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세상] 지역순환경제시스템과 내생적 발전

  • 인터넷뉴스팀
  • |
  • 입력 2017-04-21   |  발행일 2017-04-21 제22면   |  수정 2017-04-21
많은 지역발전 관련 정책이 단순 기업 유치 등
외부 여건에 의존하는 경향
내부 자원과 역량 결합해야
지속적 경제기반 조성 가능
[경제와 세상] 지역순환경제시스템과 내생적 발전
박상우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대선을 앞두고 각 정당에서는 지역발전과 관련하여 사회간접자본의 확충과 신성장산업과 관련한 기업유치 등 다양한 공약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지역경제와 유기적 관계를 가지지 못한 단순한 기업의 유치는 생각만큼 그 효과가 크지 못하고 오히려 지역의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외부로부터의 인력과 기업유치를 통한 발전전략을 외생적 발전전략이라고 정의하면, 내생적 발전전략은 지역 자원을 발전의 원천으로 하여 지역 내 기업가 정신 고취, 역량 강화를 통해 낙후지역의 잠재력을 활성화시킴으로써 경쟁력을 제고시키고자 하는 전략이다.

내생적 발전전략은 기업을 유치하는 전략만으로는 지역의 발전을 견인할 수 없다는 인식하에 도입되었으며 지역의 역량과 자원을 활용하여 지역발전을 도모하는 전략이다. 그러나 내생적 발전전략 역시 지역 내부의 역량이 부족할 경우 외부의 도움 없이는 발전이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되었으며, 외부 자원을 주체적으로 활용하여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꾀하는 신내생적 발전전략이 나타났다. 이러한 신내생적 발전전략에서는 내부 자원과 역량을 외부의 자원과 연계시키는 전략, 내부 역량과 거시적 경제정책 간 연계전략, 외부 환경변화에 대한 예측 및 대응 능력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신내생적 발전전략을 순환론적 관점에서 재해석하면 광역적 관점에서 농촌과 도시의 순환관계를 형성함으로써 낙후된 농촌지역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생적 경제기반 조성을 위한 추진주체, 지역자원의 발굴 및 활용, 외부자원 활용 측면에서 다음과 같은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추진주체 관점에서 ‘지역혁신 인적자원 개발 및 농산업 생태계’와 ‘연계협력을 통한 지역순환경제센터’를 구축하는 전략이다. 내생적 발전전략에서는 지역발전에 대한 지역주민의 자기결정권 강화가 강조된다. 따라서 다양한 주체들의 역량강화가 필요하고 지역 내부의 역량이 부족할 경우 외부인재를 유치하여 육성하는 방법이 고려되어야 한다. 그런데 지역주민들의 개별적인 활동으로는 지속적인 경제기반을 조성하기 어려우므로 이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중간지원조직이 구성되어야 한다.

둘째, 농업지역의 경우 지역자원의 발굴 및 활용 측면에서 ‘농산업의 6차 산업화와 로컬푸드 활성화’ 전략이 필요하다. 6차 산업화는 지역의 대표 향토자원을 고부가가치화하는 활동으로 지역 농가의 소득증대 제고, 2차 산업화를 위한 기업창업 및 유치, 체험프로그램 개발 등 3차 산업 역량 강화를 통한 경제기반 강화로 요약될 수 있다. 6차 산업의 대표적 사례인 로컬푸드 시스템은 지역에서 생산된 자원이 지역내에 환류되게 하는 메커니즘을 지니고 있다. 로컬푸드 활성화를 위해서는 로컬푸드 통합지원센터 설치, 정책지원부서의 통합, 대도시와의 연계협력 구축 등이 필요하다.

셋째, 지역자원을 활용하여 지역경제의 선순환을 가능하게 하는 비즈니스 모델 발굴 측면에서 ‘지역특화형 사회적경제 육성’과 ‘마을기업 만들기’ 전략도 요구된다. 사회적경제는 공동체와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를 중시하고 있으며 이러한 사회적경제 육성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낙후지역에 새로운 자립기반 모델이 될 수 있다.

넷째, 외부자원의 활용측면에서 ‘도농통합-세대통합형 지역발전 모델 구축’과 ‘네트워크형 공공서비스 공급체계를 통한 정주여건 개선’이 요구된다. 도농통합, 세대통합을 위해서는 외부로부터 인재를 유치할 수 있는 귀농귀촌 정책이 필요하고 아울러 고령친화적 지역사회 개발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이상에서 논의한 내생적 발전전략이 지역발전에 있어 필요충분조건이라고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많은 정책들이 단순히 기업유치를 포함한 외부의 여건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은 것이다. 저성장시대에 직면한 현 시점에서 단순히 양적규모의 확대를 추구하는 전략이 아니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전략과 줄탁동시(啄同時)와 같은 균형잡힌 시각이 필요하다.

박상우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