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달성군 인구 1위’ 빛 발하려면…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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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2-28   |  발행일 2017-02-28 제30면   |  수정 2017-02-28
[취재수첩] ‘달성군 인구 1위’ 빛 발하려면…
강승규기자<사회부>

‘2016년 2월22일’과 ‘2017년 2월22일’. 이 두 날은 대구 달성군청에 조금은 특별한 날이다. 지난해 2월22일은 달성의 인구가 과거 6·25전쟁 때 피란민이 몰려온 이후 처음으로 20만명을 돌파한 날이고, 올핸 전국 82개 군(郡) 단위 지자체 가운데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로 우뚝 선 날이다. 해만 바뀌었을 뿐 공교롭게도 달과 날이 똑같다.

이날의 인구 1위(22만7천207명·외국인 포함)는 공식 인정을 받진 못했지만(행정자치부는 매월 10일 전국 지자체의 주민등록 인구를 모아 발표한다), 사실상 울산 울주군(22만7천199명)을 넘어섰다고 보는 게 양 지자체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울주군은 지난해 초부터 매월 100명 안팎의 인구가 계속 줄어들고 있지만, 달성군은 매월 2천명 이상 늘어나고 있다. 울주군은 조선·석유화학산업의 장기 침체에 따라 관련 업체가 밀집해 있는 온산국가산업단지의 가동률이 떨어지고, 이렇다 할 개발 호재가 전무한 탓에 인구가 계속 빠져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부터 울주군 지역 3곳에서 민간개발에 의한 산업단지 조성이 추진되고 있지만, 이마저도 향후 성사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반면, 달성군의 경우 2018년 말까지 현풍·유가 테크노폴리스와 구지 국가산업단지, 다사읍 등에 대규모 아파트가 건립되고 있어, 인구 증가세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테크노폴리스와 국가산단 정착에 따른 지역경제 부활과 광역철도 추진 등도 달성의 미래를 밝게 하고 있다.

‘달성 인구 군 단위 전국 1위’와 관련해 지역 사회단체는 주요 도롯가에 축하 현수막을 일제히 내걸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지역 주민들의 시선은 엇갈린다. 신도시가 조성되는 다사읍을 비롯해 현풍·유가·옥포면에선 ‘도시 발전’에 대한 자부심과 기대감이 크지만, 상대적으로 개발사업이 적은 농촌지역인 하빈·가창면 주민들은 소외감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 달성 전체 인구 22만명 중 가창면은 8천300명, 하빈면은 4천100명으로 두 곳을 합해도 10%가 안 된다. 개발사업도 하빈의 경우 지난해 말 착공한 감문리 일원의 대구교도소 이전 신축 사업을 제외하면 인구증가와 도시개발과 관련된 굵직한 사업을 찾아보기 힘들다. 가창도 수성구와 가까운 지리적 이점이 있지만 가창댐 주변이 상수원보호구역과 개발제한구역으로 함께 묶여 중복규제를 받는 등 개발 추진이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이 밖에 달성의 옛 중심축이었던 화원읍도 각종 사업들이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고, 인구도 정체기에 접어들어 이래저래 고민이 많다. 자연부락인 옛 현풍면도 신(新)현풍 도심에 밀려나 소외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온다.

‘대구의 뿌리이자 중심’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달성군 주민들은 내심 바라고 있다. 지역균형 발전을 통해 지역사회 전체가 화합하고 나아가 진정한 ‘웅군(雄郡)’으로서의 위상을 떨칠 수 있는 그날을 말이다.
강승규기자<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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