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한의대 한방병원의 건강이야기] 중풍, 다양한 전조 증상…습담·열 관리해야 예방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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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4-25 07:56  |  수정 2017-04-25 08:37  |  발행일 2017-04-25 제21면
20170425

‘갑자기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고 저리면서 감각이 없어진다. 얼굴의 감각이 무뎌지기도 한다. 뿐만 아니다. 어느 날부터 말할 때 상대방이 말을 알아듣지 못할 정도로 발음이 부정확해진다. 또 한쪽 눈이 흐리거나 잘 보이지 않는다. 멀미증상이 일어나고 심한 두통으로 의식장애가 갑자기 오면서 쓰러질 수도 있다.’

이처럼 중풍(中風)은 갑자기 찾아오기보다는 손상 부위에 따라 다양한 장애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요즘처럼 아침저녁으로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도 중풍에 걸리는 환자가 적지 않다. 중풍은 크게 뇌혈관이 막혀서 발생하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로 구분된다. 문제는 노령층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중풍이 최근 들어 30~40대 젊은층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식습관의 문제도 있겠지만 직장생활에서 오는 과도한 스트레스도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스트레스 사회…30∼40대 발병 확대
고혈압·당뇨·부정맥·고지혈증 체크
소양인·태음인 체질·비만, 위험 ↑
안면 마비·신체 저림 등 예비 경고


양방에서는 뇌졸중이라고 하는 중풍. 한의학적 의미를 보면 중(中)은 적중했다는 의미이고 풍(風)은 태풍과 같이 큰 위력으로 무서운 결과를 가져온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중풍은 한 번 발생하면 걷잡을 수 없이 큰 장애를 일으키고, 심지어 생명을 위협하는 무서운 질병이다.

한의학에서는 중풍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열(熱)이다. 이 열이 중풍이 되기 전에 어떻게 잘 관리하느냐가 중풍을 예방하는 열쇠가 된다. 중풍이 발생하는 한의학적 병리기전 중 하나인 습생담·담생열·열생풍(濕生痰·痰生熱·熱生風)은 습한 기운이 담을 만들고 담이 열을 일으키며 열이 중풍을 발생시킨다는 의미다.

고지혈증, 당뇨병 등은 습(濕)과 담(痰)을 쉽게 만든다. 이 습과 담은 비만으로 나타나는데, 습과 담은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열을 일으키게 되고 이 열이 결국 풍을 만들어 중풍이 된다. 덥고 습한 곳에서 높은 수온이 계속되면 이후 태풍이 발생하는 자연의 이치와 같다. 이러한 과정을 한의학의 고전인 황제내경(黃帝內經)에서는 “비만한 사람은 중풍에 잘 걸리는데, 비만한 사람은 습담이 많고 습담은 열을 잘 일으키고 이 열이 결국 중풍이 된다”고 했다.

중풍의 예방에는 이 습담과 열을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가 중요한데 중풍에 걸리기 쉬운 체질이 있다. 바로 소양인(少陽人)과 태음인(太陰人)이다. 이 두 체질은 모두 열이 잘 발생하여 중풍에 이르기 쉬운데 여기에 잘못된 식습관, 지나친 음주, 흡연, 과로, 과도한 스트레스 등이 겹치면 뇌혈관 질환이 중풍이 되는 것이다. 중풍의 예방에는 무엇보다 생활습관을 바르게 가지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조기 검진을 통해 문제가 되는 것을 찾아내고 교정해야 한다.

중풍이 의심된다면 지체 없이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중풍의 응급치료는 환자의 의식을 확인하고 상태가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는 치료가 주가 된다. 우황청심원(牛黃淸心元)을 투여하고 인중(人中), 백회(白灰), 합곡(合谷) 등의 혈(穴)자리에 자침하고 십선혈(十宣穴)을 사혈(瀉血)하는 등의 응급치료를 시작으로 환자의 체질과 현재의 상황에 맞는 처방을 내리게 된다.

습담이 주가 되는 경우에는 성향정기산(星香正氣散)을, 열이 주가 되는 경우에는 방풍통성산(防風通聖散)을, 풍이 주가되는 경우에는 속명탕(續命湯)을 처방한다. 중풍의 초기에는 환자 상태의 변화가 아주 크므로 주의깊게 관찰하고 치료해야 하는데, 발병 2~3일 내에 악화되는 경우가 있고 다른 합병증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중풍의 급성기는 7~10일 정도로 환자의 상태가 안정되면 신체 기능의 회복을 위한 재활치료와 함께 회복을 위한 치료가 시행된다. 기혈(氣血)이 정상을 찾을 수 있도록 순기활혈탕(順氣活血湯)과 같은 처방을 사용하고 중풍의 치료에 사용되는 중풍칠처혈(中風七處穴)에 침구치료를 통해 환자의 회복을 도모한다.

중풍을 예방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중풍의 원인이 되는 고혈압, 당뇨병, 부정맥, 고지혈증 등 기저질환이 악화되지 않도록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관리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금연, 적절한 유산소 운동을 통한 체중관리, 스트레스, 좋은 식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이와 함께 채소나 과일은 많이 먹는 것이 좋은데 중풍 발생 위험이 2/3로 감소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중풍의 전조증상에 유의해야 한다. 전조 증상이 나타난다면 반드시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자신의 중풍발생 위험정도를 평가받고 필요시 예방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 전조 증상

① 몸의 절반(한쪽 얼굴, 팔,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저린 느낌
② 한쪽 손에 힘이 없어 물건을 떨어뜨리거나 다리가 후들거려 걷기 힘듦
③ 갑작스러운 어눌한 말투
④ 한쪽 눈이 침침해 앞이 잘 보이지 않거나 물체가 둘로 보임
⑤ 얼굴이 한쪽으로 쏠리는 듯하고 뻣뻣하며 감각이 없다
⑥ 갑자기 현기증이 나서 아찔하다는 느낌과 함께 한쪽으로 쓰러지곤 한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도움말=대구한의대학교 부속 대구한방병원 장우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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