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곳에 희망이 있다’ 장애 학생들과 함께 만드는 뮤지컬

  • 문순덕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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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4-26   |  발행일 2017-04-26 제14면   |  수정 2017-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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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두 번째 창작극‘다섯개의 비밀(용기·인내·소망·배려·기쁨)’ 공연을 끝내고 출연진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노블리쥬 제공>

포근한 사랑을 전달하는 엄마의 마음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노블리쥬’.

2013년 6월 창립된 노블리쥬(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합성어) 클럽은 사회 각 분야에서 역량과 재능을 가진 여성 지도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전문인 60여 명이 뜻을 함께하면서 교육 사각지대에 놓인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교육기부를 실시하고 클럽 구성원 간의 폭넓은 교류 및 사교를 도모하는 순수 봉사단체다. ‘부끄러운 어른 되지 않기’란 슬로건 아래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으로 지속적인 교육기부를 함으로써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데 목표를 두고 후원 활동을 하고 있다.

여성 전문인 60여명으로 구성
교육기부봉사단체 ‘노블리쥬’
대구지역 특수학교 학생들에
재능발휘 가능성·자신감 고취
2014·2016년 두 번 공연 성료
세번째 창작 뮤지컬도 준비 중


클럽의 역사는 짧지만 눈길을 끌만한 성과도 냈다. 엄마의 따뜻한 마음을 담아서 장애청소년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어울림의 가치를 예술교육을 통해 알게 해주는 ‘치유의 합창’을 탄생시킨 것이다.

2014년 9월 무대에 올린 첫 창작 뮤지컬 ‘그대 고운 나래’는 대구 최초의 여성 교육기부자 김울산 여사의 업적을 기린 뮤지컬이다. 이 공연을 통해 더 많은 교육기부가 들불처럼 번져나가기를 바라는 뜻을 담았다고 했다.

연출은 대구연극협회 부회장인 김은환 연출가가 맡았으며, 대구지역 6개 특수학교 120명의 장애 학생들을 비롯, 성악가와 연극배우들의 재능기부로 제작됐다. 1년 동안 땀 흘린 노력의 결실로 대구학생문화센터 1천300석을 가득 채웠을 정도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출연진과 관객이 하나 되는 벅찬 감동의 기쁨을 제대로 느낀, 잊을 수 없는 공연이었다.

특히 장애학생들은 불편한 몸이지만 강인한 의지로 여건을 극복하면서 비장애인을 능가하는 예술적 재능과 맑은 영혼을 표현했다. 장애인도 꿈과 희망을 품고 노력하면 반드시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한 편의 휴먼드라마였고, 감동의 창작 뮤지컬이었다.

두 번째 공연은 2016년 12월에 열렸다. 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한 창작극 ‘다섯개의 비밀(용기·인내·소망·배려·기쁨)’은 대구지역 8개 특수학교 재학생 120명과 교육극단 ‘콩나물’(대표 정성희) 배우들, 그리고 노블리쥬 클럽 멤버들이 1년 동안 준비했다.

마녀들로부터 별나라를 지키기 위해 힘을 합치는 다섯 아이의 이야기를 다룬 이 공연은 장애인의 자기계발과 사회 참여를 목표로 진행됐다. 학생 개개인의 끼와 재능을 발견하고 뮤지컬에 온 힘을 쏟아내도록 노블리쥬 클럽은 전문강사를 지원하는 한편 주 2회 학교를 방문해 출연자들에게 간식을 제공하는 등 뒷바라지를 했다.

클럽 회원들의 응원에 힘입어 학생들이 어려운 고비를 슬기롭게 잘 이겨내고 꿈과 희망을 노래와 연기로 표현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등 힘든 연습을 통해 1시간30분에 걸친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한 걸음 한 걸음, 몸짓 하나하나가 힘든 장애인들이 온 힘을 다한 공연은 인간의 한계를 넘은 기적이었으며 감동의 무대로 승화됐다. ‘못할 것’이라고 포기한 것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의 불씨 하나로 아이들을 세상 밖으로 나오게 했고, 큰 무대를 통해 자신감을 심어주기까지는 모든 회원과 스태프의 관심 및 믿음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심선희 노블리쥬 회장은 뮤지컬에서 만난 맑은소리 하모니카단 맏형 표형민씨(27·장애 1급)가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 발로 그림을 그린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회원들과 함께 전문 지도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지난 3월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에 위치한 한영아트센터 갤러리에서 열린 표형민 구족화가의 개인전은 노블리쥬 회원들의 관심이 한몫을 했다. 개인지도를 받을 수 없는 표 작가의 딱한 사정을 전해 들은 뒤 이일남 화백의 개인지도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했고 그 결과 표 작가가 꿈에 그리던 인물화를 전시해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은 것은 물론 비장애인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세 번째 창작 뮤지컬을 준비하고 있는 심 회장은 “예능 치유 프로그램으로 장애인들도 꿈과 희망을 품고 재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가능성과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다”면서 “당당하게 살아가고 행복을 추구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최대한 많은 교육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순덕 시민기자 msd561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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