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현 원장의 약초 산책 -선학초] 백학이 물고 가다 떨어뜨린 풀 먹자 쏟아지던 코피 멈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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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3-28 07:53  |  수정 2017-03-28 09:12  |  발행일 2017-03-28 제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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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학초는 장미과에 속한 다년생 초본인 짚신나물의 전초를 건조한 것이다. 약성은 평평하며 맛은 쓰다. 잎의 끝이 날카롭고 톱니모양의 거치(鋸齒)가 있어 용아초(龍牙草)라고도 한다. 꽃받침에 갈고리 같은 털이 있어 산길을 갈 때 옷이나 짚신에 잘 붙는다. 옛날 산골마을에 사는 ‘호지’라는 서생이 한양으로 과거시험 길에 올랐다. 강을 건너 마을을 지나 고개를 몇 개 넘자 몸이 지쳐오면서 갈증과 허기가 느껴졌다. 그래도 갈 길을 재촉하면서 황량한 벌판을 지날 때였다.

갑자기 가슴이 답답하고 배가 아프더니 코피가 쏟아졌다. 봇짐을 내려놓고 책장을 찢어 콧구멍을 막아보았지만 그치지 않았다. 별수 없이 죽는구나 생각하고 벌판에 누워 하늘을 쳐다보았다. 그때 거대한 백학 한마리가 날아가고 있었다. 호지는 ‘태워주면 좋으련만’ 하는 심정으로 손을 마구 흔들었다. 호지의 손짓에 놀란 백학은 물고 가던 풀잎을 떨어뜨렸다. 풀잎은 호지의 얼굴에 떨어졌고 허기진 호지는 그 풀을 씹어 먹었다. 그랬더니 얼마 후 코피가 멈추는 것이 아닌가.

호지는 다시 기운을 내어 한양으로 갔다. 무사히 과거시험을 치르고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했다. 관직을 받게 된 호지는 자청해서 백학을 만난 지방으로 내려와 일했다. 그리고 백학이 떨어뜨린 풀의 형상을 그려 의원들을 찾아다녔지만 모두 처음 보는 풀이라 했다. 포기하지 않고 몇 년간 사람을 풀어 수소문한 끝에 그 풀을 찾아냈다. 호지는 목숨을 구해준 그 풀을 선학초(仙鶴草)라 이름 짓고, 효능을 널리 알렸다.

선학초는 강장성(强壯性) 수렴지혈제(收斂止血劑)로 강심 작용을 겸유하였다. 토혈(吐血), 객혈(喀血), 변혈(便血) 등에 두루 사용된다. 항균, 항염증 및 진통작용이 있어 설사, 이질, 식중독에 활용된다. <제생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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