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진 "제 소임 끝났다"…한국당 비대위원장 전격 사의

  • 입력 2017-03-29 00:00  |  수정 2017-03-29
31일 전당대회서 대선후보 선출 뒤 물러나기로…취임 후 99일만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간다…후보 중심으로 단결해 정권재창출"

자유한국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전격적으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인 위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랜 생각 끝에 오는31일 당 대통령 후보 선출 전당대회를 끝으로 한국당 비대위원장직을 사임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23일 당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으로 영입된 지 99일 만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집단 탈당의 소용돌이에서 당의 구원투수로 투입된 인 위원장은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의원들의 징계와 당명 변경 등의 쇄신 작업을 이끌어 당을 안정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인 위원장은 회견에서 "불과 3개월 전만 해도 침몰 직전에 있었던 우리 당이 이제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서 대통령 후보까지 내게 돼서 참으로 감개무량하기 그지없다"며 소감을 밝혔다.


 사임을 결심한 이유로는 "제 소임이 끝났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라며 "저는 국민여러분께 처음 약속한 대로 다시 평범한 시민인 제자리로 돌아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당을 추슬러서 대통령 후보를 냈으면 비대위원장이할 수 있는 것은 다한 것"이라면서 "당이 정상화됐다"고 밝혔다. 사임 결정은 "오래전에 생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 위원장은 "이제 한국당은 선출되는 후보를 중심으로 일치단결해서 정권 재창출의 대업을 수행해야 할 것"이라며 "그것은 저 같은 사람의 일이 아닌 전적으로 정치인의 역할"이라고 당부했다.


 이어 "100여일 간 수많은 사람의 반대와 비난, 실망, 심지어는 조롱 속에서도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에 중요한 책임이 있는 당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직을 맡았던 것은 대한민국에 진보도 중요하지만 보수도 필요하고 무너진 보수를 다시 추슬러세우는 것이 우리나라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고, 이것이 나라를 위해 해야 하는 일이라는 나름대로의 판단과 애국심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정파나 한 정당을 위한 일이 아닌 나라와 국민을 위한 저의 봉사라고 생각해왔다"며 "많은 사람에게 손가락질과 비난을 받고 버림받은 이 당이 저를필요로 한다기에 제 모든 것을 희생하고 이 당에 왔다. 그리고 제 모든 것을 이 당을 위해 바쳤다"고 강조했다.
 인 위원장은 "소금처럼 자기 의지와는 관계없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쓰여야 하고 흔적도 없이 자기를 녹여서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 제 신념"이라면서 "제게 보여준 반대와 비판은 뼈아픈 것이지만 제 마음에 새기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당이 대한민국 역사에 자랑스러운 모습으로 다시 한 번 우뚝 설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과 국가를 잘 섬길 수 있는 정당이 되도록, 국민 여러분이 애정어린 손으로 한국당을 꼭 붙잡아 주길 바란다"면서 "이제 한국당을 국민 여러분과 대한민국 역사의 한복판에 세워드린다"며 회견을 마무리했다.


 인 위원장이 31일을 사퇴 시점으로 정한 것은 이날 전당대회에서 선출될 대선후보와 이후 구성될 선거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당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미리자리를 비운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당의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본인의 사퇴를 매개로 해서 대선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용단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 사퇴 후에는 정우택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직을 대행할 것으로 보인다.
 정 원내대표는 "내일 비대위 회의에서 결정될 것"이라면서 "지금 비대위원장을 새로 뽑을 수 없으니 대행 체제로 간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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