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개국 네트워크 ‘월드 리포트’] 일본 가전시장 고수익 구조 전환…고부가·신사업분야 발굴 유럽시장 개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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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3-09 07:49  |  수정 2017-03-09 07:50  |  발행일 2017-03-09 제14면
2000년대 계속된 불황에 구조개편
소니, 엔터테인먼트 통해 실적 만회
히타치·후지쯔도 사업 다각화 추진
20170309
소니는 그동안 가전제품에서 입은 손실을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통해 만회하고 있다. <출처: Daily 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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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석<경북PRIDE상품 일본 해외시장 조사원·일본능률협회 산업진흥센터 근무>

과거 제조업은 일본 경제의 중추와도 같았다. 높은 기술력과 품질, 안정적인 납품을 무기로 획기적인 제품을 연달아 내놓던 1980년대의 일본 기업들은 세계에 진출해 미국을 위협할 정도로 시장을 키워갔다.

성장을 거듭하던 일본 가전업계는 2000년대 들어 심각한 불황으로 접어들었다. 중국산 가전제품의 저가 공세와 품질·가격을 양립하며 기술적 차이를 좁혀 온 한국산 가전제품에 자리를 내어주었다. 그 결과 일본의 대표적인 전자기기 제조업체들은 다른 나라에 인수되거나 관련 사업 분야를 크게 축소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산요가 중국 기업에 팔렸으며, 애플의 아이폰 제조 공장으로 유명한 대만의 팍스콘을 자회사로 거느린 홍하이 정밀공업이 샤프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밖에도 일본을 대표하는 전자기기 업체들이 크고 작은 위기를 겪었다.

2000~2010년 사이 일본 전자업계의 제품 생산규모는 41% 하락했고, 수출은 27% 무역 흑자는 68% 급락했다. 현재 일본에서 생산되는 전자제품은 타사에 공급하는 부품 및 구성요소가 약 80%, 완제품은 20%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사태가 일본 제조업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일찌감치 수익이 악화된 사업 부문에서 철수하거나 규모를 축소하고, 신사업 분야를 발굴해 타격을 피해 간 기업들도 있다.

소니의 경우, 가전제품과 스마트폰에서 입은 손실을 계열사의 영화·음악·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통해 만회하고 있다. 특히 카메라 제품군을 강화해 이미지센서 분야가 호황을 누리며 적자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히타치는 2015년 이탈리아의 철도사업부를 인수하며 인프라 회사로 거듭난 데 이어, 2018년까지 해외 인력을 2만여 명 늘리고 이들을 컨설턴트로 재교육해 컨설팅 회사로 변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제품을 생산해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설비 판매 후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해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한다는 목표다.

후지쯔는 지난해 PC 사업부문과 모바일 사업부문을 분사했다. 이 중 PC 사업을 중국 레노버의 출자를 통해 통합하기로 했다. 레노버가 후지쯔의 PC 사업부까지 통합하게 되면 레노버의 일본 내 PC 점유율은 50%대로 치솟을 전망이다. PC와 모바일을 분리해 낸 후지쯔는 B2B 사업부문에 주력할 계획이다.

미쓰비시 전기는 사물인터넷(IoT)과 에너지 절감기술을 적용한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대중적인 백색 가전의 중심이 일본·한국에서 중국·동남아로 이동하면서 자국 내와 유럽의 고급 가전시장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변화는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일본의 백색가전 시장은 2014년 급감 이후 2015~2016년 연속으로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2015년 백색가전 국내 출하규모는 전년 대비 5.7% 증가한 2조2천475억엔이었다. 이는 에너지 절약제품, 고부가가치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에 부합하는 제품 개발전략이 결실을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가전업계가 위기를 겪은 것은 신흥국 시장의 급속한 확대에도 기술 과잉·고가 정책의 제품개발 전략을 펼치며 초반 공략에 실패한 것이 주요인이다. 이를 가리켜 ‘기술에서 이기고 시장에서 졌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그러나 최근 일본 가전업계는 조직구조 개편과 효율화, 사업부문의 선택과 집중을 통해 차별화와 고부가가치 창출에 힘을 쏟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이 점차 성과를 내면서 일본 가전업계의 부활을 점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영남일보 - < 재> 경북도 경제진흥원 공동기획>
※원문은 ‘경북PRIDE상품 지원센터 홈페이지(www.prideitems.co.kr)’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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