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개국 네트워크 ‘월드 리포트’] 이탈리아, 스타벅스 ‘커피의 본고장’ 이탈리아서 통할까…조만간 밀라노에 1호점 개설

이탈리아 전통 바에서 현지인들이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있다. <출처: Insight Guides>

박지호<경북PRIDE상품 이탈리아 해외시장 조사원·교황청 성토마스아퀴나스대학교 박사과정 재학>

음식문화 자부심 커 성공여부 관심
커피, 집에서 마시는 음료로 생각
적정한 가격 책정돼야 공략 가능

이탈리아인들은 음식·자동차·축구 등에 엄청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이탈리아 커피도 그중 하나다. 이런 자부심 때문에 이탈리아에는 ‘스타벅스’ ‘탐앤탐스’와 같은 프랜차이즈 카페는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맥도날드·버거킹 등은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지만 서브웨이나 KFC 등은 비교적 최근에 매장이 만들어졌을 만큼 이탈리아인들은 자신들의 음식문화에 크나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스타벅스 같은 커피에 익숙해져 있는 한국 관광객들이 이러한 커피를 이탈리아에서 찾을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이탈리아인들의 자부심에서 나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지난해 2월 스타벅스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하워드 슐츠’가 밀라노에 스타벅스 1호점을 오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워드 슐츠는 1980년대에 이탈리아의 밀라노와 베로나를 찾아 커피에 대한 시장조사를 한 뒤, 미국에 에스프레소 음료를 선보이기로 결정하고 시애틀에 스타벅스 1호점을 오픈했다. 이렇게 시작된 스타벅스는 현재 70개국에 2만1천여 개 매장이 있을 만큼 전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는 커피 전문 프랜차이즈가 됐다. 스타벅스가 자국 커피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이탈리아에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라고 발표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7월 하워드 슐츠는 밀라노에 스타벅스 1호점을 개설할 것이라는 사실을 재확인하면서 밀라노 내 베이커리로 유명한 ‘Princi’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파트너십을 통해 스타벅스 역사상 처음으로 빵을 굽는 스타벅스가 생길 것이라 예상된다. 하워드 슐츠는 “오래된 커피 전통을 자랑하는 이탈리아에 스타벅스를 오픈한다는 것은 과감한 도전일 수 있다. 스타벅스는 이탈리아인들에게 커피를 어떻게 만드는지 가르칠 생각은 없지만, 우리가 지금까지 배운 바를 보여주고 싶다”며 비교적 겸손하게 본인의 의지를 밝혔다.

하워드 슐츠의 발표를 통해 창업 35년 만에 처음으로 이탈리아에 매장을 오픈하는 스타벅스의 이탈리아 커피를 향한 ‘존중의식’과 동시에 그들의 ‘새로운 도전의식’을 엿볼 수 있다. 스타벅스의 이번 도전을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경제 전문지 ‘포브스 재팬’이 스타벅스가 이탈리아 진출 시 극복해야 할 몇 가지 과제를 제시하기도 했다.

포브스 재팬에 따르면 이탈리아인들에게 있어 커피는 집에서 주로 마시는 음료이기에 이러한 부분을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2011년 이탈리아 내에서 판매된 커피 중 75%는 개인 소비용이었다. 그리고 1997년 이탈리아 내에서 판매된 커피가 집 밖에서 소비된 비율은 30.3%였지만, 2011년에는 23.4%로 줄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파스쿠치와 같은 유명한 커피 체인점에서는 이탈리아 젊은이들이 항상 북적이는 광경을 볼 수 있다.

밀라노 소재 인기카페인 ‘파베 밀라노’의 카푸치노 한 잔 가격은 1.4유로(약 1천849원)로 스타벅스 카푸치노 쇼트 사이즈의 절반 가격보다도 저렴하다. 여기서 말하는 1.4유로는 주요 관광지에 있는 카페나 바에서의 가격이므로, 주요 관광지가 아닌 곳에서는 이보다 더 저렴하다. 그만큼 이탈리아에서는 커피 가격이 상대적으로 무척 저렴한데 밀라노에 진출할 스타벅스가 이러한 점을 고려해 가격을 어떻게 책정할지 궁금하다.

개인적으로는 이탈리아가 관광대국인 만큼 스타벅스가 이탈리아인들만 목표로 잡지는 않을 거라 생각된다. 이처럼 스타벅스의 이탈리아 진출에 많은 걱정과 우려가 있는 가운데 스타벅스가 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진출할지 기대된다.
<영남일보 - < 재> 경북도 경제진흥원 공동기획>
※원문은 ‘경북PRIDE상품 지원센터 홈페이지(www.prideitems.co.kr)’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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