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한의대의 한의학 상식] 수면장애 - 불면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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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4-11 07:54  |  수정 2017-04-11 08:38  |  발행일 2017-04-11 제21면
불면증, 간 기능 개선·소화 흡수율 강화시켜 치료
20170411

요즘에는 잠을 못자는 사람들이 워낙 많아 약을 아무 생각없이 먹고 잠을 청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법에 대해 적어놓은 양생서(養生書)에서는 ‘봄에는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며, 여름과 가을에는 밤이 깊어서 자고 일찍 일어나며, 겨울에는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나라’고 했다. 일찍 일어난다 해도 닭이 울기 전에 일어나지 말 것이며, 늦게 일어난다 해도 해가 뜬 후까지 있지 말아야 한다고도 했다.

동의보감에 보면 ‘잠을 못 자는 데는 2가지가 있다고 했는데 중병 후 몸이 허약해진 경우와 늙은이가 양기가 쇠약해 잠을 자지 못하는 것이 있다고 했다. 이 경우 육군자탕(六君子湯)에 산조인(酸棗仁)과 황기를 넣어서 쓰도록 했다. 또 담(膽·쓸개 담)에 담(痰·가래 담)이 있어 정신이 제자리로 돌지 못하기 때문에 잠을 자지 못하는 경우에는 온담탕(溫膽湯)에 천남성(天南星)과 산조인(酸棗仁)을 처방했다.

이는 불면에 대한 병인을 과도한 피로·영양 부조화·질병 등 신체적 이상 또는 내과 질환을 하나의 병인으로, 다른 하나는 불안·초조·우울 등의 심리적 요인으로 크게 구분했음을 알 수 있다.

술을 마시면 잠을 잘 잔다는 것은 착각일 뿐이다. 계속 술을 마시고 있는 동안에는 점진적으로 수면구조가 깨지는데, 전체 수면이 짧아지고 렘수면(신체 휴식의 잠)이 감소돼 렘수면이 토막토막 잘리기도 한다. 술을 끊기 시작하면 일반적으로는 수면상태가 좋아지거나 금단 증상으로 오히려 아주 심한 불면을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수면제 등을 복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약보다는 정신치료를 위주로 하는 것이 좋으며, 한의학에서는 간(肝) 기능을 개선시켜 줘 소간해울(疏肝解鬱: 간기를 소통시키고 울체를 풀어줌)하며, 비위기능(脾胃機能: 소화흡수기능)을 좋게 해 건위(健胃·위장을 튼튼하게 함)·보기(補氣·기를 보충함)하는 처치를 위주로 한다.

피로·영양 부조화·불안·우울 등 원인
지속적 음주도 수면구조 파괴 심해져
잘땐 옆으로 누워 무릎 구부리면 좋아


음주했을 때 처음에는 잠이 빨리 들고 깊은 수면이 증가하는 일시적인 현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음주가 습관적으로 계속되면 수면구조의 파괴가 심해져 렘수면과 깊은 수면이 모두 감소하고 자다 깨는 횟수가 증가한다.

노인 불면증 환자에서는 잠을 자더라도 선잠을 자게 되며 일단 일찍 깨고 나면 다시 잠들기 어려운 유형의 불면증이 특징이다. 불면증은 노인에게, 특히 여자에게서 많다. 그것도 이혼녀·미망인 또는 독신녀에서 많다. 치료는 정상적인 영양 공급, 체온 유지, 적절한 운동, 인간관계 형성, 가족 간의 마찰을 줄여 줘야 한다.

황제내경 영추(靈樞)편을 보면 황제가 “늙은이는 밤에 잠을 잘 자지 못하고 젊은이는 낮에 잘 자지 못하는데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기백이 “젊은이는 기혈(氣血)이 왕성하고 근육이 든든하며 기(氣)가 도는 길이 잘 통해 영위(營衛·영혈과 위기)가 정상으로 잘 돈다. 그러므로 낮에는 정신이 맑고 밤에는 잔다.

반면 늙은이는 기혈이 쇠약하고 근육이 마르고 기가 도는 길이 고르지 못해 오장(五臟)의 기가 서로 충돌하게 되고 영기(營氣·혈맥 속으로 순환하면서 혈을 생기게 하고 온 몸을 자양하는 물질)가 부족하다. 그러므로 위기(衛氣)가 속으로 들어가서 그를 대신한다. 때문에 낮에도 정신이 맑지 못하고 밤에는 자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불면증 치료는 어떻게 할까.

규칙적인 생활이 선행돼야 한다. 낮에는 적당한 피로를 느낄 수 있도록 활발히 움직이고 낮잠은 피하는 게 좋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커피나 담배를 피하는 것이 좋다. 카페인의 각성효과는 개인 차이가 있으나 2~7시간 지속되므로 저녁식사 이후에는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커피·홍차·콜라 등)는 피해야 한다. 적당한 운동을 권하는데 규칙적 운동은 좋으나 자기 직전에는 삼가야 하며 전신을 이완시키는 운동은 도움이 된다. 음식을 조절해야 하는데 지나치게 비만하면 수면이 길어지고, 반대로 여위면 불면이 된다.

불면증을 치료하는 방법 가운데 약물치료는 중요하지만 항상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하나의 보조적인 수단으로 간주돼야 한다.

약은 최소 용량으로 최단 기간 투여함을 원칙으로 하며, 투약 휴일을 가져 보고 서서히 감량해야 한다. 특히 노인의 경우 수면시간의 자연감소 현상, 시차에 의한 불면, 수면 습관에 기인한 불면, 수면 환경의 변화에 의한 불면, 음식·약물에 기인한 불면, 약물남용에 기인한 불면 시에는 투약하지 않아야 한다.

동의보감에는 활인심방(活人心方)을 인용해 잠자는 법을 소개하고 있다. “잘 때는 반드시 옆으로 누워서 무릎을 구부리는 것이 좋다. 깨어나서는 몸을 펴는 것이 좋다. 이같이 하면 정신이 산만하지 않다. 몸을 펴고 누우면 헛것이 들린다. 공자가 죽은 사람처럼 하고 자지 말라고 한 것은 이것을 말한다.” <한창호 교수>

■ 불면증 치료 어떻게

△ 규칙적인 생활과 적당한 음식 조절 △ 낮잠은 피하고 잠들기 전 커피·홍차·담배 금물
△ 자기 직전 운동 삼가…전신 이완시키는 운동은 도움 △ 인간 관계·가족간 마찰 줄여야
△약물은 최소 용량·최단 기간 투여 후 서서히 감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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