의 수공예작업으로 전통적인 프린트를 살리면서 창조적이고 현대적인 컬렉션을 제안하였다. 이에 잡화에서 시작된 에트로는 페이즐리의 정교한 디자인과 풍부한 색감으로 큰 사랑을 받으며 패션 전 영역에 걸친 토털 브랜드로 성장하게 되었다.

에트로는 그만의 이국적인 독특함으로 지난 10년 이상 아시아 전 지역에서 특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생산량의 70% 이상을 수출할 정도로 글로벌하게 성장하였다. 1996년 뉴욕에서부터 시작된 세계화로 1997년 런던, 1998년에는 베를린과 중국시장으로의 진출, 그리고 1993년 신라면세점으로부터 시작된 한국진출은 현재까지 백화점, 면세점, 명품관 등으로 에트로의 명성을 드높이고 있다.

현재 에트로는 창업자인 짐모 에트로의 첫째 아들이 전체 경영을 비롯해 가방과 숄을 담당하며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둘째 아들은 남성복, 셋째 아들은 재무, 그리고 막내딸은 여성복을 책임지는 이탈리아식 가족경영체제를 유지하면서 에트로의 발전을 이끌어가고 있다.

그들은 전통과 품위를 중시하는 고유의 이미지를 계승하며 수공예적인 생산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기존의 클래식하지만 다소 올드한 이미지를 벗어나 페이즐리 기본 문양 외 천사의 날개를 형상화한 로고를 활용하여 더욱 젊어진 감각의 에트로로의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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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트로는 50년 남짓한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페이즐리 문양을 바탕으로 뚜렷한 브랜드 색깔을 가지고 전 세계적인 명성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탈리아 내수시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면서 국제시장의 점유율을 높이는 데 노력하고 있다.

프리밸런스·메지스 수석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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