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점번호판에 태양광LED 설치 민·관·군 함께 만든 안전한 등산로

  • 글·사진=박태칠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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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4-26   |  발행일 2017-04-26 제14면   |  수정 2017-04-26
공군군수 부사관 봉사단 등
안심 초례산 일대 시범 설치
국가지점번호판에 태양광LED 설치 민·관·군 함께 만든 안전한 등산로
공군군수사령부 부사관 봉사단이 등산로 시설물에 태양광LED등을 설치하고 있다.

대구는 산의 도시이다. 어느 학자에 따르면 인구 200만명이 넘는 대도시 중 대구처럼 높이 1천m 이상 되는 산이 남과 북으로 둘러싼 도시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한다.

그래서 시민들은 산을 자주 찾고, 산에 가는 사람이 많은 만큼 안전사고도 자주 일어난다. 산에서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이정표도 세우고 사고 시 위치를 알리는 국가지점번호판도 설치하고 있지만 야간에는 무용지물이다. 산악구조활동 중 야간 구조활동이 전체의 40%를 차지한다는 통계도 있다.

그렇다면 야간에도 이정표나 국가지점번호를 보이도록 할 수는 없는 걸까. 달동네 태양광LED등 설치사업(반딧불 천사프로젝트)을 펼쳐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던 <사>동구자원봉사센터가 궁리 끝에 이정표와 국가지점번호판에 태양광LED등을 설치하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이들 시설물을 관리하는 동구청에 협조를 구하고 동부경찰서 생활안전과와 함께 설치방법을 연구했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21일 실행에 들어갔다.

이날 오후 2시 동구 신서동 혁신도시 한국감정원 건물 앞에는 10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모였다. 이들은 K2 공군부사관들로 구성된 공군군수사령부 부사관 봉사단(회장 신호욱 원사)과 119시민안전봉사단(단장 박성동)·동구여성자원봉사회(회장 조명희)·행복나무 봉사단(회장 김은옥) 등이었다. 30분간 회의를 거쳐 K2부사관봉사단은 등산로 시설물에, 119시민안전봉사단은 이정표와 국가지점번호판에 태양광LED를 설치하기로 했다. 동구여성자원봉사회와 행복나무는 환경정비 봉사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이들이 첫 실행장소로 초례산을 선택한 이유는 인구 6만명이 넘는 초(超)거대동인 안심 3·4동에 속해 있어 많은 주민이 등산코스로 이용하는데다, 혁신도시 인근이어서 외지에서 온 공기업 직원들도 자주 오르는 산이기 때문이다.

이날 봉사활동은 오후 6시가 넘도록 진행됐다. 봉사자들은 신서지와 초례봉 정상까지의 등산로에 설치된 안내판·이정표·화장실·정자 등 시설물 8개소와 국가지점번호 8개, 구급함 4개소에 소형 20개, 중형 9개의 태양광LED등을 설치했다.

봉사활동 후 마지막에 산을 내려온 <사>동구자원봉사센터 최희순 소장은 “이정표와 국가지점번호판에 태양광LED등을 설치한 것은 타 지역에도 모범적인 선례가 될 것”이라고 자랑스러워했다. 스테인리스로 제작된 국가지점번호판에 태양광LED등을 설치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이날 설치점검까지 마친 동부경찰서 생활안전과 박정수 경사는 “자원봉사자들과 동구청의 협조 덕분에 가능했다”며 참가자들의 노고를 앞세웠다.

봉사자들이 떠나간 초례산은 다시 적막과 암흑 속에 묻혔다. 그러나 등산로 곳곳에서는 생명을 구하는 작고 소중한 불빛들이 별처럼 빛났다.

글·사진=박태칠 시민기자 palgongsan7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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