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인양, 왜 이제…정부의지 약했던 것 아닌가”…“진실에 한걸음 더 가까이 갈 수 있길”

  • 김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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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3-24 07:18  |  수정 2017-03-24 07:18  |  발행일 2017-03-24 제2면
■ 대구시민 반응

3년 가까이 전남 진도군 조도면 맹골수도 수심 44m 아래에 가라앉아 있던 세월호가 마침내 23일 녹슬고 긁힌 처참한 모습으로 수면 위에 오르자, 대구시민들은 저마다 참사 당시의 아픈 기억을 떠올렸다.

이날 오전 11시쯤 동대구역 매표소 앞 텔레비전을 통해 세월호 인양작업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왜 이제야 올라오냐”며 혀를 찼다. 주부 김영선씨(50·수성구)는 “세월호가 3년 동안이나 바닷물 속에 갇혀있다가 대통령 탄핵 후 2주 만에 모습을 나타냈다. 그동안 세월호 인양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약했던 것 아닌가”라며 울분을 토했다.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대학생 백모씨(20·경북대)는 “세월호 참사가 아니었다면 나처럼 대학교에 다녔을 단원고 학생들이기 때문에 더욱 슬프다. 선체 인양으로 참사의 진실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참사 이후 정부와 정치권에서 한목소리로 외친 ‘안전한 대한민국’이 헛구호였음을 실감한다는 시민도 있었다. 오후 1시30분쯤 중구 동성로에서 만난 주부 이모씨(31)는 네살배기 딸의 손을 꼭 잡으며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남 일처럼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아 가슴이 아프다. 세월호 이후에도 대한민국은 안전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세월호 인양 소식과 함께 경기도 안산시에 마련된 정부합동분향소로 추모를 하러 가겠다는 시민도 있었다. 가방에 노란색 세월호 리본을 달고 있던 정모씨(35)는 “해마다 4월이면 세월호 희생자 추모를 위해 분향소를 찾는다. 올해는 세월호가 인양돼 더욱 뜻깊다”며 “선체가 완전히 인양된 후 9명의 미수습자도 꼭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형엽기자 khy0412@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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