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현장 스케치…타투 스티커 3천장 일찌감치 동나…외국인들 “대구 즐기러 왔다”

  • 사회부
  • |
  • 입력 2017-05-15   |  발행일 2017-05-15 제2면   |  수정 2017-05-15
경기 시작전 단체 부스마다 스트레칭…치어리더 체조 따라하기도
경신중 346명 참가…구미 오상고, 친구 휠체어 밀어주며 함께 달려
주한미군 동료 20명과 출전…중구청 직원 마라톤으로 단합의 자리

◇…“자~ 깍지 낀 두 팔을 머리 위로 쭉 뻗으세요.” 경기 시작 전 대구스타디움 주변의 단체 참가자 부스에선 본격적인 마라톤에 앞서 준비운동이 한창이었다. 참가 학교 부스마다 학생들이 교사의 구령에 맞춰 단체로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행사장 메인 무대 주변에서도 참가자들이 치어리더들이 시범보이는 체조를 따라하며 즐겁게 몸을 풀었다.

◇…이날 대구 조일로봇고 ‘타투 스티커 무료 체험’ 부스는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학생들이 마련한 3천장의 타투 스티커가 대회 시작 전에 동이 났다. 손준호 체육교사(39)는 “학생들이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면서 무언가 시민들을 위한 뜻깊은 일을 같이 해보자는 생각에 참가자들에게 무료로 ‘타투 스티커’를 붙여주기로 했다”며 “생각했던 것보다 반응이 좋아 깜짝 놀랐다. 내년엔 타투 스티커를 더 많이 준비해 오겠다”고 말했다.

◇…경신중 1~3학년 학생 346명이 대회에 참가했다. 중·고교 중에서 가장 많은 인원이다. 김경한 경신중 체육교사는 “전학년 학생이 함께 달리면서 친밀감과 유대감을 키울 수 있는 기회였다. 이번 기회를 통해 공부뿐만 아니라 운동도 함께해 삶의 균형을 맞추면 좋겠다”고 말했다.

◇…몸이 불편한 친구의 휠체어를 밀어주며 함께 달리는 고교생들도 있었다. 구미 오상고 2학년인 조은비양(17)은 “완주도 중요하지만, 혼자서는 뛰기 힘든 친구와 함께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게 뿌듯하다"고 했다. 5㎞코스 출발 전 조양은 몸이 불편한 같은 반 친구와 함께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대구 동구 신서동 금빛유치원 동기인 ‘준서·시현·소민·시은’ 네 가족이 모여 킥보드를 타고, 유모차를 끌며 대회에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달서구 유천동 한빛태권도장에서 온 1~6학년 초등생 30여명은 붉은색 티셔츠를 맞춰 입고 대회에 참가했다.

◇…건강과 사랑을 함께 챙기려는 수많은 연인들도 대회를 찾았다. ‘주혜정우’라는 팀명으로 참가한 박주혜(여·19)·손정우(19) 커플은 “고등학생 때부터 사귀면서 다양한 운동을 함께 즐겨왔다. 특별한 추억을 만들기 위해 5㎞ 코스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자신과의 도전에 나선 참가자도 눈에 띄었다. 10㎞코스에 출전한 김모씨(28)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마라톤에 도전하는데 완주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며 “스스로 무언가 도전하자는 마음에 여자친구와 함께 신청했다. 요즘 취업준비하느라 힘든데 오늘의 도전을 계기로 취업에도 성공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외국인 참가자들도 있었다. 서울에서 주한미군으로 근무하고 있는 윌커씨(42)는 한국인 목사의 추천으로 동료 20여명과 함께 참가했다. 그는 “대회가 끝나면 동료들과 대구를 여행할 계획이다. 대구의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를 즐길 생각에 기쁘다”며 “10㎞코스에 참가해 52분 안에 들어오는 게 목표인데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겠다”고 했다.

대구대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미국 미주리주 출신의 아담씨(36·경산)는 “올해로 대회 참가가 두번째다. 5㎞코스에 참가했는데 평소 조깅을 즐겨 한다”고 했다. 그는 “대회 분위기 자체가 즐겁고 설렌다. 친구들과 함께 달리면서 주말을 알차게 보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대구 중구청 직원들에게 영남일보 마라톤은 동료 간 단합의 자리다. 이재근 성내2동장은 “때로는 숨이 턱 끝까지 찰 정도로 힘들지만, 동료들과 함께 달리다보면 어느새 피니시 라인에 도착한다"며 “3회 대회부터 참가해왔는데, 오늘은 미세먼지도 덜 해 가벼운 마음으로 뛸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사회부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스포츠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