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인터뷰] 권성남 대구출판산업지원센터장

  • 유승진 손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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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3-25   |  발행일 2017-03-25 제22면   |  수정 2017-03-25
“대구의 정교한 인쇄기법과 출판을 연계해 차별화 방안 찾겠다”
20170325
대구출판산업지원센터 권성남 센터장은 “단기적인 수익만을 좇는 것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출판산업지원센터가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지역의 출판·인쇄산업을 이끌고, 시민들에게 문화공간을 제공하는 ‘대구출판산업지원센터’가 지난 10일 개관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대구출판산업지원센터’는 224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출판산업단지 내에 지하 1층~지상 6층 연면적 8천425㎡ 규모로 조성됐다. 다목적실·북카페·기업 입주공간·전자출판공동제작센터·퍼블리싱지원실·공동장비센터·공동물류센터 등을 갖춰 명실상부한 대구 출판산업의 중심지로 거듭날 예정이다. 대구시는 출판산업지원센터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위해 우리나라 출판산업 정책과 문화를 총괄하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 지원센터 운영을 위탁했다. 위탁기간은 2019년 12월31일까지다. 대구출판산업지원센터의 초대 센터장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파견된 권성남 센터장(46)이다. 권 센터장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전신인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에 입사해 출판물의 심의와 도서지원사업 등을 해왔다.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대구의 출판을 이끌 대구출판산업지원센터의 초대 센터장이 됐다. 권 센터장은 위탁 기간 동안 대구를 전국에서 제일가는 출판산업의 메카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인쇄업과 연계한 출판산업 육성과 출판 콘텐츠 창작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대구출판산업지원센터는 어떤 곳인가.

“2013년에 이곳 달서구 장기동에 출판산업단지가 조성됐다. 출판산업단지가 대구 출판의 하드웨어라면 이곳 출판산업지원센터는 ‘뇌’라고 보면 된다. 출판산업단지 입주 기업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고, 육성하는 것을 기본 목표로 삼고 있다. 대구를 전국에서 알아주는 출판산업 도시로 만드는 게 궁극적인 목표다.”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가.

“4~5층에 20개실로 구성된 기업입주공간과 6층에 5개실로 구성된 창작 레지던스 공간이 있다. 일단 이 공간에 입주한 기업과 창작 작가들을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기업입주는 50%가 완료된 상태고, 창작 레지던스 공간은 100% 입주를 완료했다. 자본은 없지만 우수한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분이 입주를 하고 있다. 이들에게 타 기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공간을 제공하고, 관리비를 지원한다. 콘텐츠 제작 지원과 함께 마케팅, 회계 컨설팅도 함께 지원해 이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입주 기업과 작가들은 2년간 입주를 보장해준다. 그리고 1년씩 계약을 연장하는데 3번 연장이 가능해 최대 5년간 입주해서 활동할 수 있다.”

“장기동 조성 출판産團은 ‘하드웨어’
지원센터는 고부가 창출 ‘뇌 역할’

장애인 교육위한 특수서적 등 인쇄
도서展·북카페·어르신 글쓰기강좌…
시민들 찾는 다양한 프로그램 마련

출판산업 중심도시 만드는 게 목표
세계 진출 우수콘텐츠 지속적 개발”



▶출판도시 하면 파주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파주와 다른 대구만의 차별화 전략은 무엇인가.

“이곳에 처음 왔을 때 파주와는 다른 느낌을 받았다. 파주는 각양각색의 출판사가 다양한 인테리어로 출판사의 특색을 드러내고 있다면, 대구의 외형은 일반 산단과 다를 바가 없었다. 창고가 있고, 트럭이 지나다니는 모습을 봤다. 출판산업단지라는 명칭만 있을 뿐 특색이 없는 점이 아쉬웠다. 6개월 정도 이곳 시장을 파악해보니 파주가 출판도시라면 대구는 출판보다는 인쇄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런 시장 상황에서 파주와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대구의 인쇄역량은 어느 도시보다 뛰어나기 때문에 그 역량을 출판과 연계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대구의 인쇄 역량을 출판과 연계할 구체적인 방안은.

“대구의 인쇄업이 가진 강점은 정교한 인쇄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곳에 와서 조사를 하니 정교함을 요구하는 의학서적, 전공서적, 공학서적과 같은 특수한 인쇄기법은 대구가 우수하더라. 이러한 우수기술을 출판과 연계하는 방안을 연구 중에 있다. 특수 서적 인쇄를 시작으로 장애인을 위한 교육서적 등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을 진행할 생각이다.”

▶지난해 대구에서 열린 제53회 ‘전국도서관대회’의 화두는 뉴미디어를 활용한 출판산업이었다. 뉴미디어를 활용한 출판에 대해 준비하고 있는지.

“전자출판이 새로운 화두고, 출판산업의 미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 수익창출 모델이 제시되지 않아 기존의 사업을 하는 분이 쉽게 도전하지 않는 것 같다. 구체적인 수익모델이 확보된다면 새로운 산업으로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 출판산업지원센터에서도 전자출판 제작 지원실과 교육장을 통해 뉴미디어를 활용한 전자출판을 준비하고 있다. 기존에 출판산업을 하고 있는 분들에게도 교육을 진행하지만 출판인을 꿈꾸는 학생들에게도 교육을 진행할 생각이다.”

▶출판산업지원센터가 다소 외진 곳에 있고, 잘 모르는 시민도 많은 것 같다.

“그 점이 아쉽지만 결국 찾아오게끔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수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알리면 시민들도 찾아올 것이라 확신한다. 먼저 1층 다목적홀에선 다양한 주제로 도서 전시전을 열 계획이다. 현재 베이징 도서전, 파리 도서전 등 유명 도서전에 출품된 한국 그림책을 전시하고 있다. 또 시민과 함께하는 다양한 공모전을 진행해 입상한 작품을 함께 전시할 계획이다. 4월23일 세계 책의 날에 맞춰 작은 전시 행사도 기획하고 있다. 대구 지역 출판사가 참여하는 전시로 지역의 우수 출판물을 시민들에게 보여주고자 한다. 2층에는 최신 도서 1만권을 비치해 책을 읽으면서 차를 마실 수 있는 북카페를 조성했다. 또 시니어를 위한 한 권의 책 쓰기 과정을 올해 시범 운영한다. 10주 과정으로 어르신들 대상으로 글쓰기 강좌도 진행하고, 함께 책도 제작하면서 어르신 본인이 살아온 이야기를 스스로 직접 써보고, 그 책으로 작은 출판기념회도 열 생각이다.”

▶최근 송인서적이 부도를 겪으며 출판산업이 위기라는 말이 많다.

“출판산업은 어렵지 않은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최근에도 어려운 소식들이 자꾸 들리면서 점점 더 위축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출판산업지원센터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것 같다. 지역 출판 문화를 육성한다는 설립 당시의 목적을 잃지 않고 출판 산업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끝으로 포부를 밝힌다면.

“수도권의 파주,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본원이 있는 전주, 그리고 출판산업지원센터가 있는 대구 이 세곳이 삼각편대를 이뤄 전국의 출판 문화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정부의 목적이다. 중·장기적인 계획에 의하면 대구출판산업지원센터는 수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결국 세계시장에 통하는 출판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아낌없이 지원할 생각이다. 대구출판산업지원센터가 앞으로 10년 이후에도 영남권 출판산업의 메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유승진기자 ysj194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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