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분들께 손편지로 감사의 마음을 전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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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5-08 07:50  |  수정 2017-05-08 07:50  |  발행일 2017-05-08 제18면
[밥상머리의 작은 기적] 인성교육-아낌없이 주는 나무
“받기만 하고 감사할줄 모르면
그 피해는 자신에게 돌아와
부모님…선생님께 받은 사랑
되돌려주는 마음도 중요해요”
“고마운 분들께 손편지로 감사의 마음을 전해 보세요”
일러스트=최은지기자 jji1224@yeongnam.com

마음조차 연둣빛으로 물드는 신록이 눈부신 5월입니다.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좋은 5월에 특별히 감사의 이름으로 기억해야 할 얼굴들을 떠올립니다. 건강하게 잘 자라주는 아이들, 눈물과 정성으로 키워주신 어버이, 지혜롭게 자라도록 용기를 주신 선생님,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일하는 고마운 분들.

이번에는 셸 실버스타인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통해서 그동안 아낌없이 사랑을 나눠준 분들에 대해 감사하는 방법을 연습하고, 감사를 싱그럽게 표현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옛날에 나무가 한 그루 있었고 그 나무에게는 사랑하는 소년이 하나 있었습니다. 매일같이 소년은 나무에게로 와서 나뭇잎으로 왕관을 만들고, 나뭇가지에 매달려 그네도 뛰고, 사과도 따먹고, 숨바꼭질도 하며 즐겁게 지냈습니다. 소년과 나무는 서로 사랑했고 행복하게 지내며 시간이 흘렀습니다. 소년은 나이가 들었고, 나무는 홀로 있을 때가 많아졌습니다.

나무는 예전처럼 소년이 가지에 매달려 그네도 뛰고 사과도 따먹고 그늘에서 놀면서 즐겁게 지내기를 원했지만, 소년은 다 커버려서 나무와 놀기보다는 물건을 사고 싶고 돈이 필요하여 나무에게 돈을 달라고 요구합니다. 그래서 나무는 사과를 따다 도회지에서 팔면 돈이 생길 거라고 하자 소년은 사과를 따 가버렸습니다. 나무는 도움을 줄 수 있어 행복했지만 한편으로는 떠나간 소년은 오랜 세월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자 슬펐습니다. 어느 날 소년이 다시 돌아와서는 자신을 따뜻하게 해 줄 집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러자 나무는 자신의 가지들을 베어다가 집을 지으라고 합니다. 나무는 여전히 줄 수 있어서 행복했지만 떠나간 소년은 오랜 세월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그가 돌아오자 나무는 너무너무 기뻐합니다. 그러나 소년은 나이가 들고 비참해서 놀 수가 없다며 먼 곳으로 데려갈 배 한 척을 요구합니다. 변함없이 나무는 줄기를 베어 배를 만들도록 했고, 소년은 배를 만들어 타고 멀리 떠나버렸습니다.

오랜 세월이 지난 뒤 소년이 다시 돌아왔을 때 나무는 아무것도 줄 수 없고 다만 늙어 버린 나무 밑동뿐이라고 합니다. 소년은 나무가 안간힘을 다해 굽은 몸뚱이를 펴준 밑동에 앉아 쉬었습니다. 그때 나무는 행복함을 느꼈다는 이야기입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읽으면 저마다 떠오르는 얼굴이 다를 것입니다.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부모님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소년의 끊임없는 요구에 자신의 모든 것을 내주는 나무의 무한한 사랑과 나눔이 부모님의 헌신과 희생을 많이 닮았기 때문입니다. 이야기는 짧지만 나무의 헌신적인 사랑은 긴 여운으로 우리의 마음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킵니다.

나무처럼 아낌없이 자신의 모든 것을 나누어 준 분들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특별히 부모님의 눈물 젖은 사랑과 애틋한 기도는 자녀들의 가슴에 평생 소중한 감동으로 남을 것입니다. 또한 방황과 일탈의 삶에서 만난 스승님도 어떤 아이에겐 평생의 감사함으로 새겨져 있을 것입니다. 바라기는 자신의 삶에서 감사의 얼굴을 떠올리고, 그분들에게 따뜻한 사랑을 매만지고 소중한 추억으로 보듬어 자신도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는 순환이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그런데 요즘 학교 현장에서 만나는 숱한 일을 보면서 받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사랑을 베풀지 않으면 오히려 사랑받지 못함에 대한 억울함과 분노를 거칠게 표출하는 경우를 자주 접하게 되어 몹시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아낌없이 주는 나무도 필요하지만 이제는 그런 여건과 주변 사람들에 대해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정말 필요하고 절실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각자의 삶에서 감사가 잘 배어 있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그것이 왜 감사한 것인지를 되묻는 일들이 잦고, 오직 내 권리만 주장하는 일이 부정적인 결과를 낳는 일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저 받는 것에 대한 익숙함, 당연함이 잘못 인식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본인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걱정이 앞섭니다.

주어진 것에 감사할 수 있는 것도 능력이라고 합니다. 감사는 마음의 근육을 탄탄하게 키우는 일입니다. 불평과 원망을 할 때보다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면 도파민, 세르토닌, 엔돌핀 등의 호르몬이 분비되어 행복감을 더 느끼게 된다고 합니다. 자신이 존재하기까지 도움을 준 분들을 하나하나 떠올리고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5월이 되었으면 합니다.

가정에서 인성교육을 실천하기 위해 먼저 어린이에게 기념일에는 선물보다 추억을 만들거나 마음을 담은 손편지로 감사를 전하는 일이 있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에는 마음에서 우러나는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손편지에 꾹꾹 눌러 표현하여 감사의 5월을 만들면 어떨까요? 원미옥<대구 구암중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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