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발·표지·피켓…사회를 반영한 티셔츠

  • 유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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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5-13   |  발행일 2017-05-13 제16면   |  수정 2017-05-13
깃발·표지·피켓…사회를 반영한 티셔츠
1000개의 티셔츠 행동을 프린트하다//라파엘 오르시니 지음/ 정지인 옮김/ 252쪽/ 1만8천800원

우리는 집회 현장에 나가 노란색 리본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무지개가 그려진 티셔츠를 착용하고 붐비는 도심 한가운데를 활보하기도 하고, 앞도 잘 보이지 않는 어두운 공연장에서 굳이 가장 좋아하는 밴드의 티셔츠를 챙겨 입기도 한다. 이처럼 우리가 티셔츠를 구매하는 이유는 단순히 감각적이고 예쁘기 때문만은 아니다. 사회를 바꾸는 일에 동참하겠다는 강렬한 의지, 광장의 발언대에 오른 용기 있는 누군가에게 보내는 뜨거운 응원, 사랑하는 것들을 지키고 그들을 위해 싸우겠다는 결의의 표현을 티셔츠 입는 걸로 대신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다. 책은 오늘날 우리 세대에게 티셔츠는 단순한 옷이 아니라 깃발이고 표지며 피켓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지난 70년간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아 온 티셔츠 1천장이 담겨 있다. 기성 사회 주류 문화에 반발하는 젊은이들의 상징과도 같았던 1960년대 히피 문화, 자유와 민주주의 쟁취를 위한 사회 운동의 물꼬를 튼 다양한 사회적 사건들, 들리지 않는 약자들의 목소리, 소외된 사람들의 삶 등 저마다의 사연과 의미가 있는 티셔츠가 담겨 있다. 저자는 티셔츠야말로 사회를 반영하는 거울이며 나를 드러내는 현수막이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티셔츠를 입는 것은 곧 행동하는 것이며, 티셔츠로 사회와 문화 나아가 정치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한다.

유승진기자 ysj194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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