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 기로에 선 TK의 선택 (하)

  • 임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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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5-08   |  발행일 2017-05-08 제1면   |  수정 2017-05-08
높은 투표율이 'TK의 힘' 키운다
최다 부동층, 소신 투표로 적극 참여해야 지역 위상 올라가
당락 가를 최대변수…어느 때보다 영향력 있는 한 표 한 표

2008년에 개봉된 미국 영화 ‘스윙 보트’(Swing Vote)는 미국의 작은 도시(뉴멕시코주 텍시코)에 사는 백수의 중년 남성 버드 존슨에게 대통령 선거일 선거시스템의 착오로 선거법에 따라 재투표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에게 주어진 이 한 표가 박빙의 승부를 펼치던 공화당 소속 현 대통령과 차기 대권을 노리는 민주당 대선 후보 중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될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한 표로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영화 내용이 현실과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하루 앞으로 다가온 대한민국 제19대 대선에서도 유권자들의 한 표 한 표, 특히 TK(대구·경북) 유권자들의 한 표는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가치를 지닌다.

지난 4~5일 실시된 대선 사전투표의 투표율이 예상보다 높은 26%를 넘었지만, 대구는 전국 최하위인 22.38%에 그쳤다. 경북도 27.25%로 전국 평균을 웃돌긴 했지만, 광주·전남·전북이 모두 30%를 넘은 호남지역에 비해서는 낮았다. 따라서 당락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TK의 최종 투표율이 초미의 관심사다. 2012년 18대 대선 때 대구의 투표율은 79.7%로, 전국 둘째로 높았다.

대구의 낮은 사전투표율을 두고 각 후보 진영의 분석은 엇갈리지만,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된 지난 3일까지 전국의 부동층은 20% 정도였다. TK의 비율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누구에게 투표할지 결정하지 못한 ‘스윙보트’가 아직도 많다는 의미다.

TK 부동층이 투표권을 행사하느냐 포기하느냐가 이번 대선 당락의 중대 변수다. 투표는 대구·경북의 미래와도 직결된다. TK의 높은 투표율은 어느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지역의 위상과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높은 투표율은 TK의 저력이자 힘인 셈이다. 이제 누가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의 적임자이며, 누가 긴장 완화와 정국 안정, 경제 발전의 적임자인지를 놓고 자신의 가치 기준에 적합한 후보를 선택하는 일만 남았다.

법언 중에는 ‘권리 위에 잠자는 자, 보호받지 못한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권리가 있음에도 이를 행사하지 않는 자는 그 권리로부터 보호받을 수 없다는 뜻이다. 투표는 유권자의 권리다.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는 기권은 스스로 자신의 영향력과 위상을 깎아내릴 뿐만 아니라 지역 발전에도 걸림돌로 작용한다. 의무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투표를 포기해서는 안된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택해야 한다. 그래야 TK와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다.

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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