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호순의 정신세계] 성인 AD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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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4-18 07:50  |  수정 2017-04-18 07:50  |  발행일 2017-04-18 제19면
[곽호순의 정신세계] 성인 ADHD
<곽호순병원 원장>

주의력 결핍(Attention Deficit)과 과잉 행동 장애(Hyperactivity Disorder)가 같이 나타나는 질환을 영어의 앞 글자를 따서 ADHD라 한다. 이 ADHD는 소아기에 발생하는 병으로만 알고 있다.

이 ADHD를 진단 내리기 위해서는 기준이 필요한데 그것이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니다. ADHD는 세 가지 주요 증상을 가진다. 부주의, 과잉 행동, 충동성이다.

예를 들어 세부적인 것에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고 늘 부주의한 실수(학업이나 다른 일에서)를 범한다면 부주의에 속하는 증상이다. 혹은 집중해야 하는 곳에서 손과 발을 꼼지락거리거나 안절부절못하거나 자기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는 증상은 과잉 행동에 속한다. 성급하게 나서거나 다른 사람들을 방해하는 행동은 충동성에 속한다.

이런 증상이 6가지 이상, 6개월 이상 진행이 되면 비로소 ADHD라고 진단을 내린다. 기준에 맞지 않다면 쉽게 진단 내리면 안 된다.

ADHD는 크게 두 가지의 하위 유형이 있다. 과잉행동-충동성 우세형과 부주의 우세형이다. 아주 다루기 어렵고 멋대로 행동하며 공격성과 반항 같은 파괴적 행동을 주로 나타내면 과잉행동-충동성 우세형으로 분류한다. 집중이 떨어지고 멍하게 보이거나 학업 성취에 어려움이 많다면 부주의 우세형일 가능성이 높다. 두 유형은 증상과 예후, 치료 방법, 사회적응 능력 등이 다르다. 그래서 두 유형을 잘 분리해서 진단하려고 애쓴다.

이 증상이 성인들에게 많은 문제를 일으키면서 비로소 성인 ADHD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성인 ADHD는 주의력 결핍과 과잉 행동만 문제가 아니라 다른 정신질환을 동시에 겪는 경우가 많다. 주로 우울증이나 조울증 같은 기분장애나 공황장애, 불안장애 같은 정서 장애, 알코올 중독 및 약물 의존과 분노 조절 장애 같은 질환이 10명 중 9명에게 관찰될 정도이니, 그래서 걱정스러운 것이다. 성인 ADHD 진단은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니다. 이유는 소아 ADHD에 비해서 매우 복잡한 양상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순히 우울증으로 생각을 해서 치료해도 호전이 잘 안되거나 혹은 불안장애로 생각을 해서 치료해도 큰 도움이 없을 때 기저에 성인 ADHD가 있는 것은 아닌지 유심히 판단해야 한다.

게다가 알코올 중독이나 충동성 행동, 자살 충동 같은 증상을 쉽게 나타내기도 하는 것이 바로 성인 ADHD의 특징 증상이다. 적절히 치료받지 못하는 성인 ADHD 환자들은 학교 중퇴나 실직, 대인관계 문제, 교통사고, 게임중독 같은 현실에 적응하기 어려운 문제를 나타내기도 한다.

성인 ADHD의 많은 우려와 걱정 덕분에 건강보험공단은 이 병에 대해 보험 혜택을 주기로 결정했다. 성인 ADHD 치료에 반가운 소식이다. 앞으로는 이 질환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충분히 있다. <곽호순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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