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 유물 寶庫의 ‘명과 암’] 포항의 또다른 이름 ‘고인돌 도시’

  • 마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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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4-08  |  수정 2017-04-08 08:05  |  발행일 2017-04-08 제1면
[선사 유물 寶庫의 ‘명과 암’] 포항의 또다른 이름 ‘고인돌 도시’
국내 최대 암각화군 포항 칠포리의 ‘방패형 암각화’. <포항시 제공>

한반도는 세계 고인돌의 40%가 집중돼 있는 고인돌의 왕국이다. 하지만 경북 동해안에 자리 잡은 포항이 고인돌의 도시라는 걸 아는 이는 많지 않다. 포항에는 고인돌뿐만 아니라 암각화도 많은 선사시대 유적의 보고다. 이를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보존·전시할 수 있는 박물관 건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기계면 114기 등 총 335기 산재
세계 유산 등재된 강화도의 2배
칠포엔 국내 최대 암각화群도

상당수 그대로 방치돼 훼손 우려
"박물관 세워 보존·관광자원화를”


7일 포항시에 따르면 선사시대 유적인 고인돌 335기, 암각화 18개가 산재돼 있다. 고인돌은 기계면에 가장 많은 114기가 있으며 흥해(92)·동해(33)·구룡포(23)·호미곶(15) 순으로 분포돼 있다. 포항의 총 고인돌 수는 강원(388), 경기(360), 충북(207), 제주(180) 등 광역 행정구역과 비교해도 적지 않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강화도(150기)의 두 배가 넘는다.

청동기시대 암각화는 청하면 칠포리와 신흥리, 기계면 인비리, 동해면 약전리 등지에서 18개가 발견됐다. 칠포리는 1989년 처음 발견된 이후 1994년까지 모두 15개가 확인돼 한국 최대의 암각화군을 이루고 있다. 특히 칼날, 칼집, 방패형 무늬 등 다양한 형태를 띠고 있어 학계에서는 암각화의 ‘본향’으로 평가하고 있다.

더욱이 포항에는 국내 최고(最古)의 신라 금석문인 중성리 신라비(제318호)와 냉수리 신라비(제264호) 등 국보 2점이 있다. 하지만 수많은 포항의 유적·유물은 관광자원화는커녕 방치되다시피하고 있다. 국보인 중성리 신라비는 포항에서 발견됐음에도 현재 경주문화재연구소에 보관돼 있고, 냉수리 신라비는 신광면사무소 내에 보호각만 세워져 있어 노출로 인한 훼손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선사·삼국시대 유물을 한 곳에 모을 수 있는 박물관 건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포항시는 2009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에 포항박물관 건립을 위한 지원을 요청했지만 인근에 국립경주박물관이 있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선사, 고대사, 자연사 등의 자료를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보존·전시할 수 있는 박물관(포항환동해박물관) 건립을 재추진하고 있으나 국비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배용일 포항문화원장은 “고인돌, 암각화, 신라비 등은 자랑스러운 지역 문화유산이지만 보존이 안되고 있다. 포항의 정체성은 과거로부터 찾아야 한다”며 “지역사회가 역량을 모아 시립박물관이나 환동해박물관을 건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항=마창성기자 mcs12@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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