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현 원장의 약초 산책 - 삼릉] 월경 복통과 헛배 부른 데 효과적인 다년생 초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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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3-07 07:44  |  수정 2017-03-07 07:48  |  발행일 2017-03-07 제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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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릉은 사초과에 속한 다년생초본인 매자기의 덩이줄기다. 줄기에 세 모서리가 있어 삼릉(三稜)이라 부른다. 형(荊)과 초(楚)지역에서 생산되어 ‘형삼릉’이라 부르기도 한다. 약성은 평평하며, 맛은 쓴데 씹으면 약간 쏘면서 아린 느낌이 난다.

옛날 한 노인이 효자로 소문난 아들과 같이 살았다. 노인은 평소 건강했는데 언제부터인가 소화가 잘 안되면서 속이 더부룩했다. 배를 눌러보니 덩어리가 만져지는 것 같기도 했다. 그 덩어리가 점점 더 커지자 여러 의원을 찾아다녔다. 좋다는 약을 다 먹어보았지만 질병은 깊어갔다. 치료가 힘들다는 것을 직감한 노인은 아들을 불러 유언을 했다.

“내가 죽거든 배 속의 덩어리를 떼어내고 몸만 묻어다오.” 그 말을 남기고 몇 달 후 돌아가셨다.

아들은 유언대로 의원을 불러 아버지를 죽게 만든 덩어리를 배 속에서 꺼내고 장사를 지냈다. 꺼낸 덩어리를 보니 돌같이 단단한데 멋진 무늬가 있어 보기가 좋았다. 아들은 그 덩어리를 깎아 칼자루를 만들었다. 이렇게 만든 작은 칼을 항상 허리에 차고 다니며 아버지를 생각했다.

아들이 먼 길을 갔다 돌아오는 길에 호숫가를 지나게 되었다. 습지에는 풀들이 무성하여 발목을 휘감았다. 아들은 작은 칼을 꺼내어 풀을 끊어가며 나아갔다. 다 지나고 보니 단단하던 칼자루가 엿처럼 휘어 있고 반은 녹아서 물처럼 흘러내렸다. 의원을 찾아가 물어보니, 의원이 짐작하는 바가 있어 같이 호숫가에 가보았다.

무성한 풀은 삼릉이었고, 의원은 삼릉을 가져다 배 속에 덩어리가 있는 환자에게 처방해 보았다. 환자는 완쾌되었고, 이때부터 삼릉은 덩어리를 없애는 중요한 약재가 되었다.

삼릉은 월경이 막혀서 오는 복통을 치료하고, 각종 적취(積聚·배 속에 덩어리가 생겨 아픈 병증)를 파괴한다. 소화가 안되고 헛배가 부른 데 유효하다. 암세포 발육을 억제하는 작용이 보고된 바 있다. <제생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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