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모니카 부는 70대 수필가, 7년째 소외된 이웃에 사랑의 멜로디

  • 이정경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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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3-01   |  발행일 2017-03-01 제13면   |  수정 2017-03-01
대구 문학계 마당발 방종현씨
연주단체 만들고 재능 기부
“악기 하나쯤 다뤄야 문화인”
하모니카 부는 70대 수필가, 7년째 소외된 이웃에 사랑의 멜로디
방종현 수필가가 아양교 기찻길 카페에서 하모니카를 연주하고 있다. <방종현씨 제공>

따뜻한 햇살이 꽃 나들이를 유혹하는 요즘은 그리운 사람과 마주앉아 오붓하게 차 한 잔을 마시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여기에 풍류가 곁들여지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대구의 명소 동촌에는 금호강을 가로 지르는 아양교 기찻길 현수교 중간에 카페 ‘모캄보’가 있다. 이곳에서는 매월 마지막 목요일 저녁 문화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달 23일에는 팔공문화원(원장 김성수) 주최로 ‘시와 음악이 있는 낭만가객 방종현 수필가와 함께’라는 타이틀 아래 하모니카 재능나눔봉사단과 한시·시조창 공연이 진행됐다.

2월의 문화행사에 초대된 방종현 수필가(72). ‘낭만가객’인 방씨는 하모니카를 비롯해 민요와 시조창으로 각종 문학행사에서 축하공연과 함께 자원봉사 위로공연을 펼치는 유명인사다. 10년 전 공직에서 은퇴한 그는 하모니카 연주단을 만들어 소외된 곳이나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을 찾아다니며 단원들과 함께 7년째 재능 나눔을 하고 있다.

방씨는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중산층을 정의할 때 30평형 이상 아파트를 소유하고, 자가용이 있고, 1년에 한두 차례 해외여행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하는데, 프랑스 같은 선진국은 악기 하나쯤 다룰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악기 하나쯤은 다룰 수 있어야 문화인”이라며 하모니카를 권한다.

그는 “배우기 쉽고 비싸지도 않으며 휴대하기도 편리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연주하기도 좋다. 하모니카를 불면 음향이 입에서 뇌로 전달돼 자기 만족감이 들고 정서적으로 치유가 된다”며 하모니카 예찬론을 펼쳤다.

이날 행사를 진행한 방씨는 ‘풍류’라는 제목으로 하모니카 연주와 우리 민요와 시조창을 곁들여 청중에게 차분하게 설명해 나갔다. 특별출연으로 대경하모니카아카데미 이영자 원장과 문하생들의 재능 나눔 연주가 있었고, 정재복 소릿재 단장의 대금 반주와 최근영·김동근 시조창 명인이 우정 출연해 시조창 시연을 했다. 최근영 명인은 유네스코에 등재된 가곡 언락(言樂) 벽사창을 시창해 박수를 받았다. 김동근 명인의 시창 ‘십이난간’은 처음 접해본 청중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이날 행사에는 대구수필가협회 손숙희 회장과 신노우 부회장, 금빛하모니카 연주단 이상원 단장과 회원, 우리예절교육원 12기 신표균 회장과 회원, 수필과 지성 아카데미 17기 노병철 회장과 회원, 양지회 김현수 회장과 회원, 시인, 팔공 문화원 회원 등이 함께했다.

부지런하고 매사에 적극적인 방씨는 문학계에서 마당발로 통한다. 대구문학관 도슨트(안내인)와 대구문화재단 시민기자를 역임했으며 대구문인협회 특별위원, 대구수필가협회 이사, 달구벌수필문학회 이사, 황금 실버공연단 단장 등을 맡아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신노우 대구수필가협회 부회장은 “많은 분이 커피를 마시며 연주와 진행에 흠뻑 빠졌더군요. 저도 연신 사진으로 담고 강물 위 야경에 심취하며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방종현 수필가가 시민들에게 좋은 일을 하는구나 하며 흐뭇한 마음이 들었습니다”라고 감회를 들려줬다.
이정경 시민기자 kyung637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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