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카르페 디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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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4-28 07:43  |  수정 2017-04-28 07:43  |  발행일 2017-04-28 제16면
[문화산책] 카르페 디엠
정경옥 <대구 관광고 교사>

“카르페 디엠(Carpe diem).” 오래된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이 학생들에게 자주 외치던 명대사다. 우리말로 ‘이 순간을 잡아라, 현재를 즐겨라’는 뜻이다. 영화는 전통과 규율, 주입식 교육을 중시하는 한 명문 고등학교에 문학 교사인 키팅이 부임한 후 그의 열린 교육이 모든 것을 바꾸어 놓는다는 내용이다. 키팅 선생은 아이들에게 “카르페 디엠, 오늘을 즐겨라. 소년들이여, 너의 삶을 비상하게 만들어라”고 외친다. 지금 사는 이 순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의 ‘주관적 행복지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2009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꼴찌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어린이·청소년 5명 중 1명은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있었으며 특히 전체의 5%는 3번 이상 자살 충동을 경험한 자살 충동 위험집단에 속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어린이와 청소년이 OECD 국가 중 가장 불행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성적으로만 그 사람을 평가하는 ‘성적 지상주의’, 개인의 개성과 능력은 무시된 채 일방적이고 획일화된 교육 시스템, 만연한 학교 폭력 등이 우리 아이들의 삶을 힘들게 하고 있다.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기꺼이 현재를 내려놓은 것이 과연 아이들의 선택인가?

올해 대구 교육의 방향은 행복역량교육이다. 지난 수년간 지속해서 추진해온 행복역량교육은 미래의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역량을 기르는 교육이다. ‘행복한 삶’은 의미 있는 일에 즐겁게 몰입하는 개인적 안녕과 주변 사람들과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상호작용하는 사회적 안녕을 합한 것이다. 이를 위해 5가지의 행복역량을 기르는 교육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실제적인 성과를 보고 있다니 다행이다. 아이들에게 웃음과 행복을 찾아 줄 수 있는 것은 어른들 우리 모두의 책임이자 과업이다.

2개월 동안 영남일보에 글을 쓰는 시간은 스스로 반문하고 반성하기도 한 배움의 시간이었다. 이제는 글과의 약속을 더욱 잘 지켜야 할 시간이 남았다. 교직은 내 당당함의 원천이었다. 아이들에게 분에 넘치는 사랑도 받았고, 아이들이 방황과 혼돈의 시기를 거쳐 아름다운 청년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큰 호사도 누렸다. 지난 세월만큼 세태가 변하고 학생들도 많이 변했지만, 아이들로 인해 행복했다. 우리 아이들, 이 세상 모든 아이들이 부디 행복하기를….
정경옥 <대구 관광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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