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국제고 입시에서 영어 내신성적 반영 방식이 절대평가로 바뀌면서 변별력이 사라져 국어와 사회 내신성적이 당락을 가르는 열쇠가 됐다. 대구의 한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수업에 열중하고 있다. <영남일보 DB> |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최근 시·도별로 ‘2018학년도 고등학교 입학전형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현재 중2가 치르게 될 2019학년도 외고·국제고 입시부터 영어 내신 성적 반영방식을 모두 성취평가제(절대평가)로 전환하겠다”고 행정 예고했다.
기존에는 외고·국제고 입시 1단계 전형에서 지원자의 영어 내신 성적과 출결사항만 반영돼왔다. 영어 내신 성적은 중2, 3학년 때의 성적만 반영됐는데 2학년 영어 성적은 ‘성취평가’로, 3학년 영어 성적은 ‘상대평가’로 반영됐다. 그런데 이런 영어 내신 성적 반영 방식이 2019학년도부터는 모두 ‘성취평가’로 반영된다는 것이 이번에 발표된 내용의 핵심이다. 영어 내신 성적을 절대평가로 반영함에 따라 영어의 변별력이 사라지면 외고·국제고에 지원하는 학생을 변별할 수 있는 요소가 사실상 없어지는 셈이다. 이들 학교에 지원하려는 중2 이하 학생들은 앞으로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까.
국어·사회 성적 다소 떨어지는 학생
경쟁률 낮은 학과 노리는 전략도 필요
면접 평가, 20% 내외 비중으로 반영
학생부 관리 잘하고 자소서 신경써야
◆1단계 통과하려면 국어·사회 점수가 관건
외고·국제고 입시에서 영어는 절대평가로 반영된다. 곧 2, 3학년 영어 시험에서 모두 A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더불어 국어와 사회 시험에서도 A를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영어 내신성적이 절대평가인 만큼 1단계에서 동점자가 속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3학년 영어 성적이 상대평가제로 반영됐을 때는 A를 받을 수 있는 지원자의 비율이 상위 4%로 제한됐지만, 2019학년도부터는 90점을 넘긴 학생들은 모두 A를 받게 된다. 기존보다 훨씬 많은 학생이 A를 받게 되면 동점자 역시 늘어난다.
교육부가 운영하는 고입정보포털의 ‘2018학년도 자기주도학습전형 및 고등학교 입학전형영향평가 매뉴얼’에 따르면 2019학년도부터는 국어와 사회 과목 점수로 동점자를 가려낼 예정이다. 예를 들어 영어 내신성적에서 동점을 받은 두 명의 학생 중 한 명을 뽑아야 한다면 두 학생의 3학년 2학기 국어·사회 점수를 살펴보고, 우수한 학생을 뽑는 식이다. 만약 3학년 2학기 국어·사회 점수가 또다시 동점이라면 3학년 1학기 국어·사회 점수로 학년을 거슬러 가며 점수를 비교해 합격자를 선별하는 것이다.
메가스터디교육 관계자는 “영어에서 모두 A를 받는 것은 필수며, 결국 국어와 사회 점수가 당락을 가르는 열쇠가 될 것”리마면서 “국어와 사회 점수에서 다소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 학생이라면 경쟁률이 낮은 학과를 노리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2단계 면접 비중, 더욱 높아질 것
1단계 통과가 끝이 아니다. 면접평가가 있는 2단계를 통과해야 한다. 영어 내신 성적이 절대평가로 반영되면서 2단계 면접 평가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외고·국제고 입시는 2단계에서 면접을 20% 내외의 비중으로 반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나머지 80% 비중은 출결과 영어 내신 성적이 차지한다. 그런데 아무리 동점자를 국어·사회 내신 성적을 반영해 가려낸다고 하더라도 국어·사회 또한 절대평가 점수이므로 큰 변별력을 가질 수 없을 것이다. 면접의 실질 반영 비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메가스터디교육 관계자는 “1단계 평가에서 국어와 사회 점수를 반영한다고 하더라도 이 과목 역시 절대평가로 반영되기 때문에 학생들 간 점수 차이가 크게 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면접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당락은 면접으로 갈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면접에서는 지원자가 학습을 위해 주도적으로 수행한 활동 및 경험은 무엇인지, 지원동기 및 진로계획은 무엇인지와 더불어 인성을 평가하는 질문도 한다. 면접은 자기소개서와 교사추천서, 학생부를 바탕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학생부를 잘 관리하고 이를 토대로 자기소개서를 잘 작성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도움말=메가스터디교육
이효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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