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세상보기] 정착에 유리한 U형 귀농인

  • 남해길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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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4-19   |  발행일 2017-04-19 제13면   |  수정 2017-04-19
[시민기자 세상보기] 정착에 유리한 U형 귀농인

귀농인의 유형을 분류할 때 흔히 I, J, U형으로 나눈다. 알파벳의 모양에 따른 것으로 설명을 덧붙이면 이렇다. 도시에서 나고 자라 농촌의 삶을 한 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이 귀농한 경우엔 I형, 농촌에서 나고 자라 도시로 나갔다가 귀농할 때 고향으로 오지 않고 다른 농촌지역으로 간 경우는 J형, 그리고 고향으로 되돌아온 경우는 U형 귀농인으로 부른다. 특히 U형 귀농인은 다른 유형과 달리 ‘귀향인’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 중 농촌 생활에 가장 취약한 부류는 누구일까? 말할 것도 없이 I형 귀농인이다. 모든 것이 생소하고 낯설기만 할 것이다. 도시적 사고 또는 생활방식에 익숙하기 때문에 상당한 세월이 흘러도 농촌에서의 삶은 어색하기만 하다. 때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관청의 일처리 방식에 군청 홈페이지 게시판을 난장판으로 만들기도 한다.

또한 이웃과의 불화도 종종 일어난다. 결국 역귀농을 하는 대다수의 부류가 I형 귀농인들이다.

J형 귀농인들은 그나마 좀 낫다. 농촌에 대한 낭만도 있고 추억도 있다. 농업에 대해 어깨너머로 얻은 지식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이방인이다. 분명한 계획이나 각고의 노력이 없으면 정착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종종 본다.

이에 반해 U형 귀농인들은 모든 면에서 유리하다. 친척 친지들뿐만 아니라 어린 시절 친구들도 고향을 지키고 있는 경우가 많아 이런 저런 도움을 어렵지 않게 받을 수도 있다. 사실 고향으로 귀농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고향과 마을에 대한 애정은 아무래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내 고향의 농산물은 도시 지인들에게 호소력도 있다. 특히 도시에 나가 ‘성공한 사람들’은 고향으로 귀농해야 한다. 그래서 그동안 도시에서 닦은 기반을 고향 발전을 위해 잘 연계시키는 지혜와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페이스북의 한 그룹인 ‘청송사랑’에서 한 지인이 고향으로 귀향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글을 접하게 됐다. 서울에서 명문대를 나오고 자기만의 학습법을 소개한 저술도 여러 권 펴낸, 그 분야에 있어서는 소위 성공한 사람이었다. 고향 발전을 위해 유력 중앙매체의 교육센터 유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가지고 있었다. 그가 고향에서 성공하길 기원하면서 아무쪼록 도시에서 잘나가던 U형 귀농인들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

남해길 시민기자 nampasto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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