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골종양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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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4-11 07:52  |  수정 2017-04-11 07:53  |  발행일 2017-04-11 제20면
신체 한 쪽 부위에 지속적 통증 느낀다면 ‘골육종’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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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종양이라고 해서 무조건 겁낼 것이 아니라, 전문의를 찾아가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골종양 수술 전 X레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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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뜸병원 정원주 의무원장

최근 배우 유아인이 골종양으로 군신체 검사에서 네 차례 재검을 받았다는 소식이 화제가 됐다. 덕분에 골종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골종양을 직접 치료하는 입장에서 배우 유아인의 이야기보다 2011년 월드 챔피언이자 우리나라의 쇼트트랙 대표선수였던 고(故) 노진규 선수가 기억이 난다. 한창 최고의 선수로 소치 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있던 그가 골육종으로 투병했고 작년 사망했기 때문이다.

직접 노진규 선수를 치료한 것은 아니지만 골종양, 특히 골육종은 치료하기 쉽지 않은 병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형외과 전문의들조차 골종양 진단 및 치료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를 힘들어하고 무조건 대학병원의 근골격계 종양 전문 정형외과 교수에게 의뢰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유는 골종양은 다른 종양에 비해 발생률이 낮고 이 분야를 전공한 정형외과 전문의는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종양(암)이란 정상 조직과 달리 급격히 성장하며 전신의 다른 부위로 퍼지는 능력을 가진 병적 조직을 뜻한다.

하지만 좀 더 세분해 보면 발생한 위치에서 자라서 공간만 차지하는 양성 종양과 빠르게 성장해 다른 부위로 전이하는 악성 종양으로 구별된다. 골종양은 대부분 양성병변이며 증상 없이 우연한 단순방사선(X레이)촬영에 발견되는 경우도 많다. 경과 관찰을 통해 변화를 확인하며 영상 검사나 조직 검사로 악성이 의심되거나 종양의 성장으로 골절이나 증상이 있는 경우 선택적으로 수술적 제거를 필요로 한다.


악성 종양, 단순 X레이로 발견하기 어려워
무릎 주변의 대퇴골·경골서 가장 많이 발생
종양 부위 붓고 더 자랄 땐 뼈가 부러지기도
뚜렷한 예방법 없어 통증시 조직검사 받아야



대표적인 양성 종양인 비화골성 섬유종이나 골연골종의 경우 나이와 종양의 위치, 영상학적 검사만으로도 대부분 진단이 가능해 경과 관찰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뼈에 생긴 악성 종양은 원래부터 악성 조직이 자란 일차성 악성 종양과 본래는 양성 종양이었다가 어느 순간 악성 종양으로 변하는 이차성 종양이 있다. 그래서 뼈에 발생한 양성 종양 중 골연골종과 섬유성이형성증, 경계성 종양인 거대세포종 일부는 악성 종양으로 변할 수도 있다. 그래서 치료자인 정형외과 의사들은 양성이라도 지속적으로 추적 관찰을 한다. 또 전이경로도 자궁암, 폐암, 위암 등과 같은 암(carcinoma)은 임파계로 전이하는 반면 뼈에 생긴 암(sarcoma)은 혈관을 따라 주로 폐로 전이되어서 구별된다.

대표적인 악성 골종양인 골육종은 뼈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 중 가장 흔하다. 성장이 왕성한 10대가 가장 많고 매년 우리나라에서는 150명 정도가 골육종 진단을 받고 있다. 60세 이후라면 연골육종, 전이암 및 혈액암인 다발성골수종이 흔하게 발생한다.

골육종을 포함해 골에 생긴 악성 종양(암)은 뼈가 상당 부분 파괴되기 전까지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단순 방사선(X레이)으로 발견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X레이에서 특이한 소견이 없더라도 진통제에도 효과가 없고 통증 때문에 자다가 깨거나 한쪽에 지속적인 통증을 보인다면 골종양을 의심해봐야 한다.

명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져 있지 않고 골육종은 인체 뼈의 어느 곳에서나 발생할 수 있지만 무릎 주변의 대퇴골 및 경골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 골육종이 발생되면 뼈의 골막을 자극하므로 통증이 나타나고 골막을 뚫고 나오면 근육이나 관절을 밀어 올려 종양이 만져지거나 관절 운동이 힘들다. 종양 발생한 부위가 붓고 더 자라면 뼈가 부러지기도 한다. 아직까지 뚜렷한 예방방법은 없으며 생활습관이나 식생활과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아직까지 효과적인 검진방법도 없다.

컴퓨터단층사진(CT)과 자기공명영상(MRI)을 찍어봐야 한다. 조직검사 등으로 골육종 판정을 받으면 수술 전 항암제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이후 광범위한 종양절제술 및 사지구제술 후 2차 항암제 치료와 재활을 진행한다. 전체 치료기간은 최소 4~6개월이 걸린다. 특히 수술 후에는 정기적으로 재발이나 다른 부위로의 전이 여부를 추적 검사를 해야 한다.

골육종 등 뼈암은 전이가 없는 조기 병변일 경우 완치율이 약 80% 이상으로 높기 때문에 조기 발견 및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전이가 있는 경우는 5년 생존율이 약 20~30%로 낮은 편이다. 요약하면 골 악성종양 중 인체의 다른 부위에서 발생해 뼈로 전이된 종양을 제외하면 우리나라에서는 1년에 대략 400~500명에서 발생한다. 이렇듯 처음부터 뼈에서 발생하는 악성 골종양은 발생할 비율이 매우 드물다. 따라서 골종양이라고 무조건 걱정할 필요는 없고 사지에 일반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한 부위에 지속적인 통증이 있다면 반드시 골종양을 의심하고 조사할 필요가 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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