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하는 청소년에 보금자리 제공하는 ‘청사랑’

  • 글·사진=최지혜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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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4-12   |  발행일 2017-04-12 제14면   |  수정 2017-04-12
방통대 졸업·재학생 봉사단체
청소년 이동쉼터 제공 등 노력
2016년 대구 봉사공모 장려상
방황하는 청소년에 보금자리 제공하는 ‘청사랑’
청사랑 봉사단 회원들이 지난달 23일 한국방송통신대 대구경북지역대학 506호에서 손하트를 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청소년 사랑, ‘청사랑’이 앞장설게요.”

한국방송통신대 대구경북지역대학 청소년교육과 졸업생과 재학생으로 구성된 봉사 단체인 ‘청사랑’ 회원들은 11일 이렇게 힘주어 말했다. 지난해 설립된 청사랑은 첫 생일을 맞기도 전에 ‘2016년 대구자원봉사 우수프로그램 공모’에 도전해 장려상을 받았다. 그뿐 아니라 작년에 이어 올해 2년 연속으로 <사>대구동구자원봉사센터 주관 우수프로그램 공모에 선정, 그때 받은 지원금을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들에게 보탰다.

청사랑의 성장에는 선배들의 노력이 컸다. 졸업 후 ‘배운 것을 나누자’는 마음에서 소소하게 시작한 봉사가 재학생들에게까지 바람을 일으켜 지금에 이르게 된 것. 올해는 활동을 확장해 대구시 청소년 관련 행사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 도울 계획이다.

청사랑의 활동은 크게 두가지다. 청소년 이동쉼터와 일시쉼터에서 하는 ‘아웃리치’활동과 매주 일요일 2·28기념공원에서 청소년 어울림마당으로 진행되는 ‘유스패밀리드리밍 아트마켓’에 참여해 기부금을 모으는 것이다.

‘아웃리치’는 버스를 휴식공간으로 개조해 자유롭게 이동하며 가출이나 폭력, 성매매 등의 위험에 노출된 청소년들을 찾아다니며 2차 위험으로부터 예방하는 것이 주요 활동이다.

“교과서를 통해 이론으로만 만났던 청소년들을 직접 만나고 싶어서 아웃리치 활동에 참여하게 됐다”는 박현주씨(4학년)는 “첫날은 학생들에게 말을 거는 것도 겁이 났다. 홍보물을 안 받아줄 때는 무안해서 숨고 싶었지만, 요즘은 학생들을 보면 ‘와이파이 빵빵하다’ ‘폰 충전하고 가라’고 너스레를 떨 정도가 됐다”며 “존재가 자라는 과정인 청소년인데 ‘몇 명이 공원에 모여 있으면 문제아, 도서관에서 책 보면 모범생’이라는 어른들의 왜곡된 시선이 학생을 더 위험한 곳으로 내몰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박씨는 “이동쉼터는 어떤 청소년이든 언제나 와서 말 그대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다. 쉼터에 와서 간식도 먹고 휴대폰도 충전하면서 ‘마음을 재충전했으면 좋겠다’는 찐한 바람이 있기에 청소년들이 이동쉼터와 친해져서 나쁜 길로 빠지지 않도록 더 적극적으로 알려야겠다는 사명감이 생겼다”고 전했다.

‘유스패밀리드리밍 아트마켓’은 처음엔 벼룩시장 형태로 참여했다가 현재는 공예품 판매와 각종 체험활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열심히 활동한 덕분에 청소년 기관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작년에는 8개의 청소년 관련 기관과 MOU를 맺게 됐다. 아트마켓 초창기부터 운영을 했던 조금자씨(전 동문회장)는 “아트마켓을 운영하면서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고민이 많았다. 청소년과 가까워지려고 풍선아트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만들기를 배우다 보니 지금은 만들기 달인이 됐다”고 말했다.

청사랑은 사춘기 청소년을 키우는 40대 주부가 대부분이다. 1인3역 이상을 해야 하는 이들에게 “남의 집 청소년들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하다 보면 정작 내 집 청소년들은 뒷전이 되지 않느냐”라고 물으니 김분숙 청사랑 단장(4학년)은 “부모의 삶을 보여주는 것이 진정한 자녀교육”이라면서 “청사랑 회원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공부를 시작하면서 내 인생이 바뀌었다. 내 자녀를 바꾸고 싶어서 시작했는데 어느새 내가 바뀌었더라’고 한다”고 전했다.

이후 이렇게 시작된 공부로 지금은 전문가가 되고 싶어서 졸업 후 대학원으로 진학하는 선배도 많다. 또 부모가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서 전문가로 거듭난다면 자녀도 삶의 모습을 배울 것이라고 김 단장은 전했다.

김 단장은 끝으로 “함께하지 않았다면 오늘날까지 올 수 없었을 것이다. 청사랑 봉사단은 공동체의 가능성을 직접 체험하고 있다”며 “혼자 공부하면서 어려운 학우들이 있다면 동참해서 함께 어우러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사진=최지혜 시민기자 jihye79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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