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란의 메가트렌드 읽기 .65] 미래적 시각의 일자리 공약은?

  • 이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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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4-17   |  발행일 2017-04-17 제29면   |  수정 2017-04-17
AI시대, 인간의 단점이 새 일자리 창출 토대
2029년부터 2045년 사이
인공지능·뇌과학·의식혁명
인간-기계 융합 시대 도래
[이영란의 메가트렌드 읽기 .65] 미래적 시각의 일자리 공약은?
인간만이 인식할 수 있는 창조적 노력이나 감정적 반응을 일으키는 인간 대 인간의 상호작용 등에 관여하는 기술이 인공지능 시대에 부각될 일자리로 전망된다.

목전으로 다가온 19대 대선을 겨냥해 대통령 후보들이 가장 역점을 두는 공약의 하나가 바로 일자리와 관련된 경제 관련 정책이다. ‘일자리’는 신기술의 개발이 급진전되면서 인간의 일자리가 기계로 대체되는 정보화 시대에 살아가는 모든 이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특히 이번 대선전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은 잠시 지나가는 변화의 기간, 즉 과도기이며, 20~30년 후에 싱귤래리티(singularity·기술특이점, 즉 인공지능(AI)이 인류의 지능을 초월해 스스로 진화해 가는 기점) 시대가 곧 도래한다고 미래학자들은 말한다. 이 거대한 변화기에 대한민국을 잘 견인할 후보는 누구일까.

일단 대부분 후보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IT분야에서 일자리 해법을 찾겠다는 공약을 내놓고 있다.

우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일자리 공약 핵심은 공공 일자리 81만개 확충이다. 일자리 전도사를 자임하는 ‘큰 정부’ 구상인데 연평균 5.1조원이 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민간에 맡겨놓은 결과 일자리를 만드는 데 실패했다고 분석하면서 소방관, 경찰관, 부사관 등 공공 일자리를 중앙뿐만 아니라 지방에도 많이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제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3D 프린팅 등의 산업도 일자리 창출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반면 안철수 후보는 핵심 공약 30%를 일자리 공약으로 채운 가운데 ‘작은 정부’를 지향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을 마련해주고,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부문에서 채용과 창업붐이 일어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안 후보는 “교육개혁, 과학기술개혁,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 산업 구조를 만드는 일을 하면 민간과 기업에서 창의력을 발휘해서 발전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의 공약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의 공약과도 유사하다. 유 후보는 ‘창업’을 일자리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벤처캐피털 요건 완화와 창업교육 지원을 확대 투자하고, 각 대학에도 창업지원 예산을 확대해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을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이 요지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규제 1개를 신설하면 2개를 철폐하는 방식으로 기업하고 싶은 대한민국을 만들고, 시장경제를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강소기업 육성으로 50만개·기술창업 활성화로 28만개·서비스산업 활성화로 32만개를 만드는 등 일자리 110만개를 창출하겠다고 공약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노동시간 단축으로 50만개, 사회서비스 및 공공분야에서 1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최근 발간된 ‘일자리혁명2030’은 ‘인간만의 특성’을 살리는 것이 향후 가장 경쟁력이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토대가 될 것으로 전망해 주목된다. 인간만이 인식할 수 있는 창조적 노력이나 감정적 반응을 일으키는 인간 대 인간의 상호작용 등에서의 일자리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사실 우리 인간은 결함이 있는 개인이다. 그래서 여러 가지 기본적인 욕구를 가지고 있다. 우리에게는 물, 음식, 쉼터, 옷, 안전과 같은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욕구들이 만족되면 소속감, 동반관계, 사랑, 친밀감, 가족에 관한 욕구들이 밀려들어 온다. 매슬로의 욕구단계설에 따라 낮은 수준의 욕구가 만족되면 자기 존중, 자부심, 지위, 명예, 인정, 권력, 자유와 같은 욕구로 이동된다.

이런 인간의 단점들은 모두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왔다. 식품이 필요하지 않다면 식품점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가 쉼터와 안전을 갈망하지 않는다면 주택산업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권력과 지위, 자유에 대한 욕구가 없다면 자동차 산업도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의 이런 욕구가 미래 일자리와 직결되어 있다.

싱귤래리티대학교 총장인 피터 디아만디스는 “2029년경에서 2045년 사이에는 인공지능, 뇌과학, 의식혁명이 일어나며 이 모든 것이 기하급수적으로 변해 예측이 불가능해져 결국 인간과 기계가 융합하는 싱귤래리티 시대가 다가온다”며 “이 중에서 최저 기본이 되는 가장 방대한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 인공지능이 될 것이며, 앞으로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다루듯이 누구나 다 인공지능을 스마트폰으로 다루는 세상이 온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는 “로봇이 대부분의 작업을 수행하고 생산 사이클에서 인간의 역할을 소외시키는 이 시대에 인간의 욕구가 새로운 일거리를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란 서울취재본부 부국장 yr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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