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교육] 우리 교육의 미래를 책임질 대통령 후보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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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5-01 07:43  |  수정 2017-05-01 07:43  |  발행일 2017-05-01 제15면
[행복한 교육] 우리 교육의 미래를 책임질 대통령 후보는 누구인가?
임성무 <대구 강림초등 교사>

20대인 아들과 대선후보 지지를 두고 토론을 하다가 아들이 짜증을 냈다. 나도 짜증이 났다. 아들은 지지하던 후보가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말하지 않고 표를 계산해서 뒷걸음질치는 말을 하는 것에 실망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관되고 소신 있는 후보로 마음을 바꾸었단다. 50대인 나는 나름 소신있고 일관되게 살아 온 삶과 다르게 현실적인 목표를 위해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많지만 그 후보를 지지하기로 했다. 아들은 나의 선택에 대해 비겁하다고 말했다.

나는 승진을 포기하고 아직도 20대 청춘 때의 꿈을 꾸며 평교사로 일하고 있다. 29세 때 버스에서 흘러나오는 백창우의 ‘나이 서른에 우린 어디에 있을까? 어느 곳에 어떤 얼굴로 서 있을까? 우리들의 노래와 우리들의 숨결은 나이 서른엔 어떤 뜻을 지닐까?’라는 노래를 들으며 내 앞에 놓인 30대를 생각했다. 그렇게 나는 서른살에 해직교사가 되었다. 다시 복직을 한 이듬해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가 나왔다. 나는 이 노래를 마흔 즈음에로 고쳐 불렀다. 어느덧 나는 ‘어느 60대 노부부의 노래’를 부르면 눈물이 나는 나이가 되었다. ‘세월은 그렇게 흘러 여기까지 왔는데’도 세상은 내 서른 날의 꿈과 희생만큼 변하지 않았다.

나는 박정희 시대 시작 때에 태어나 학창시절을 보냈고, 1987년 6월을 거리에서 보냈다. 세상이 바뀌는 줄 알았지만 ‘인생은 그렇게 흘러’버렸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살아 온 나의 인생은 거칠고 피곤했으며 불의와 분노의 시대를 살았다. 작년 늦가을에 시작한 촛불은 차디찬 겨울을 지나면서 마침내 봄 같은 봄을 만들어냈다. 이제 봄의 끄트머리에서 나는 지금 진정 봄을 만끽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 떨리고 불안하다. 설사 아들과 불화한 아버지가 되더라도 나는 나의 봄을 만끽하고 싶다. 처음으로 미래로 가는 기차를 신나게 타고 싶다.

교사에게 정치적 자유는 없다. 선거철에는 더더욱 그렇다. 심지어는 좋아하는 대통령 후보의 공약에 대해 좋다 싫다는 말조차 드러낼 수가 없다. 교실에서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일이야 지극히 당연한 일이고 교사의 기본 품격이지만 교실 밖에서도 아무런 지지나 반대를 표현조차 할 수 없음에 서글픔을 느낀다. 교육의 당사자임에도 교육공약에 대해서 좋아요, 싫어요를 말할 수 없다. 하지만 나는 선거법에 걸리지 않을만큼 조금 용기를 내어 대통령 후보들의 교육공약에 대해서 말해보려고 한다.

6만 여명이 가입하고 있는 거대 전교조를 없애버리는 것을 공약으로 내놓은 후보도 있지만, 현재 흐름대로 간다면 전교조는 다시 합법지위를 얻게 될 것이다. 교육관련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사회적교육위원회가 후보들에게 질문하고 받은 답변을 보면 전교조에 대한 견해차이가 큰 것을 제외하고는 놀랍게도 주요 후보들이 더 이상 우리 교육이 이렇게 가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입시제도와 관련하여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자격고사화하겠다고 한다. 참 다행이다. 대학서열화체제에 대해서도 대학통합네트워크와 공영형 사립대로 가야 한다고 한다. 정치권력이 바뀔 때마다 정책이 바뀌지 않도록 교육부를 폐지 또는 혁신하고 중립적인 사회적 합의 기구로서 국가교육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한다. 바람직하다. 친환경무상급식, 무상교육확대, 대학등록금 반값은 상식이 되었다. 자사고나 특권학교 폐지, 작은학교살리기에 대해서도 대부분 같은 정책을 가지고 있다. 단지 학제개편에 대해서 현재의 초중고 12년을 둔 상태에서 개편할 것인가, 5·5·2학제로 틀을 깨어서라도 교육을 혁신할 것인가에 대해서 이견이 있다.

이제 일주일 남았다. 다행스러운 일은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우리 교육은 더 이상 경쟁과 서열 중심의 신자유주의교육은 끝났다는 것이다. 문제는 대구·경북이다. 대구·경북 아이들만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뒷걸음질치도록 두어서는 안 될 것이다. 지난 5년 동안 교육부에서 1등으로 평가받았다고 자랑하고 ‘교육수도’라고 명명한 대구교육은 대수술이 필요하다. 그 몫은 이제 대구시민에게 달려있다. 꿈만 꾸다 가는 세월이 되지 않으면 참 좋겠다.
임성무 <대구 강림초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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