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머리의 작은 기적] 경북대사대부설초등 食身 프로젝트

  • 최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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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4-03 07:52  |  수정 2017-04-03 07:52  |  발행일 2017-04-03 제18면
유연성·근력·지구력…부족한 체력 맞춤형 트레이닝
20170403
일러스트=최은지기자 jji1224@yeongnam.com

올해 아이들과 함께하는 첫 번째 프로젝트의 이름은 ‘건강한 식(食), 즐거운 신(身)’이다. 5학년의 체육·실과 등의 단원에서 이야기되고 있는 건강 체력 높이기, 균형 잡힌 한 끼 식사하기 등의 차시들이 모여 건강증진을 위한 프로젝트가 완성된 것이다.

첫 프로젝트가 시작되기 전 나는 교실 뒤편에 있는 프로젝트 게시판에 제목을 붙여두었다. 아이들의 흥미를 돋우려는 의도였다. 아이들은 ‘식신’이라고 하니 많이 먹는 프로젝트를 하는지를 궁금해했고, 자기들끼리 귀신과 같이 많이 먹는 프로젝트일 거라는 둥 ‘식신’이라는 단어만 보고도 키득거렸다.

이 프로젝트는 건강을 위한 식생활과 운동으로 나누어 건강을 위한 활동을 알아보게 된다. 그러한 학습 결과를 종합하여 건강인을 위한 소개서를 제작하는 한편, 학습 축제 격인 러닝페어 활동으로 프로젝트를 심화하고 정리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즐거운 ‘신(身)’의 경우 건강 체력의 종류와 특징을 알아보고 부족한 체력을 키우는 방법을 신체 활동을 중심으로 탐색하는 한편 이를 개인 트레이닝 프로그램으로 제작하여 활동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3월부터 먼저 시작된 건강 활동 시간을 통해 학생들은 이미 자신이 부족한 건강 체력을 확인하였다. 학생들과 협의를 통해 ‘30일의 기적’ 프로그램을 제작하기로 하였다. 개인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인데 유연성, 근력 및 근지구력, 심폐지구력으로 나누어서 학교에서 할 수 있을 분량으로 개발하고 지금 매일 실천 중에 있다. 프로그램 운영이 끝나는 때인 30일 후, 학생들의 건강 체력을 다시 측정하여 운동 전과 비교를 해 볼 계획이다.


체격 크지만 체력은 약한 학생들 많아
편식 평가하고 보완하는 요리수업 병행

균형잡힌 식습관과 운동 평생건강 좌우
가정에서의 실천 중요…학부모와 소통
30일 프로젝트 소개서 제작·축제 계획



영양소가 고루 갖춰진 균형 잡힌 식사를 계획하는 것은 ‘건강한 식(食)’ 부분에 속한다. 학생들은 자신의 식품 구성 자전거를 만들고 식사를 평가하는 한편, 어린이를 위한 식생활 지침을 활용하여 학생 저마다의 식습관을 평가하게 된다. 학생들은 이러한 배움을 바탕으로 어린이들이 먹을 수 있는 건강한 간식을 떠올려 ‘건강한 식(食)’을 디자인할 것이다. 각자가 디자인한 요리를 직접 재료를 준비하고 만드는 시간을 가지며 학생들의 건강한 식생활을 다짐해 보는데, 특히 이때 본교에서는 식품영양학과의 학생들이 교생 선생님으로 올 시기라 학생들의 배움을 도울 수도 있을 것이다.

‘신(身)’ 부분이 거의 끝이 난 지금, 학생들의 관심은 온통 ‘식(食)’에 쏠려 있다. “저희가 요리하는 겁니까?”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어도 됩니까?” 등 프로젝트를 계획할 때부터 학생들은 기대어린 질문을 쏟아냈다. 나는 웃음으로 짐짓 모른 척 하였다. 사실 3월 초에 급식지도를 해 보면서 깜짝 놀랐다.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다소 심한 편식을 하는 것이었다. 골고루 잘 먹으면 성장에 도움이 될 텐데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지만 아이들이 힘들어 하는 걸 보니 조금 먹어보게 하는 것 외에는 어쩌지도 못했다. 그러던 터라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 반 학생들의 식습관도 좀 더 건강하게 바꾸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식습관의 개선은 본교에서 올해부터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인 건강증진학교를 위한 중요한 방안이 아닐까 한다.

며칠 전 학부모 상담 기간 중 ‘학교에서 처음으로 상추를 먹어보았는데 생각보다 맛이 있어서, 언제 한 번 집에서 먹어보자’는 아이의 이야기를 듣고는 바로 함께 상추를 사러 시장에 나섰다는 한 학부모님의 말씀을 들었다. 그 학부모님께서는 상추를 먹어보게 해 준 내게 감사를 표시하였지만, 가정에서 그렇게 해 준 부모님께 오히려 내가 감사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부모에게 있어서 자녀 교육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지만, 참 바쁘고 고단한 일상 가운데 짬을 내었을 것이 분명했다.

그러한 대화 속에서 학교에서의 노력이 가정과의 협력적으로 이어지는 것이 학생에게는 더없이 중요한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즐겁게 먹는 식사 시간을 조성하는 것, 그리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속에서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먹어보게 하는 시간을 위해 가정과 학교의 연계는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학교와 가정이 아이를 위해서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함은 물론이다.

어느 보도 자료에서 보았는데 학생들이 수십 년간 체격은 좋아졌지만, 체력은 형편없이 약해졌단다. 이러한 결과 속에 식습관의 문제 또한 중요한 원인의 하나로 작용하였을 것이다. 식습관을 바르게 형성하는 것이 운동으로 체력을 키우는 것만큼이나 건강을 위한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이해하고, 학교와 가정이 함께 즐거운 식사 시간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평생 건강 생활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바른 식생활의 형성은 아이에게 큰 자산이 되어줄 것이 분명하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이번 프로젝트에서 앞으로 진행될 ‘건강한 식(食)’을 아이들과 함께 진지하고 의미 있게 배워나가고자 한다.

김견숙<경북대사범대 부설초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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