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여행의 첫 준비 예방접종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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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4-25 07:54  |  수정 2017-04-25 07:55  |  발행일 2017-04-25 제20면
‘황열’ 사망률 20% 이상…열대지방 여행시 예방접종 필수
2017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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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파티마병원 감염내과 김혜인 과장

해외여행자가 많아지면서 여행 전 예방접종에 대한 관심이 높다. 여행지가 어디냐에 따라 필요한 건강상의 준비나 예방 약제·예방접종 등도 크게 달라진다.

황열과 수막알균 백신은 해외 국가에 입국하기 위해서는 접종 받을 것을 규정하고 있다. 여행지에서의 감염 위험이 국내보다 더 높아 접종하는 것이 좋은 백신으로는 A형간염, 장티푸스, 수막알균, 광견병, 인플루엔자, 콜레라가 포함된다. 백신마다 접종 스케줄이나 면역이 형성되는 시기가 다르므로 가능하면 여행 4~6주 전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황열은 사망률이 20% 이상인 치명적인 질환으로, 아프리카와 중남미의 열대 지방에서 원숭이로부터 모기를 통해 바이러스가 사람으로 전파된다. 세계보건기구에서 지정한 강제 백신으로 일부 국가에서는 입국시 필요하다. 백신이 매우 효과적이므로 황열 발생 지역을 여행하기 전에는 반드시 접종하는 것이 좋고 접종 증명서를 받아야 한다. 접종 10일 후부터 면역이 인정되고 10년마다 재접종을 해야 한다.

도시보다는 정글 또는 정글 주변을 여행하거나 여행 기간이 길어질수록 위험은 높아진다. 예방을 위해서는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황열 백신은 약독화 생백신으로 매우 안전한 백신에 속한다. 단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과민반응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면역저하자에서는 뇌염을 일으킬 수 있고 이러한 뇌염은 9개월 이하 어린이에게 잘 생긴다.


수막알균, 밀접촉·기침에도 감염 의료·선교봉사시 필요
A형간염, 개발도상국서 흔히 발생 두 번 접종시 효과 95%
콜레라, 세균성 장염으로 심한 설사…오염 식수·음식 조심
가능한 4∼6주 전 여행 목적·지역·기간 따라 전문의 상담



콜레라는 세균성 장염으로 심한 설사가 특징이며 수분 공급만 충분히 하면 사망률은 2% 이하로 낮다. 주로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 위생상태가 좋지 않은 개발도상국의 시골에서 오염된 음식이나 식수로 인해 발생한다. 예방접종은 주사용 불활화 백신과 경구용 백신이 있다. 불활화 백신은 예방 효과가 50%로 낮고 예방 지속 기간이 1~3년 정도이며, 경구용 백신은 60~86%의 예방 효과를 보인다.

수막알균은 수막염과 패혈증을 일으킬 수 있으며, 전격성 패혈증은 증상 시작 1일 이내에 사망에 이를 정도로 진행이 빠르다. 밀접한 접촉, 기침 등 작은 비말에 의해 전파된다. 일반적으로 경제·위생 수준이 낮은 국가에서 발생률이 높다. 선진국에서는 10만명에 0.5~4명 정도로 낮지만 개발도상국에서는 이보다 10배 정도 많이 발생한다.아프리카 중부지방에서 주기적으로 유행한다. 사우디아라비아 성지 순례 또는 현지 주민과 접촉이 많은 의료나 선교 봉사를 할 때는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가마다 유행하는 혈청군이 다르므로, 여행 전 많은 혈청군을 포함하는 4가 백신(혈청군 A, C, W, Y135)을 권장한다. 백신을 받고 10일이 지나야 항체가 생긴다.

A형간염은 세계적으로 발생하지만 특히 물과 음식 위생이 떨어지는 개발도상국에서 흔하다. 이런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어릴 때 감염되며 증상이 없이 자연적으로 호전되거나 경증으로 앓고 사망률도 0.15%이므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선진국에서 성인이 A형간염에 걸리면 대부분 증상이 나타나고 사망률도 2%에 달할 수 있다. 해외여행자에게 발생하는 바이러스 간염은 A형간염이 60%를 차지한다.

개발도상국으로 갈 때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한 병 중에서 가장 흔한 것이 A형간염이다. 나이에 따라 면역 형성 정도가 다르므로 20대 이하 여행객에는 항체 검사 없이 백신을 주사하고, 30대 여행객에게는 검사를 하고 결과에 따라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경제적이다. 두 번 접종 후 예방효과는 95% 이상이며 두 번째 접종은 6~12개월 후 하는 것이 원칙이다. 한 번 주사 2주 후 50%에서 항체가 생기고 4주가 되면 90% 이상에서 항체가 생긴다.

장티푸스는 균을 가진 사람의 대변을 통해 나온 균이 물을 오염시켜 다른 사람을 감염시킨다. 장티푸스는 개발도상국과 같이 보균자 검색이나 치료가 되지 않고 상하수 처리가 불량한 지역에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네팔 등이 위험지역이며 이런 곳을 여행하는 경우 2만5천명 중 1명꼴로 발생할 수 있다.

예방접종을 받은 후에도 장티푸스균이 많이 들어오면 걸릴 수 있으므로 물과 음식에 대한 주의를 철저히 해야 한다. 국내에는 주사용 다당류 백신이 있으며 1회 근육주사를 맞으면 접종 10일 후부터 예방 효과가 있다.

광견병은 일단 발병하면 대부분 사망하는 치명적인 바이러스 뇌척수염이다. 애완동물이나 가축에게 광견병 백신을 투여하지 못하는 개발도상국에서는 아직도 만연한 병이다. 오소리, 여우, 늑대, 스컹크, 박쥐와 같은 야생동물과 관련이 있다. 광견병이 발생하는 지역을 여행할 경우, 여행 기간이 한 달을 넘는 경우, 직업적으로 동물과 접촉할 경우, 여행 기간과 관계없이 의료시설을 바로 이용할 수 없다면 광견병 예방 백신을 접종해야 안전하다. 해외 여행 시 국가마다 발생하는 다양한 질병이 있고 위험도도 여행의 목적이나 지역·기간에 따라 다르다. 따라서 해외 여행 계획이 있다면 감염병 전문의를 찾아 상담할 것을 권한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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