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병원의 배 아픈 이야기] 충수염(맹장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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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5-02 07:49  |  수정 2017-05-02 07:49  |  발행일 2017-05-02 제19면
[곽병원의 배 아픈 이야기] 충수염(맹장염)

맹장염은 일반인에게도 잘 알려진 친근한 질환 중 하나로 외과의사들이 대개 처음으로 집도하는 수술이다.

충수염은 매우 어린 아이나 노인들에서는 드물게 발생한다. 이 질환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사이에 최고의 빈도를 보이고 여성보다는 남성에서 약간 많다. 충수염의 원인은 충수의 입구 구멍이 막혀서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충수 점막 아래 림프조직의 증식이나 딱딱하게 굳어진 변 조각 혹은 다른 이물질에 의해 막힐 때 발생한다. 충수의 내강이 막히면 박테리아의 과대 증식과 충수 점막에서의 계속적인 점액 분비로 충수가 팽창해 붓고 이로 인해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게 되어 다시 붓고 나중에 썩어 터져 복막염이 되거나 고름집을 형성하게 된다.

급성 충수염의 진단은 병력청취 및 진찰소견과 함께 병리검사, 영상의학과적 검사로 이뤄진다. 증상은 처음에는 상복부 또는 배꼽 주위에 체한 듯한 통증이 생기면서 식욕부진, 오심, 구토가 있을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은 우하복부의 한 군데로 집중되게 된다. 처음 증상이 상복부에 생겨 체한 듯 할 때 병원을 방문한 경우 급성 위장염으로 흔히 오인되어 약 처방만 받고 집으로 가기도 한다. 이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우하복부로 통증이 이동하면 급성 충수염일 가능성이 많으므로 다시 병원을 찾게 된다.

진찰 소견은 오른쪽 아랫배를 눌렀을 때 통증과 배 근육 수축 및 뗄 때 통증을 느끼는 반사통이 있게 된다. 전형적인 병력과 진찰 소견이 없는 경우도 있다. 체온이 상승할 수 있으며 천공된 경우 고열을 동반하기도 한다.

혈액검사에서 백혈구 증가증이 있는 경우가 많다. 소변검사에서 요로결석이나 신우신염, 골반염으로 인한 소변 내 적혈구나 백혈구가 많이 보이는가를 확인해 다른 질환과 감별한다. 영상의학과적으로는 초음파검사와 복부 CT검사가 진단에 도움이 된다. 퉁퉁 부어있는 충수, 충수 주위 체액의 저류, 분석 등으로 진단이 가능하며 우하복부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질환의 감별에도 유용하다. 급성 충수염은 원칙적으로 응급수술을 한다. 충수돌기를 잘라내는 충수 절제술을 시행하는데, 수술 후 흉터가 크지 않지만 천공된 후 수술을 받게 되면 더 크게 절개를 해야 하고 합병증이 생겨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복강경을 통한 충수 절제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는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 개복수술에 비해 큰 장점은 없다. 충수염이 터져서 고름집을 형성했을 때 검사 상 크기가 4~6㎝ 이상이면 배농관을 삽입하고 그것보다 작으면 그냥 항생제 치료를 수 주간 시행 후 한 달 반 정도 지난 뒤 복강경하 충수절제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이 경우 입원을 포함한 치료기간이 너무 길고 비용 또한 몇 배나 들기 때문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바로 수술하여 1주일 만에 퇴원하게 된다. <이정화 1외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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