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반대"…대규모 '태극기 집회' 靑까지 행진하며 총력전

  • 입력 2017-03-01 19:44  |  수정 2017-03-01 19:44  |  발행일 2017-03-01 제1면
서울 도심서 대규모 집회…"朴대통령에 연좌제 적용…국회 탄핵해야"
"역대 최다 500만명 참가…행진 불가능한 수준" 주장

 98주년 3·1절인 1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친박(친박근혜) 단체가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어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을 촉구했다.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이날 오후 서울 세종대로 사거리 일대에서 '제15차 태극기 집회'를 열었다.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박사모 회장)은 "500만명이 집회에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탄기국 측이 그간 집회에서 밝힌 참가인원을 기준으로 하면 최대 규모다.
 참가자들은 1919년 3월 1일 선열들이 일제의 폭압에 맞서 태극기를 들었듯 자신들도 '정의와 진실'을 위해 태극기를 들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탄기국은 이날 발표한 '3·1절 선언문'에서 "일제보다 참혹한 불의로 무장한 세력이 단돈 1원도 받지 않은 대통령을 탄핵해 태극기를 들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불의와 거짓과 절대 타협하지 않을 것, 피로서 정의와 진실을 지킬 것, 하나뿐인 목숨을 건다고 후회하지 않을 것, 태극기를 수의 삼아 자신 있게 잠들 수 있음과 최후의 승리가 있음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집회에는 자유한국당 조원진·김진태·박대출·윤상현 의원, 이인제 전 최고위원 등 친박계 정치인과 탄핵심판 대통령 측 대리인 김평우·서석구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탄핵심판정에서 헌법재판관들을 상대로 '막말' 논란을 빚은 김평우 변호사는 "조선 시대 정적을 잡을 때 쓰던 연좌제를 적용해 최순실 일당의 잘못을 박 대통령 잘못으로 덮어씌웠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을 두고도 "법을 정말 아는지, 법대를 졸업한 것은 맞는지, 사법시험에 합격한 것이 맞는지 의심한다"고 일갈한 후 "탄핵당해야 할 사람은 박 대통령이 아니라 국회의원들"이라고 비난했다.


 또 헌법재판관들에 대해서도 "대통령에게 국회의 졸속한 탄핵소추를 입증할 기회도 주지 않고 막무가내로 심리를 종결하는 오만한 법관들"이라며 "이들에게 '무조건 승복한다'고 해야 선량한 국민인가"라며 화살을 날렸다.


 서석구 변호사는 대통령 변호인단이 탄핵심판의 공정성에 반발한 '중대결심'을 실천에 옮기지 않은 이유로 "통합진보당을 해산해 국민에게 감동을 준 헌법재판관들의 양심을 믿기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친박계인 조원진 자유한국당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겨냥한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문 전 대표가 보수를 불살라 버린다고 하는데, 여기 모인 500만명을 다 불사르겠다는 거냐"고 반문한 후 "특히 문 전 대표는 탄핵이 기각되면 혁명이 일어날 수 있다고 했는 데, 이는 일국의 대통령을 하겠다는 사람이 헌재를 공갈·협박하는 것"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박 대통령이 탄핵심판 최종변론일에 제출한 의견서를 대리 녹음한 내용이 박 대통령의 사진으로 구성된 영상과 함께 재생되기도 했다.


 탄기국은 이날 세종대로 사거리를 중심으로 동쪽으로는 동대문, 남쪽으로는 서울역까지를 집회 장소로 잡았다. 인파는 남쪽으로 숭례문 앞까지 들어찼고, 종로2가까지도 듬성듬성 인원이 모여 스크린을 보며 집회에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통화면세점 앞을 출발해 서울지방경찰청 앞 내자동 사거리를 거쳐 청와대 앞 신교동 사거리까지 등으로 행진했다. 탄기국이 청와대 쪽으로 행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탄기국 측은 "집회 참가인원 중 일부인 20만명만 행진을 했지만 인파에 길이 막혀 행진이 불가능한 수준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태극기 집회는 탄핵 촉구 촛불집회 장소인 광화문광장과 근접해 열렸다.
 경찰은 집회현장에 경비병력 202개 중대(약 1만6천명)를 투입하고 광화문광장 주변에 차벽을 설치해 양측 간 접촉을 막아 큰 충돌은 없었다.


 하지만 태극기 집회에서 참석하려는 사람들이 광화문광장을 지나며 세월호 유가족 등의 농성 텐트촌 쪽으로 고성을 지르는 모습도 간간히 목격됐다.


 또 광화문광장 옆 세종로소공원에서 열린 애국단체총협의회 3·1절 집회에서는 일부 참가자가 경찰 차벽 위로 올라갔다가 제지당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차벽 너머의 촛불집회 참가자들에게 물병이 날아들기도 했다.


 태극기 집회에 앞서 같은 장소에서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 등 보수 개신교계 주최로 '3·1 만세운동 구국기도회'가 열렸다.


 주최 측은 기도회가 다른 단체 집회와는 무관하다고 밝혔으나 참가자 대부분이 태극기 집회에 합류했고, 무대도 같았다.
 개신교계 집회 때는 현수막과 태극기로 탄핵반대 집회라고 쓰인 부분을 가려뒀다가 태극기 집회가 시작하기 전 떼는 모습도 보였다.
 기도회 말미에는 전국 목사 500명으로 구성됐다는 '구국결사대'가 단상에 올라 "태극기를 싫어하고 대통령을 모함하는 자들, 정권을 찬탈하고 공산화하기 위해 발악하는 자들을 모조리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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