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맞지기리더십’ 대통령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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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4-17   |  발행일 2017-04-17 제29면   |  수정 2017-04-17
[기고] ‘맞지기리더십’ 대통령을 기대하며
강 미 아 안동대환경공학과 교수

우리나라 사람들은 리더 되기를 좋아한다. 이것은 고등교육(대학교육)을 대중화하는 데 한 몫을 단단히 했다. 고등교육의 대중화는 우리가 사는 시대를 지식정보화사회로 변화시키는 데 일조했다. 또한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사회구성원으로 사회를 이해하고 판단하는 일에도 도움을 준다. 그러나 시대와 공간을 함께하는,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가지는 지성적 역량의 정도가 같을 수 없고, 또 역량을 발전시키는 수준도 다르다는 사실에 이의를 다는 이는 없을 것이다.

리더의 자리에 있든 리더과정 중에 있든 또는 리더가 될 수 없는 곳에 있든 관계없이 우리가 함께하는 사회에서 최선을 다하며 사는 대부분의 구성원들에는 각자의 역할이 있다. 우리 사회의 모든 희망, 절망, 미래에 더해 현재의 문제들까지 손수레에 실었다고 생각해보자. 실어야 할 짐의 양과 질에 따라 손수레의 규모는 달라지지만 ‘앞지기’가 끌고 ‘뒷밀이’가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지금 이 봄, 대한민국은 이성만으로 이해하고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시리고 깜깜한 격변기에 있다. 깨질 수 있는 어려움과 내일의 희망을 기대할 수 없는 힘겨움을 수레에 가득 싣고 전혀 평평하지 않은 길로 전진해야만 하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선택의 길에 서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이란 수레는 매우 가파른 오르막이어서 휘청거리기 십상인 길을 뚫고 지나야 한다. 어디로 돌아올 길도 없고 피할 길도 없다. 이러한 때에 앞지기는 뒷밀이의 생명과 수레에 실려 있는 짐이자 자본을 함께 살릴 수 있을 만큼 심신이 건강하여야 하고, 나아가 책임감에 더해 자신을 버릴 수 있는 이타적 의무감이 있어야 한다. ‘앞지기’가 힘들어 포기하는 비겁한 마음에 지거나 자기만 살겠다는 이기적 본능에 굴복하여 손수레를 놓는 순간 모든 것은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망하는 것이다.

‘뒷밀이’는 혼자이거나 여럿일 수 있다. 여럿이 모이는 곳에는 언제나 무임승차하는 이들이 생길 수 있다. 전체를 위해 올바른 참가 형태는 아니지만 무임승차하는 이들이 리더가 될 수 없는 사회체계를 갖추는 것으로 비도덕적 행위를 견제하여야 할 것이다.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행복을 함께하지 못하는 도덕적 감성이 부재한 가엾은 이들임에는 분명하다. 그래도 우리 국민은 이들마저 포용하는 관용이 있는 사회를 꿈꾸는 선한 사람이 대부분이다. 이런 선한 사람으로 구성된 ‘뒷밀이’는 수레 앞길을 볼 수 없는 위치에 있으나 리더를 믿고 고군분투하며 수레를 밀고 있는 펠로와 팔로어들이다. ‘뒷밀이’는 개인의 이해관계를 넘어 공적 번영을 위해서도 각자에게 주어진 사회적 역할을 성실히 하는 데 게으름이 없다. 말로는 “힘들다, 희망이 없다” 하지만, 실제는 여전히 대한민국의 미래에 희망을 걸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앞지기’와 ‘뒷밀이’는 사회복지실천원리인 ‘맞지기’의 구성요소이다. ‘맞지기’는 클라이언트의 욕구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클라이언트와 사회복지사가 함께 노력하는 것이다. 클라이언트는 ‘앞지기’에, 사회복지사는 ‘뒷밀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그들의 만남에서 섬김, 신뢰, 협력, 존중, 견지, 상생의 가치를 서로 주고받는다고 한다.

나는 ‘맞지기’ 역할에서 후학들을 지식의 길로 리드하는 ‘앞지기’이며, 때로는 그들이 끌고 가는 수레를 밀어주는 ‘뒷밀이’이기도 하다. 살아가면서 ‘맞지기’ 요소의 가치들은 앞지기일 때도 ‘뒷밀이’일 때도 지켜져야 하는 도덕적 품격이라고 믿는다. 따라서 역할에서 지켜야 하는 가치가 같은 ‘앞지기’와 ‘뒷밀이’는 모두가 리더이며, 펠로이며 동시에 팔로어이다.이제 곧 대한민국을 이끌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있다. 장애물을 피하고 주변 환경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배려하면서 나은 방향으로 전진할 수 있는 앞을 바라보는 통찰력이 있는 리더였으면 좋겠다. 등 뒤에서 수레를 미는 이들 모두가 ‘앞지기’를 믿고 힘을 모을 수 있도록 ‘앞지기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리더였으면 좋겠다.

청년, 중년, 또 사회약자들이 실업, 실직, 생활고 등의 짐수레를 끌고 갈 때 실질적 해결책을 강구하여 힘껏 밀어줄 수 있는 ‘뒷밀이 리더십’도 갖추었기를 소망한다. ‘맞지기 리더십’을 갖춘 새 리더에게 교육의 장에서 배출되는 인적자원은 우리 모두의 수레에 튼튼한 바퀴가 되리라 믿는다.
강 미 아 안동대환경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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