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갤러리 소통의 장이 되다

  • 글·사진=김호순 시민
  • |
  • 입력 2017-03-15   |  발행일 2017-03-15 제14면   |  수정 2017-03-15
20170315
대구 달서구 성서종합복지관 3층 ‘다름이 아름다운 갤러리’를 방문한 아동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갤러리(Gallery)의 사전적 의미는 건축물에서 벽을 따라 그 길이만큼 만든 좁은 발코니 혹은 플랫폼이다. 원래 이같은 뜻의 갤러리는 최근에는 미술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장소라는 의미가 더 강하다. 이런 갤러리가 진화하고 있다. 일상생활과 가깝고 친숙한 공간을 활용해 멋진 갤러리로 거듭난 곳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달서구 ‘다름이 아름다운…’
다문화-지역민 유대 이끌어

혼다 대구지점 2층
29명 작가 다양한 작품 전시


◆다름이 아름다운 갤러리

지난해 국내 인구 중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4%를 넘어섰다. 특히 대구 달서구 신당동은 외국인 비율이 8.9%를 넘어서는 외국인 초밀집 지역이다. 이곳에 위치한 성서종합사회복지관(관장 김성수) 3층의 ‘다름이 아름다운 갤러리’는 지난해 2월 문을 열고, 다문화가정과 지역민들을 건강한 관계로 이어주는 소통의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 갤러리는 지역민들이 문화 다양성을 인정하고 타문화를 존중, 수용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전시를 진행해왔다. 중국 소수민족 전통의상전, 세계 타악기 체험전, 세계 모자 전시, 김윤종 화백의 ‘하늘보세요’전, 이재 사진작가의 ‘지구촌 다양한 공간의 표정’전 등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달에는 ‘다름을 아름답게 잇다’라는 주제로 글로벌 자수행 원화 전시회가 열렸다. 국내 다문화 대표도시인 경기 안산에 거주하는 이주민들이 모국의 문화를 자수작품으로 만들어 보낸 것. 캄보디아의 삼포트 의상, 행운을 부르는 일본 다루마 인형, 콩고 대표 동물 오가피 등 지구촌의 다양한 문화를 자수작품을 통해 만나볼 수 있는 기회였다.

우즈베키스탄 출신 결혼이민자 알라씨(50·마을 활동가)는 “지난해 ‘빛모아’(빛과 모래로 만든 아름다운 다문화 이야기)에 참여해 샌드아트 공연을 많이 다녔다”며 “갤러리에 전시된 세계전통악기를 보면서 오케스트라가 배경음악이 되고 샌드아트가 한데 어우러진 공연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 갤러리에서는 스타작가 유쥬쥬(영국 골드스미스 순수미술석사)와 함께하는 ‘더 슈퍼 뮤지엄 프로젝트’가 4월29일까지 이어진다. 또 다양한 국가의 슈퍼마켓에서 판매하는 일상 생활용품과 박물관 유물의 접점을 찾아가는 전시가 진행될 예정이다.

◆자동차와 함께하는 미술

자동차 한 대가 미술 작품들에 공간을 내주고, 매장 한편으로 비켜섰다. 혼다 대구지점(수성구 중동) 2층은 작가 29명의 멋진 작품이 곳곳에 전시돼있다.

자동차를 구매하러 온 고객들은 자연스럽게 작품들로 시선을 돌렸다. 남편과 함께 전시장을 찾은 홍주연씨(57·수성구 범물동)는 “뜻밖의 선물을 받은 기분”이라며 “자동차 전시장인지, 미술 갤러리인지 분간이 안 된다. 기획 의도가 무척 신선하다. 자동차 매장에서 그림, 사진, 조각품들을 감상하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며 여유롭게 매장을 둘러보며 즐거워했다.

전시를 총괄 기획한 권대훈씨(현대공간조형연구소)는 “혼다의 장인 정신과 신념을 ‘퍼스트 샤이닝(1st Shining)’ 전시와 함께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매장을 찾는 이들이 청년작가들의 패기와 열정을 함께 맘껏 누리고, 좋은 출발을 할 수 있도록 선물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글·사진=김호순 시민기자 hosoo0312@hanmail.net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시민기자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