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현 원장의 약초 산책 - 왕불류행(王不留行)] 혈맥 속 움직임 활발…무월경·월경불순·난산치료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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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4-11 07:51  |  수정 2017-04-11 07:51  |  발행일 2017-04-11 제21면
[박종현 원장의 약초 산책 - 왕불류행(王不留行)] 혈맥 속 움직임 활발…무월경·월경불순·난산치료 활용

왕불류행은 너도개미자리과에 속한 월년(越年) 혹은 일년생초본인 장구채의 전초(全草)다.

약성은 평평하고, 맛은 달면서 쓰다. 전한(前漢) 말기 왕망이 황제권력을 찬탈하자 전국이 혼란에 빠졌다. 그 와중에 평범한 종실의 한 사람인 유수는 신중한 성격으로 민심을 얻어갔다. 왕망의 군대는 유수를 견제하며 자신들이 진정한 한나라의 후예라 주장했다. 왕랑은 군사를 일으켜 유수를 잡아 죽이려고 추격했다. 추격군은 저녁 시간이 되자 약왕(藥王) 비동이 사는 마을로 들어갔다. 왕랑은 마을 사람들에게 군사들이 먹을 식사를 준비하게 했다.

그 마을 사람들은 왕랑을 천하의 간적으로 여겨 상대하기조차 싫어했다. 저녁시간이 되어도 밥을 가져오지 않자 왕랑의 부하들이 재촉하러 갔다. 그런데 밥은커녕 집집마다 문이 꽉꽉 잠겨 있었다. 화가 난 왕랑은 마을 사람들을 모두 죽이라고 명령했다. 그런데 그 마을에는 사람들이 숨기 좋은 풀이 무성하여 한 사람도 찾지 못했다. 왕랑은 더 이상 시간을 끌면 유수를 놓칠 것 같아 서둘러 떠났다.

훗날 유수는 이러한 혼란을 수습하고 후한의 초대황제가 되었다. 마을 사람들을 살린 무성한 풀은 비동이 약초로 쓰던 것이었다. 비동은 이 사건을 계기로 그 풀을 ‘왕불류행’이라 이름지었다. ‘왕망과 왕랑이 밥을 주지 않아 더 이상 머무르지 못하고 갔다’는 의미다. 약초의 성질 역시 활발하여 ‘혈맥(血脈) 속을 멈추지 않고 달려가니 왕명(王命)이라도 그 움직임을 멈출 수 없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왕불유행은 통경(通經)작용이 있어 여성의 무월경, 월경통, 월경불순을 치료한다. 산후 유즙분비부족과 유즙불통을 치료하며, 배농작용이 있어 유선염에도 유효하다. 자궁을 흥분시키는 약리작용이 있어 난산치료에 활용된다. 비뇨기 결석의 용해도를 높인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제생 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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