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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工神으로 가는 비밀노트] 도원高 4인방 학습실패 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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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효설기자 손동욱기자
  • 2017-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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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과목 잘하려다 도리어 심리적 위축…수험생활 힘들어질 수 있다”

합격 수기는 흔하지만 실패 수기는 귀하다. 실패를 통해 반성하고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노력한다면 실패의 가치는 성공보다 값지다. 대구 도원고 학생들이 펴낸 학습 수기 ‘나는 공부 이렇게 하다가 망했다’는 자신의 잘못된 학습방법을 낱낱이 보여주고 있다. 지난 15일 오후, 이 실패 수기의 주인공 4명을 만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입을 1~2년 앞둔 이 학생들은 “아직 준비 중인 만큼 조심스럽다”면서도 자신만의 실패 경험담을 거침없이 말하고 함께 나눴다.

◆한 과목 올인, 다른 과목 놓칠 수도

의과 대학을 목표로 준비 중인 김동현군(2학년)이 먼저 운을 뗐다. “수학이 안될 땐 한 문제를 갖고 물고 늘어져보는 과정이 필요한 것 같아요.” 김군은 중 3때까지 문제집 한권만 풀어도 좋은 점수를 받았지만, 고등학교 때 수학을 만만히 봤다 쓴맛을 봤다. 수학을 잘하는 친구가 100분 동안 문제 15개를 붙들고 있는 것을 보고, 수학은 단순 풀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고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유독 잘 안 풀리는 문제가 있어 작정하고 풀릴 때까지 매달려 결국 해결한 경험이 있어요. 신기하게도 잘 몰랐던 한 문제가 풀리니까 수학 전체에 대한 자신감이 올라가더라고요. 수학이 잘 안되는 학생들은 이런 방법을 추천드려요. 문제 많이 푼다고 성적 올라가는 것 아니에요.”


휴대폰 대처는?
집에 놓고 가거나 좋아하는 앱 지우기
추천 동영상 유혹 빠져나오기 힘들어

멘털관리 어떻게?
지난 성적은 집착 말고 잊어버려야…
자신감 잃으면 수험생활 모든것 잃어



앞에 앉아있던 고3 선배인 장예지양이 손사래를 쳤다. “제가 저렇게 공부하다가 실패한 케이스예요. 수학이 좀 취약한데 한번 올려보려고 집중 투자했다가 수학도 못 잡고, 다른 과목 성적도 덩달아 내려갔죠. 고2 때 교과서와 문제집, 보충교재 전체를 2번씩 풀었는데 안되더라고요. 고3 올라와 보니 ‘수학에 그렇게 집중 투자할 시간에 차라리 잘하거나 잘할 수 있는 과목에 좀 더 신경쓸 걸’ 이런 후회가 들어요.”

장양은 “잘 모르는 문제는 과감히 버리는 지혜도 필요해요. 최상위 등급이라면 모르겠지만”이라면서 “현실적인 공부법이 필요해요. 모든 과목을 잘할 수 없고 그렇게 마음 먹다가 오히려 심리적으로 위축돼 수험생활이 힘들어지거든요”라고 했다.

◆고1·2 공부, 고3 때 큰 힘 된다

장양은 고1과 고2 학교생활의 중요성을 몇 번 언급했다. 이때 공부를 많이 해놓을수록 3학년 때 공부하기가 수월하다는 것이다. 통상 고등학교 1~2학년 때 수능 전체 범위를 배우고, 3학년 때 본격 문제풀이에 들어가는 만큼 이 기간에 공부를 안 해놓으면 3학년 올라가서 개념정리부터 하고 문제풀이를 해야 해 2배로 힘들다는 것이다. 그는 “3학년 올라와서 다른 친구들이 문제를 척척 푸는데, 나는 개념도 몰라 허우적대고 있으면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요. 국어과목이라면 작품별로 주제·작가의 특징 등 개요만 잡아놔도 큰 도움이 됩니다”라고 했다.

유일한 문과생인 김미성양(2학년)은 그때그때 공부하는 스타일이다. 가령 국어시간을 마치면 쉬는시간에 그날 배운 것을 노트에 정리하고 외운다. 공부하는 데 가장 시간이 적게 들고 암기하기도 쉽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학생들도 김양의 방법에 대해 “맞아, 맞아! 국어·영어·사탐·과탐은 배우자마자 복습하는 게 상책”이라고 공감했다. 김양은 “내신 점수가 잘 안나와 트라우마가 있어요. 고1 기말 때 잘 나오던 수학점수가 60점까지 내려갔는데, 그때 이후로 미리미리 공부해놓자는 것이 철칙이 됐어요”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올해부터 절대평가로 바뀌는 영어과목에 대한 고민도 털어놨다. 90점만 넘으면 1등급이지만 문제가 생각보다 쉽지 않아 걱정을 했다. 학생들이 도출한 결론은 “매일 조금씩 공부해 감을 잃지 않는 것”이다. 시간 단축하는 영어문제 풀이법도 나왔다. 수능은 1번부터 17번까지가 듣기 문제인데, 이 시간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답안을 체크하는 데 할애된 시간이 비교적 긴데, 이 틈에 18~29번 문제를 푸는 것이다. 도표를 읽는 문제나 일치·불일치를 눈으로 찾아내기만 하면 되는 문제 위주여서 어렵잖게 풀 수 있다고 했다. 물론 영어듣기가 어려운 학생들에겐 해당이 안 된다.

◆지난 성적은 잊어라

오유경양(2학년)은 무작정 밤잠을 설쳐가며 공부하던 습관을 후회했다. “고1 때 새벽 2시까지 공부를 했는데, 다음 날 1~2교시에 꾸벅꾸벅 졸게 됐어요”라면서 “요즘은 최소 7시간 자는데 오전시간 학습능률이 올랐습니다”라고 했다. 오양은 또 잡생각 때문에 능률이 안 오를 때가 많은데 그럴 때마다 ‘아, 내가 이런저런 잡생각을 했구나’ 하고 알아차린 후 바로 자세를 다잡는다고 했다. 잡생각에 계속 빠져있거나 딴생각을 하는 자신의 모습을 후회하는 것보다 이런 방법이 훨씬 도움이 된다고도 귀띔했다.

생활습관도 화두에 올랐다. 대표적인 것이 휴대폰 대처법. 다양한 대안이 나왔다. 독서실 갈 때 폰을 집에 놓고 가기, 집에서는 부모님 방에 갖다 놓기, 개학하면 좋아하는 휴대폰 앱 삭제하기 등이다. 학생들은 “추천 동영상의 유혹에서 빠져나오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의도적으로 2G폰을 구매하는 학생도 있지만 PC방, 가정 내 노트북 등이 있는 환경에서 별 효과를 못보는 사례도 적잖다고 고백했다. 마지막으로 수험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멘털 관리’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의외의 답이 나왔다. ‘지난번 내 성적은 잊어버려라.’ 지난 성적에 집착하면 할수록 자신을 깎아내리게 되며, 자신감을 잃으면 수험생활의 모든 것을 잃게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성적이 계속 하향 중인 학생들에게도 “비록 성적이 떨어지더라도 우리가 무엇인가를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하고 있는 한 길은 열리게 돼 있다고 믿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사진=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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